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W 백일장 6회 | 나의 버킷리스트.1

in #bnw1007 years ago (edited)
나의 버킷리스트1-과거와의 만남

12시. 하루를 시작하고, 출근하고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어버렸다. 아직 처리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데 팀원들은 점심을 먹으러가자고 10분전부터 눈치를 주고있다. 내가 꼰대인것인지... 그런 팀원들이 영 맘에 들지 않았다.

"팀장님, 오늘 점심식사 뭐 드시겠어요?"

12시가 되자 어김없이 찾아오는 신입사원. 매일 신입에게 총대매게 하는 저 친구들이 아니꼬왔지만 그래도 신입이니까, 그래야지 생각하며 겉옷을 챙기며 얘기했다.

"오늘은 따로 먹지, 점심 약속있어."

아마 저들은 '아 진작에 좀 얘기해주지.' 등등의 생각을 하고 있을것이다. 하지만 뭐 구지 내가 팀원들에게 하나하나 보고까지 할 필요는 없으니까, 라고 생각하며 사무실을 나섰다. 사실 약속이 있는것은 아니다. 단지 팀원들의 저 눈빛이 불편했고 저들도 불편 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나름 배려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늘은 뭘 먹을까 생각하며 회사 흡연실을 지나가던 중 들려오는 말소리에 발걸음을 멈추었다.

"정 팀장, 너무 꼰대같지 않냐? 아주 회사에 충성을 하더만."
"그러게 말이다. 아니, 일 순서도 하나하나 보고하면서 해야한다니까? 그리고 일기쓰는 것도 아니고 하루하루 업무일지 내라는게 말이 되냐?"
"그거 진짜 와... 그건 진짜로 너무했다. "
"내 말이. 어제도 혼자 야근하더만. 저런다고 회사가 알아주길하나, 누가 알아주길 하나."

잠깐 사이지만 이미 알고 있었다. 회사 내에선 난 그다지 인기있는 사람이 아니다. 팀원으로 팀장으로 그리고 동료로서도. 하지만 꼰대라고 한들 지금의 나에겐 일 말고는 할줄 아는게 없었고, 일 외에는 딱히 할 일도 없었다. 거창한 취미가 있는것도 아니고 일하고, 퇴근해서 맥주한잔 하며 티비를 보는게 낙인 그런 지루안 삶을 살고 있었으니까.

"후우우..."

깊은 한숨을 내쉬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알고 있으니까, 다 알고있으니까 괜찮다, 욕먹는거 아무것도 아니다 생각하면서.

무얼 먹을까 하다 회사 근처에 간단히 식사 후 들어가는 길이었다. 이제는 거의 없어져버린 문방구점 앞 매대에 여러 종류의 수첩이 놓여있었고, 그 위에는 "나만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어보세요."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참 오랫만에 보는 말이다. 들어본지는 한참 더 오래된 것 같다. 버킷 리스트. 그 말 자체에 희망이 넘치고 꿈이 아련하며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되는 신비한 단어였다. 나도 분명, 하고싶은 일이 있었고 꿈을 향해 열정 넘치는 시절이 있었는데...

그 시절 나는 국제 대회에 나가 상을 타보는게 꿈이었다. 국내에는 많지 않은 플루니스트. 그리고 그 수가 적은 만큼 수요 역시 적었기 때문에 국제 대회에 나가 수상한다는 것은 대학, 혹은 유학과 바로 직결되는 일이었다. 딱히 꿈이랄게 없던 때에 어릴적부터 계속 해왔던게 플룻이었고 나름 재능이 있다는 얘기도 들어 서울유학을 다니기도 했었다. 하지만 역시 뛰는 놈위에 나는놈 있었고, 나는 그저 열심히 뛰는 녀석이었다. 겨우 전국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따냈고, 열심히 연습했지만 내게 돌아온 것은 차가운 종이 한장, '장려상'이라는 녀석이었다. 그 뒤 1년간 변명이지만 연습도 거의 하지 않았고, 음악계에서 점차 발을 돌리기 시작했다.

요즘도 가끔 플룻을 잡긴 하지만 이젠 악보없이 연주 할 수 있는 곡 하나 없고, 누군가에게 얘기하지도 않는다. 스스로가 차마 부끄러워서. 지친 회사 생활에 가끔 그때를 생각하며 희망하는게 하나 있다. 연주회. 작지만 나만의 연주회를 해봤으면 한다. 그래도, 지루했고 힘들었고 하기 싫었지만.. 그래도 그땐 행복했다. 음악이 있고 음악을 할 수 있어서. 피아노 반주위에 플룻의 청아한 음색을 올리는 그 순간이 지금은 사무치게 그립다고 느꼈다.


일하면서 쓰느라.. 잘안써지네요 나의버킷리스트는 총 3부작으로 쓸 예정이며 수필입니다.

  1. 과거와의 만남
  2. 현재와의 만남
  3. 미래와의 만남

위와 같이 3가지로 작성 할 예정이며 백일장대회 오늘이 마감이지만.. 쓰다보니 대회의 보상이나 다른것보다 쓰다보니 쓰는게 좋아서, 더 쓰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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