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5.18 책 _ 저는 아직 서울이 괜찮습니다, 이상빈
- 아빠는
내 또래의 손님들이 택시에 오르면 절로 내 생각이 난다고 했다
밝은 얼굴을 한 사람들도 분명 있었는데,
어두운 표정을 한 사람들만 기억난다고 했다.
꼭 어디선가 내 딸도 힘들게 일하고 있을 것만 같아
마음이 더 무거웠다고.
하지만 사실 그건 누구보다 아빠가
그 힘든시간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란 걸
회사를 다니는 짧은시간동안 알게 되었다.
이미 자신이 가본 길이기에,
아빠는 누구보다 나를 걱정하며 격려하고 있었다.
오래 보았다는, 가까이 있었다는 이유로
왜 모든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을까.우리 가족이 서로에게 미안해하는 이유가 대부분 돈 때문이란것을 말하고 싶지 않았다. 줄 수 없는 것이, 줄 수 없는 것을 달라고 얘기하는것이 언제나 서로 미안했다.
어쩌면,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게 된 건 조금 덜 외롭고 덜 부끄럽기 위한 나의 발버둥에서 비롯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