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꼭 다 읽어야할까?

in #book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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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구입한 책을 꼭 다읽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책을 다 읽지 않고 다른 책을 구입하면 알수 없는 죄책감과 회의감을 드는 사람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있다. (처음 책을 사서 볼때 나도 그랬다.) 하지만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 내 입장이다.

내가 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머리말과 목차이다. 머리말과 목차에는 책 전반적 설명할 개요와 편집방식에 대해 간단히 설명되어 있고, 머리말을 읽었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이해 속도는 꽤 차이가 난다. 목차는 책에서 이야기할 주제의 인과와 커리큘럼이 순서대로 적혀있고, 그것은 키워드나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져있다.

즉, 머릿말을 읽고 책의 전반적 내용을 숙지한 후 목차의 단어나 문장을 검색하더라도 책 전제척 내용을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을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책을 읽을 때 내용하나하나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 책에서 정립된 인덱스 개념과 키워드만 이해하더라도 그 책을 읽은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기억은 결코 확실하지 않다. 그에대한 실험이 2002년 뉴질랜드 빅토리아 대학 심리학과 한 실험에서 증명됐다. 한적이 없는 과거의 어떤 사건을 조작된 사진으로 했다고 기억을 조작하는 실험이였는데, 신기하게도 몇몇은 실험 후 해당된 사건은 실험이였으며 조작된 기억임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조작된 기억이 너무 생생해 믿지 않았다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은 우리 기억을 컴퓨터의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정보처럼 생각해왔다. 하지만, 우리 기억은 끊임없이 각색되고 바뀐다. 과거의 좋았던 기억이 순식간에 안좋은 기억이 되기도 하고, 안좋은 기억이 좋은기억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인간의 기억은 고정된 Object 자체가 아니라 Representation. 즉, 표상이기 때문이다. Representation은 <re-> (다시, 再) [presentation] (나타냄)을 나타내는 말로, 실존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추상화를 거친 후 나타낸 실재의 개념적 모사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우리는 명사를 외우는 것 보다 동사를 통해 외우는 것에 특화되어있다.

아주머니들은 1시간동안 본 드라마를 3시간 4시간동안 이야기 할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갖고있다. 만약 우리 기억이 하드디스크처럼 기억한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실재하는 것을 토대로 더 많은 정보를 만들어낸다. 예를들어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아주머니들은 자동로그인이 활성화된 자신의 메일의 ID와 PW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몇십회에 해당하는 드라마의 줄거리는 술술 읊을 수 있는 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 뇌는 명사의 객관적 정의를 기억하는 것보다 인과관계를 기억하는데 유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편적 예이다.

심지어 우리는 어떤 단어를 생각해 낼 때 조차 자신의 경험적 인과를 떠올린다. (예를 들면 내가 사과를 명시적으로 기억하는 순간 과수원과 Into the wild의 주인공이 "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사과야!"라고 우적우적 맛있게 먹는 장면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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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o the wild 속 사과먹는 장면>

여튼, 이처럼 우리 기억은 필연적으로 경험한 경험적 인과를 동반한다.

때문에 우리가 가진 기억의 메카니즘상 컴퓨터처럼 외우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억지로 모두 외울 필요는 없다. 몇천원만 있으면 우리가 평생 외워도 힘들 몇GB의 USB를 누구나 구매할 수 있고, 수 많은 책에 파묻혀 일일이 찾을 필요 없이 인터넷을 통해 쉽고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이제 더 이상 책을 통해 모든 것을 공부하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책은 어떤 것을 시작하기 전, 기본개요 지침서 정도로 그 역할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더이상 어떤 단어의 뜻을 찾을 때 두꺼운 사전을 펴지 않는다. 두 엄지손가락으로 검색할 뿐이다. 그렇다고 책이 사라진다는 것은 아니다. 책은 제한된 정보만을 제공하며 그리고 제한된 정보는 해당하는 공부에 충실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책에서 기본적 개요와 키워드를 숙지하고 나면 그 외의 공부는 굳이 책을 보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이다. 때문에 책의 모든 인쇄된 문자를 읽지 않더라도 괜찮다는 말이다. 그런 강박관념을 버리고 편하게 공부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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