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51. 이방인의 성 | 조선 최대의 스팀펑크 SF소설
ISBN : 9788993442410
1년 전 쯤 읽은 소설입니다. 스팀펑크라는 장르를 들어본 적도 없던 시절에 만난 책이죠. 저는 이 책을 만나고 SF소설에 대한 거부감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예전엔 SF소설이라고 하면 일단 거부감부터 들었습니다. 과학소설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과학적 지식이 웬만큼 있지 않으면 읽기 어렵거든요.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은 저도 쉽게 접하긴 힘든 소설 장르입니다. 하지만 SF소설이라고 너무 어렵게 생각할 이유도 없는 것 같더군요. 제가 재밌게 읽은 조지 오웰의 <1984>도 SF소설이고, 쥘 베른의 <해저 2만리>도 SF니까요. 제가 좋아하는 소설 목록에 SF소설이 두 편이나 들어 있다니, 저는 어쩌면 좋아하는 것도 같습니다. 한국에서의 인기가 너무 없는 장르라서, 접할 기회가 적어 어렵다고 생각하는 걸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 소설 <이방인의 성>이 'SF소설이라고? 어렵겠군'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페이지를 거듭할수록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할 정도로 빠져들었습니다. '아, 이런 소설을 "대체역사소설"이라고 하는구나' '스팀펑크가 이런 거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덕분에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
소설의 설정은 이렇습니다. 조선이 망하지 않고 현재까지 존재하고 있으며, 아시아의 맹주국이기까지 합니다. 영토는 중국의 영토까지 포함한 대국입니다. 조선은 군사력으로도 세계 최강이며, 과학기술도 선두인 나라입니다. 거의 뭐 세계의 중심이라는 것. 당연히 일제의 식민지가 됐던 역사가 없기 때문에, 북한도 없습니다. 실제 역사인 6·25전쟁은 민란 정도로 일어났고, 타국의 도움 없이 난을 진압했습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이 민란 61주기에 세계적인 연회를 주최합니다. 그런데 이 연회에 초대받지 않은 공산주의 세력 <어깨동무>가 나타나 참석자들을 인질로 잡습니다. 연회 주최자인 합선대군과 그의 딸 현주마마, 기똥차게 요상한 인간(?) 존 D가 사건을 해결해나갑니다. 스토리는 대단하지 않아 보이지만, 내용이 충실합니다. 웜홀을 지나 또 하나의 지구에 가기도 하는 등 있을법한 과학 설정들이 끊임없이 나오거든요. 책이 두꺼운 이유가 아마도 중간중간 계속 나오는 과학적인 내용들에 대한 설명들 때문도 있는데요, 저는 과학에 관심이 많아 흥미롭게 읽혔습니다. 북한 말을 재밌게 하는 캐릭터도 있어서 읽는 데 재미를 더했고요, 존 D의 엄청난 능력이 책 끝날 때까지 까도 까도 계속 나와서 마치 신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생명체에까지 감염되는 컴퓨터바이러스, 와~~ 이런 상상력은 도대체 얼마큼 노력해야 생기는 걸까요? 이 외에도 작가의 놀라운 상상력이 책 곳곳에 있어서 재미를 더한 것 같습니다. 작가님 정말 대단함.
생소한 단어들도 많이 접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주위에 책 좀 읽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데, 저는 정말 하수더군요. 대체역사소설이라는 말도 처음 들어봤고, 스팀펑크라는 용어도 처음 접해봅니다. 아,,, 저는 정말 무지한 사람인가 봅니다. 게다가 소설을 읽다가도 낯선 단어들이 툭툭 튀어나왔는데요, 정말 너무너무 고맙게도 해당 페이지 하단에 주석이 달려 있었습니다. 편집자님의 배려에도 감사 감사. 이 소설 <이방인의 성> 덕분에 SF소설과 대체역사소설에 급 관심이 생겼습니다. 홍준영 작가님의 다음 작품이 기대됩니다. 언능 다음 작품도 만나보고 싶네요. 음,,, 다음엔 어떤 책을 읽어볼까낭.
이 소설은 'SF 어워드 2018'에서 우수상을 받은 소설입니다. ^^
작가의 수상 소감
“당신들은 낙원처럼 꾸며진 오래된 미래에 도착했다.”
소설을 다 쓰고, 인터넷 선전을 위한 배너의 선전용 표어를 고민하다 떠오른 말이다.
[이방인의 성]은 내가 쓴 소설이지만 정말 한마디로 정리하기 어렵게 꼬인 플롯의 소설인지라(사실 평소 정리를 잘 못하는 내가 문제인 것일 수도 있겠지만), 이 표어만큼이나 소설을 함축해 잘 정리한 말은 없을 거 같다.
[이방인의 성]은 기본적으로 아나크로니즘 계열의 소설이다. 아나크로니즘이란 시대가 어긋난 형상이 자주 보이는 장르를 뜻한다. 복고주의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겠지만, SF 장르적 해석을 더하면 기시착오적記時錯誤인 미래상을 말하는 경우라고 생각된다. 소설적으로 보면 스팀펑크 계열이나 사이버 펑크 그리고 대체역사가 이쪽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다. 그리고 내 소설은 세 장르 모두를 아울렀다.
어쩌면, 나는 내 삶보다 오래된 고전문학들을 차용하고 덧대어 창조하며, 18세기 신고전주의 양식 앤티크처럼 문장을 꾸며내며 작품을 완성시키는데 몰두했는지도 모르겠다. 내 문학적 정체성 정도가 아니라 나의 정체성 그자체일 수 있었다. [이방인의 성]은 나의 이런 강박적인 서구 고전소설들의 존경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편집증적인 천착이 주가 된 작법이었지만, 만족스런 결과물을 세상에 내보였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하여, 이번 수상은 매우 기쁘고 기분이 좋다. 책의 저자로써 이 책을 읽은 모든 분들이 내가 느꼈던 감격을 함께 느껴주셨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다음 작품으로도 만나 뵐 수 있기를 소망한다.
심사평
한국에서 보기 드문 스팀펑크 창작물에 조선왕조가 동아시아의 맹주인 기술 강소국으로 자리 잡는다는 흥미로운 대체역사를 접붙인 상상력이 호쾌했다.
- 송경아
국내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스타일의 대체역사와 스팀펑크 작품이다. 증기기관을 이용한 산업혁명을 경험하지 못한 조선을 스팀펑크의 배경으로 만들어낸 신선함은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 고호관
문장은 약간 거칠었지만 자신감이 넘쳤고, 선과 악에 이르는 캐릭터 형상화에는 집중력이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소설적 재미를 위해 곁가지를 쳐내고 바로 사건을 만들어 진입하는 솜씨가 좋았다.
- 복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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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산 수입식품에 대해서 WTO가 일본을 패소시킴을 보며(부제 : 뭔가 낌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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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c-token님의 [SSC] 일일 Report (2019/04/25)
재미있겠네요.
언제 책을 읽었는지 이제 기억도 가물거립니다.
옆에 있는 책 부터 빨리 읽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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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guri님의 [4월 26일 프로야구 승리 팀과 안타 치는 선수 (비더레) 맞추기 이벤트] 상금 jjm 토큰 35개 (현재 약 7.7 스팀)
SF == Steem Funk(스팀펑크) ^^
죄송합니다.
두 단어가 나오니 그냥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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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핫,,, Steem Funk 멋진데요. ^^
처음 들어보는 장르네요 ㅎㅎ 이렇게 또 배워갑니다
SF소설 중에서도 스팀펑크 & 대체역사소설. 아구구 어렵긴 하네요. ㅎㅎㅎㅎㅎ 저도 이 소설을 읽고서야 배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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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bain님의 [프로젝트진행] 뉴비를 지원하자!!!
책을 가까이 한게 언제인지...대체역사소설? 스팀펑크? 다 생소한 말들이네요! ㅎㅎ
저도 기회가 되면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스팀펑크라는 게,,, 제가 확실히 아는 건 아니지만... 산업혁명 시기의 증기기관 과학기술이 배경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해저2만리 등의 소설이 스팀펑크 소설이라고 하네요. ㅎㅎㅎ
눈이 아파 책을 못 보고 있네요...(변....명...이지만~^^;;)
스팀 펑크라니
자꾸 스팀잇이 떠오르네요 ㅎ
이건 읽기 통과할게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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