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CD 리뷰] Summer in Bloom / 남도형, 정주원, 민승우

in #bloom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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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in Bloom / Bloom 作
남현민 役 - 남도형
김준희 役 - 정주원
김준영 役 - 민승우

  1. 인트로
    약 15분 짜리 예고편을 들을 때부터 굉장히 울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왜인지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너무 울고 싶었고 무언가 마음에 걸렸다. 유뷰트 예고편에 댓글 달 때 사실 뭐라고 적어야 하나 굉장히 말을 고르고 골랐을 정도. 배경에 깔리는 물소리 때문인지 한없이 물 아래로 가라앉아 절대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이별은 꿈으로도 꾼 적 없었다. 그래서 몰랐다. 우리가 헤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이라고 시작하는 현민이의 독백은 며칠동안이나 곱씹게 되었고 떠올릴 때마다 가슴 한 켠에 무겁게 응어리가 맺히는 것 같았다. 나중에 예고편이 아닌 전체 작품을 들을 때엔 아니나 다를까 예고편과 같은 도입부에 한계까지 내몰리는 기분이 들었고, '티셔츠 쪼가리 한 장을 사려고 해도 지갑이 터질만큼 현금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 화폐의 단위부터가 짐이 되는 나라.' 라고 독백하는 부분에서 결국 눈물이 터져버렸다. 왜 울었는진 지금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정말 앞도되는 기분이었고 다시는 행복해질 수 없을 것 같은 비참한 느낌이었다. 으윽. 대사 몇마디로 사람을 이렇게까지 물 아래 바닥으로 밀어넣을 수 있는 남도형 성우님의 연기력에 새삼 놀랐을 뿐이고.

  2. 연기
    남도형 성우님의 연기야 뭐 맵스다 드씨다 라디오다 해서 많이 들어봤는데 민승우 성우님은 이전의 홀리도어 밖엔 못 들어봤고, 정주원 성우님은 정말 처음이었는데 세분의 연기 합이 굉장히 잘 맞더라. 특히 정주원 성우님, 연기 정말 좋았다 진짜 진짜 취향이었음. 나긋나긋하게 말하는 준희 역을 어쩜 그렇게 잘 표현하셨는지, 준희가 말할 때 마다 깜짝깜짝 놀랐다. 정주원 성우님이 왜 인기가 많은지 잘 알겠더라. 정주원 성우님, 제가 너무 늦게 알아뵈서 죄송합니다ㅠㅠ 준희가 준영이한테 '나 슬슬 졸리다. 오랜만에 달렸어.' 하고 칭얼거리는 부분은 몇 번을 돌려들었는지 모르겠다.
    민승우 성우님 연기도 절대 밀리지 않았던 게, 극을 듣는 내내 오빠력? 이라고 해야하나, 그 멋짐과 믿음직함과 신뢰와 기타 등등의 것들이 뿜어져 나오는 통에, 준영이 어깨에 기대고 싶고 허벅지 베고 눕고 싶었다. 마음 속으로 준영이한테 오빠라고 불러도 돼? 를 몇 번이나 물었는지. 준영이가 현민이한테 말을 툭툭 뱉는 화법엔 내 심장이 두근두근했다.
    '나는 네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은데, 너는 나만 없으면 될 것 같다던.' 이라는 현민이의 독백이 나오는 3번 트랙의 앞부분은 듣다가 가슴이 먹먹해져서 꽤나 당황스러웠다. 더 행맨의 소지도 생각이 났다. 왜 이렇게 몰입이 되어버렸지? 하는 기분? 그런데 남도형 성우님이 이 부분을 녹음하시다가 NG낸 걸 듣고 놀랐다. 도형님 울지마ㅠㅠ... 그 와중에 영문과데스 남도형 성우님의 영어 연기는 처음 듣는 거라 정말 신선했고 ... ㅠㅠ팬심이 폭발해버렸다. ☆남도형 성우님, 알파벳길만 걸어☆
    그리고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정주원 성우님의 NG 숫소암소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미쳤다 미쳤어. 너무 사랑스러운 분들이었다.

  3. 스토리
    믿고 듣는 숙주님의 작품답게 듣고 있기 편했다. 프리토크에서 나왔던 이야기처럼, 숙주님의 대본 중에 가장 평화롭다고. 홀리도어와 전화를 걸어주는 남자를 생각해보니 단박에 납득이 갔음. 숙주님은 블룸 전속 작가이신건가. 좋은 작품 많이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다. '가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꺼내 보여준 내 바닥에, 너는 뒷걸음질치며 멀어지는 중이라는 걸 알았더라면' 이라는 문장은 대체 어떻게 쓰실 수 있지. 이 작품에선 유독 너무나 멋진 문장들이 쏟아져 나왔다. 듣는 내내 머리를 세게 맞는 느낌이었다. 역시 숙주님ㅠㅠ...
    이야기 자체는, 나도 그렇고 내 주위에서도 그렇고 요즘 많이들 생각하는 것들에 관한 것이었다. 10년 20년뒤 미래를 생각하기보다 지금 당장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것. 여행을 같이 다니고, 사진을 같이 찍고, 맛있는 것을 먹고 좋은 시간을 보내고, 그 많은 것들을 함께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떠나 보낼 준비를 하시는 부모님을 보면서, 요즘 정말 자주 했던 생각들이었다. 부모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고 더 좋은 것들을 함께 하고 싶어서, 준영이와 준희가 겪은 아픔에 너무도 공감이 되었고, 어떤 의미로 드라마를 듣고 있기 조금 힘들었다. 왜 자꾸 울게 만드는 거야, 같은.
    프리랜서 성우와 작가에 대한 이야기가 짧게 나왔는데 너무 슬퍼졌다. '목숨 건 취미 같은' 글쓰기를 하는 작가라니.

  4. 음향
    ASMR을 접목시킨 힐링드라마 답게, 듣는 내내 효과음이 정말 좋았다. 잔잔하게 계속 해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에 귀가 편해지고 마음이 편해지는 드라마. 요즘 불면증이 굉장히 심했는데 드라마를 들으니까 잠이 쏟아졌다. 사실 드씨 듣다가 잔 적은 거의 없어서 꽤 당황스러웠다. 근데 잠이 솔솔 안 올 수가 없었다ㅠㅠ 절대 재미가 없다거나 지루해서가 아니야ㅠㅠ... 20분도 못 버티고 잠이 들었다, 심지어 두번 씩이나. 울고 싶어지고 실제로 울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게 더 힐링의 포인트 같기도 했다. 울고나니 마음이 편해지고 잠이오고. 오늘은 아침부터 많이 아파서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 하고 누워만 있었는데, 썸머 인 블룸을 들으니까 몸도 좀 괜찮아지고 오후엔 기운차렸다. 문자 그대로 힐링 드라마인 셈이다. 별 생각 없었는데 드라마를 다 듣고 나니 바다가 너무 가고 싶어졌다. 힝구.

  5. 여담
    블룸이 월페이퍼를 만들어주었는데, 내가 만들어달라고 조른 것이었다! 흐하하. 고마워요 블룸. 매번 귀찮게 한 것 같은데 항상 피드백을 잘해줘서 감동이다.
    성우님들의 폴라로이드 사진 이벤트가 있었는데 당첨이 되었다. 단체샷을 받았음. 노트북에 붙여놨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이 사인은 뭐냐고, 이 사진은 뭐냐고 묻는다. 헤헤, 제 성우님들이십니다.
    선구매특전인 동글이부채는 당연히 받았고, 예약특전인 투명포카는 남도형 성우님을 선택했다. 희움 의식 팔찌는 파란색을 받았다. 잘 차고 다닌다.
    맥주를 마시고 싶을 때 들으면 좋다고 했던 것 같은데 도저히 이 드씨는 맥주를 마시면서 들을 텐션이 아냐. 이거 술마시면서 들으면 백퍼 엉엉 운다. 후회되는 게 너무 많아질 거야.
    2017년에 들었던 드라마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드라마. 별 다섯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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