[도서리뷰#6] 될 일은 된다 - 내려놓는 삶에 관한 리얼실험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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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A 싱어 - 될 일은 된다


내려놓는 삶에 관한 리얼실험다큐멘터리



(ISBN: 9788935704019)



"제가 반기는 것은 '도(道)'입니다. 손끝의 재주 따위보다야 우월합니다. 제가 처음 소를 잡을 때는 소만 보여 손을 댈 수 없었으나, 3년이 지나자 어느새 소의 온 모습은 눈에 띄지 않게 되었습니다. 요즘 저는 정신으로 소를 대하지 눈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눈의 작용이 멎으니 정신의 자연스러운 작용만 남습니다. 그러면 천리(天理)를 따라 쇠가죽과 고기, 살과 뼈 사이의 커다란 틈새와 빈 곳에 칼을 놀리고 움직여 소의 몸이 생긴 그대로 따라갑니다. 그 기술의 미묘함은 아직 한 번도 칼질을 실수하여 살이나 뼈를 다친 적이 없습니다. 솜씨 좋은 소잡이가 1년 만에 칼을 바꾸는 것은 살을 가르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보통 소잡이는 달마다 칼을 바꾸는데, 이는 무리하게 뼈를 가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제 칼은 19년이나 되어 수천 마리의 소를 잡았지만 칼날은 방금 숫돌에 간 것과 같습니다. 저 뼈마디에는 틈새가 있고 칼날에는 두께가 없습니다. 두께 없는 것을 틈새에 넣으니, 널찍하여 칼날을 움직이는 데도 여유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19년이 되었어도 칼날이 방금 숫돌에 간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근육과 뼈가 엉긴 곳에 이를 때마다 저는 그 일의 어려움을 알고 두려워하여 경계하며 천천히 손을 움직여서 칼의 움직임을 아주 미묘하게 합니다. 살이 뼈에서 털썩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흙덩이가 땅에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칼을 든 채 일어나서 둘레를 살펴보며 머뭇거리다가 흐뭇해져 칼을 씻어 챙겨 넣습니다."
-'장자' 포정해우, 출처: 위키피디아


제목만 들어도 끌렸던 책, 스쳐가듯 간단한 책 소개와 제목을 듣는 순간 구매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교보문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신세계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다기에 망설임 없이 서점으로 갔다. 아쉽게도 재고가 없어서 조금 기다린 후 집에서 받아보았다.

'상처받지 않은 영혼'을 먼저 읽었고 그 얘기가 빠질 수 없지만 오늘은 일단 '될 일은 된다'를 얘기해볼까 한다.

한 번 더 읽고 고심한 후 멋진 리뷰를 선사하고 싶었다. 이 책은 그럴만한 값어치가 있기에 쉽게 쓰기엔 아깝다. 그러나 영영 그 날이 오지 않으면 더욱 아쉬우니 이렇게 적어본다.


 "Life betters know"

이 책은 1인칭 시점으로 쓰인 삶에 관한 리얼실험다큐멘터리다. 작가는 경제학 박사과정을 준비하는 평범한 대학원생(?)이었다. 어느 날 우연한 기회로 자신 안에 '목소리'와 그것을 지켜보는 '자신'을 발견하고 의식하게 된 작가는 그 실체를 파헤치고자 한다. 자신이 알고 싶은 '참 자아'라는 답을 "선의 세 기둥, 필립 카플로"에서 발견한 그는 인적이 드문 숲 속으로 들어가 오로지 명상을 하며 속세와는 거리를 둔 자기수련에 심취한다. 그는 고요와 평화를 원했고 목소리를 잠재우고 오로지 저너머로 영적 확장만을 희망했다.

평소라면 자신이 할 수 없었던 일, 마음의 두려움을 내려놓고 벌어지는 삶에 자신을 내맡기자 선물처럼 감동스러운 작은 기적을 경험한다. 그리고 그는 결심한다. 자신의 호오, 마음의 목소리를 내버려둔 채, 자신에게 주어지는 삶의 모든 부분을 겸허하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살겠노라고. 그 후 그는 전 생애 동안 내맡기기 실험(Surrender experiment)을 이어간다.

그는 자신이 계획했다면 절대 이룰 수 없었을 놀라운 성취를 이루게 된다. 교수, 영적 공동체, 건설회사 설립, 프로그래머, 사업가, CEO, 작가로서 내적인 성장뿐 아니라 사업, 경제적 성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된다. 필요한 순간마다 적재적소의 사람들을 만난다. 우연한 사건이나 힘든 시련들까지 모두 그의 삶을 더 풍성하고 완벽하게 만드는 하나의 경이로운 요소로 탈바꿈하는 기적을 바라본다. 무한한 사랑과 자유로 가득 찬 삶을 지금도 살아간다.

자연스러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양 철학인 노장사상의 '도'를 현대식으로 적용해 실천한다면 그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 가깝지 않을까 경이로웠다. 마음속에 거부하고자 하는 의심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는 평범하지 않아. 애초에 똑똑한 사람이라고.' 물론, 그는 똑똑하고 집중력이 있었고 진리를 탐구하려는 순수한 열정과 인내심이 있었다. 결심을 하고 삼일도 지나지 않아 포기했던 경험이 얼마나 많은가. 마음먹는 걸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지만 어쩌면 그 모든 걸 뛰어넘을 만큼 그가 내면의 자유로움을 간절히 원했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마 모두가 내맡기기 실험을 충실히 한다한들 그만큼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또한 없다. 어쩌면 그는 운도 좋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마음의 평화와 내면의 충만함, 그로 인한 행복함과 가득 차는 에너지, 불안하지 않은 마음과 인류에 대한 사랑, 그 모든 것을 통한 진정한 자유로움은 그처럼 산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나 또한 겸허하게 삶의 한 부분을 받아들이고 내맡기기 실험을 하기로 한다.



함께 읽고 싶은 구절

사실 이 책의 진짜 저자는 삶이다 이것을 이야기로 쓰게끔 만들 정도로 강렬하고 매혹적인 사건의 흐름을 일궈낸 것은 다름 아니라 삶 자체이기 때문이다. -11page


마음속에 현실의 대안을 지어내 놓고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현실과 싸우는 게 나을까, 아니면 내가 원하는 바는 내려놓고 완벽한 우주를 창조해낸 그 힘에 내맡기는 게 나을까? 이 실험은 속세를 떠나자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삶 속으로 뛰어들어 더 이상 개인적인 욕망과 두려움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자리에서 살자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내맡기기 실험(Surrender experiment)라고 불렀다. -16~17pages


나는 우주에 선물로 바친다는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쏟아지는 영감의 흐름이 어찌나 거센지, 단 하나도 허투루 넘어갈 수가 없었다. 세세한 것까지 꼼꼼히 따지던 이 태도가 결국 메디컬매니저를 다른 의료비 청구 시스템과 차별되게 만든 요소였다. 간단히 말해서 나는 그것이 얼마나 오래 걸리건, 사업가의 눈으로 볼 때 얼마나 말이 안 되건 상관없이 그저 이 프로그램이 최고로 완벽하기만을 바랐다. -223page


지금까지도 나는 삶이 어쩌면 그렇게 딱 필요한 것을 딱 필요한 때에 제공해주었는지, 그 완벽한 흐름에 경외를 느낀다. 283page


나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는데 왜 내가 이일에 영향을 받아야 하는가? 시간이 지나면 일은 저절로 해결되리니, 그동안 나는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그 큰 기쁨과 평화가 어떤 식으로든 영향받지 않도록 깨어 있을 참이었다. 언제나 내 발목을 잡던 그 겁 많은 인물이 내 안에 얼마나 남아 있든 간에 나는 이 모든 상황을 활용해 그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리라고 굳게 결심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나로부터 해방되는 것, 이것이 내 여정의 전부였다.-350page


그것은 다른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왔다가 사라져 갔다. 그 길을 가는 매 순간 나는 자신을 내맡겼기 때문에 내 정신에는 그 어떤 상흔도 남지 않았음을 분명히 확인했다. 그것은 물 위에 글씨를 쓰는 것과도 비슷했다. 인상은 사건이 벌어지는 그동안만 남아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사건을 경허하는 순간에는 모든 우여곡절이 내 깊은 곳을 흔들어, 나로 하여금 근본적인 두려움과 개인적인 한계를 놓아 보내게 만들었다. (... ....) 그 모든 시련 덕분에 내 안에 그토록 큰 아름다움과 자유가 꽃을 피웠는데 어떻게 그것을 나쁜 경험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395page



개인적 경험_우연에 관한 재밌는 기억

내맡기기와는 정반대로 많은 순간 내 마음의 호오에 의해서 살아갔다. 사람들 만나는 게 불편해서 큰 의미를 주던 모임도 나가지 않았고, 세상에 나가기 두려워 집에서 칩거하기도 했다. 직장을 그만둔 것도 여행을 갔던 것도 그냥 내 마음의 충동과 감정으로 결정했던 일이었다. 마음에 사로잡히고 마음을 잠재우기 위해 그를 자극시키지 않기 위해 살아왔다. 그러나 내게도 우연의 순간들과 선물들이 있다.

4학년 졸업반 시절이었다. 심리검사 수업을 들어야 했다. 분명 3학년 대상의 수업이었는데 교수님은 대뜸 내 이름을 부르더니 간단한 봉사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씀하셨다. 각 조가 실습을 할 수 있도록 웩슬러 심리검사도구를 관리하고 스케줄을 조율하는 간단하지만 귀찮은 일이었다.

'대체 왜 내가 그런 귀찮은 일에 휘말려야 하지 게다가 난 이젠 졸업반이라 바쁜데 단지 내가 가나다순으로 맨 앞에 있는 4학년이라는 이유로 이런 일을 해야 하다니!!'

불만이 자동으로 튀어나왔지만 다행히 교수님은 내 대답 따윈 중요치 않았고 소심한 나는 항변할 수 없었고 묵묵히 그 일을 맡게 되었다. 덕분에 4년간 발길을 들여본 적 없는 조교실에 일주일에 두 번 이상 밥먹듯이 가게 되었고 자연스레 조교 언니와 무척 친해지게 되었다. 조교 언니는 학교에서 일하고 싶어서 우리 과는 아니지만 우연한 기회로 이 곳에 왔다고 했다. 친근하고 진심으로 대해주고 옆집 언니 같아 종종 수다도 떨고 간식도 서로 나눠먹곤 했다.

졸업하고 아직 본격적인 취업 준비도 돌입하지 않은 날 조교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학과로 교육회사의 공고가 하나 왔는데 조건이 나쁘지 않다. 한 번 지원해보면 어떻겠냐는 전화였다.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러나 최선을 다해 이력서를 냈고 면접을 받고 아주 수월히 취업할 수 있었다. 만약 내가 반장을 하지 않았다면 조교 언니를 만날 일도 없고 학과 게시판도 안 보던 내가 그 공고를 봤을 확률은 거의 없다. 나는 언니에게 무한한 감사를 전하며 맛있는 걸 들고 찾아간다고 했으나 일에 치인다는 핑계로 다시 학교를 간 적은 없다.

또한 그 심리검사 도구를 빌려주면서 사람에 관한 재밌는 일도 있었다. 수업이 시작되고 둘째 주, 아주 어리바리한 문자를 받았다. 말도 제대로 못 알아듣고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게 말해서 짜증이 났다. 결국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데 대체 어떻게 생긴 사람일까 단단히 벼르고 학과실 앞에서 그 주인공을 만났다.

나는 너무 놀라서 자연스러운 척을 하느라 애를 먹었다. 뭐랄까. 착하고 바르게 생긴 남자였는데 에너지와 인상이 정말 좋았다. 그리고 왜 순간 내가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남자와 뭔가가 있을 것 같다는 직감을 했다. 그는 심리학과가 아니었고 모르는 게 많았다. 수업시간마다 인사도 하고 무언가를 친절히 가르쳐주고 안부를 묻기도 했다. 그러나 수업 전 5분 정도가 우리 관계의 전부다.

수업이 끝나고 어느 날 나는 그 남자에게 충동적으로 그러나 편안한 마음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잘 지내냐는 안부를 묻고 일상적 얘기를 묻다가 내가 말했다.


'저는 우리가 좀 더 친해질 줄 알았어요.'
'저도요. 커피라도 한 잔 할 것 그랬어요.'
(*기억은 왜곡될 수 있습니다.)

그 후로 꽤 오랫동안 연락을 했었고 많은 공통점이 있었다. 대화는 무척 재밌었다.
그는 심리학 대학원을 준비한다고 했다. 같이 가자고 꼬시기도 했지만 난 돈을 벌어야 할 것 같았다. 어느 날은 그가 만들었다는 음악을 보내주기도 했는데 '낮달'이란 제목의 그 음악이 참 좋았다.

그것이 다였다.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기고 되고 기억도 못하고 살다가 어느 날 여행을 가서 우연히 친구 추천 목록에 뜬 그 사람의 프로필을 봤다. 그는 히피 같은 차림으로 장기여행을 하고 있었다. 나와 장기여행을 함께 갈 수 있는 정신 나간 한국 남자가 있을까 생각하곤 했는데 어쩌면 '그'라면 흔쾌히 가겠다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만약 그 귀찮은 심리검사 도구 관리자 역할을 맡지 않았다면 이런 재밌고 소중한 기억들이 없겠지. 비록 지금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고 해도 말이다.
그래, 무언가가 주어지면 다시 적극적으로 수용해보자. 또 이런 소중한 기억들이 주어질지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상처받지 않은 영혼에 대한 리뷰와 그 외 더욱더 경이로웠던 순간들은 조금 더 내공이 쌓이고 내가 성장하는 어느 날 올리기로 스스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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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좋은글을 쓰시네요.
시간내서 다시 정독할게요! 이곳이 참 따뜻한곳이라는걸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maikuraki님 들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글이라니 과찬이십니다.
스팀잇 참 따뜻한 것 같아요! 제가 겪은 가장 따뜻한 SNS 커뮤니티입니다.!

짱짱맨 출석부 호출로 왔습니다.
불금되세요...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좋은 글 맞죠. 책 많이 읽으시는 분들이 쓰는 글은 좋은 글입니다.

억 그렇다면 앞으로 더 많이 읽어야겠군요 ㅋㅋ

이오스 계정이 없다면 마나마인에서 만든 계정생성툴을 사용해보는건 어떨까요?
https://steemit.com/kr/@virus707/2uepul

좋은정보감사드립니다:D 항상 감사합니다

인연이란 녀석은 장난스럽기도 하고 심술도 있고 고맙기도 하지요. ^^

이렇게 재밌는 인연이 가끔씩 찾아오는게 인생사는 즐거움인듯해요 ^_^

어쩌다 스팀잇을 시작해서 밋업도 나가고 단톡방에서 매일 떠들고... 이런 인연 좋아요. 고물님도 실제로 만나보고 싶네요. ^^

이전에 나하님 밋업나가신 걸 보고 조금 놀라고 부럽기도 했어요 (나하님 만난 분들이?ㅋㅋㅋ)ㅎㅎㅎ 전 알고 있어요. 때가되면 나하님을 만나게 될 거란걸

제가 뻔뻔한스티미언 방에서 놀고 있는데 뻔뻔 밋업 한번, 트립스팀 방에서도 눈팅만 하다가 밋업도 나가보고 했어요. 큰~~ 밋업엔 안 가본... 사람 은근 가려요. ㅎㅎㅎ

때가 되면 만난다는 걸 알고 계시다니... 음... ㅎㅎㅎㅎㅎ

  ·  11 months ago (edited)

아... 잘못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