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대한 짧은 생각

in #book8 years ago

무선 인터넷과 디지털이 지배하는 이 엄청난 세상은 마치 마술같다. 물리적 형체없이 대상을 주고 받을 수 있고 요새 나오는 첨단 저장장치에는 책 수십 수천 권을 손톱만한 칩에 저장하고 다닐 수 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책만한 저장장치도 없을 듯 싶다. CD도 보존기한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50년 정도라 한다. USB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마저도 저장장치에 대응하는 기계가 없어지면 사용할 수 조차 없다. 일례로 우리가 흔히 보던 비디오라 불렀던 저장장치는 디지털 저장장치의 대중화와 함께 VHS와 전용재생장치의 생산중단이라는 악재를 맞으며 사라지지 않았던가.

우리는 처음 CD-RW가 대중화 되었을 때를 기억하고 있다. 근 미래에는 CD가 책을 대신하며 디지털 기기로 책을 읽을 것 이라고. 혹자는 '종이책의 종말' 이라며 한탄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우리가 보고있듯 상황은 역전되었다. 서점은 아직도 건재하지만 CD는 찾아보기도 힘들다. 다른 매체가 CD를 대체하더라도 우리는 더 이상 종이책의 종말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래서 종이책의 보존기한은 얼마나 되길래 이렇게 장황하게 이야기 하느냐고? 3천년은 더 되지 아마. 가장 오래된 파피루스책들도 기원전 1800년대를 왔다갔다 하니까.

만약 우리 다음에 나타날 지적생명체가 우리의 문자를 이해 할 수 있다면 충분히 우리의 어리석음과 우리의 썩 괜찮은 면을 동시에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원시적이지만 오래가는 저장매체로 지식을 전수하고 당대를 표현하며 심지어는 작자의 개인적인 감정을 타인에게 전달 할 수 있으니까. 우리들이 남긴 책을 읽고 후세의 존재들이 우리를 이렇게라도 평가 해 줄 수만 있다면 정말 감사 할 것 같다.

"이 문자로 가득한 뭉텅이를 보니 이 종들의 참으로 멍청하지만 순수한 종족이었어. 이 들이 남긴 것들 중 다른 것은 몰라도 이 문자뭉텅이는 참 가치있는 물건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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