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와 가상화폐가 무슨 상관이냐고요?

위키리크스와 가상화폐가 무슨 상관이냐고요? 만일 6개월 만에 100배를 벌었다면 어떨까요?

기억을 더듬어 2010년 위키리크스의 각종 폭로가 정점으로 치닫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영국 등 서방 주요국 정부의 극비 문서가 폭로되면서 중앙 정부에 대한 신뢰를 크게 망가뜨리게 되지요. 폭로 내용이 너무나 충격적이었기에 위키리크스를 둘러싸고 잘했다는 이야기와 지나쳤다는 반대로 갈리기도 했습니다. 보수적 언론과 정부의 압력이 강해지면서 위키리크스에 대한 돈줄은 점점 차단되기 시작했고요.

급기야 페이팔은 위키리크스로의 송금을 차단하기에 이르게 됩니다. 페이팔을 통해 전 세계로부터 한해 100만 불 이상 기부를 받았던 위키리크스는 궁지에 몰리게 된 셈이죠. 2010년 12월 4일 기사. https://www.wired.com/2010/12/paypal-wikileaks/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12월 10일에는 이런 내용이 기사에 실립니다. "As the Wikileaks debacle continues, it's being increasingly discussed in various sections of the Web as a possible solution to the PayPal online payments monopoly." 사람들이 페이팔이 막히니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는 이야기죠. 위키리크스를 후원할 새로운 방법을 찾기 시작한 것입니다. 감시받지 않는 화폐, 중앙정부와 전혀 상관없이 자유롭게 인터넷을 통해 주고받을 수 있는 화폐 말이죠. 비트코인이 언론에 슬슬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https://www.pcworld.com/article/213230/could_wikileaks_scandal_lead_to_new_virtual_currency.html

한편, 사이버 전쟁 수준에 가까운 대대적인 공격도 일어납니다. 위키리크스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집단행동에 들어가 페이팔, 비자, 마스터, 아마존 등 위키리크스를 반대한 회사의 온라인 사이트를 디도스 공격하면서 위키리크스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시했죠. https://www.wired.com/2010/12/wikileaks-attacks-sputter/

전 세계적으로 위키리크스에 대한 응원은 계속 지속되었고 TIME 지는 어센지를 2010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합니다. 무려 1위를 차지합니다. 당시 마크 저커버그는 10위. 버락 오바마 8위, 스티브 잡스 7위였습니다. http://newsfeed.time.com/2010/12/13/julian-assange-readers-choice-for-times-person-of-the-year-2010/

그런데 여기서 아주 흥미로운 사건이 생깁니다.

2011년 TIME 지에 Jerry Brito 의 기고가 실렸는데요, 거의 비트코인 찬양 일색인 기사가 대서특필됩니다. 그 시점은 2011년 4월 16일. http://techland.time.com/2011/04/16/online-cash-bitcoin-could-challenge-governments/

비트코인의 명성이 널리 알려지고 빠른 속도로 전 세계의 언론에 퍼집니다. 물론 가격도 급상승하지요.

그러던 중 위키리크스는 공식적으로 비트코인으로 기부를 받기로 선언합니다. 그 날은 2011년 6월 15일입니다. https://twitter.com/wikileaks/status/80774521350668288

자, 이제 위 내용을 날짜에 따라 비트코인의 가격을 살펴보겠습니다.

2010년 12월 4일 $0.20 (20센트!!)
2011년 4월 16일 $0.77
2011년 6월 15일 $19.49

얼핏 지금의 가격과 비교하면 귀여운 수치처럼 보일 수 있겠습니다만, 이미 눈치채셨을 겁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2009년 비트코인이 공개된 후에도 별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는데, 2010년 위키리크스 사태로 탈정부, 익명성 보장 등 대안 화폐에 대한 갈망이 커졌고 비트코인이 세상에 주목을 받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2011년 Jerry Brito 의 TIME 기고로 비트코인은 전세계에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가격은 치솟습니다. 이때, 만일 2010년 말 비트코인을 20센트에 사서 보유하고 있던 사람이 위키리크스가 비트코인으로 기부를 받겠다고 공식 선언한 2011년 6월 15일 이전에 팔았다면, 무려 6개월 만에 100배 넘는 수익을 번 것이죠.

기억나시나요? 최근 위키리크스의 어센지는 2010년도에 이미 비트코인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진한 뉘앙스를 풍기는 트윗을 날리기도 했었죠. 50,000% 수익율을 자랑했던 트윗 기억납니다. 그리고 Jerry Brito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관련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전도사이자 로비스트가 되었습니다. 코인센터라는 연구소를 워싱턴 D.C.에서 운영하고 있죠. https://coincenter.org

안타까운 것은 2011년 6월 위키리크스가 기부를 받겠다고 공식 선언한 이후 얼마 되지 않아 가격이 급락하였다는 것인데요. 그 정점에서 사서 팔지 못한 사람들은 2013년 초까지 긴 암흑기를 걷게 된 것입니다.

물론 일종의 음모론이고 지금에 와서야 돌아보며 따져보는 것입니다만, 차트를 보니 요즘같은 가격 급등락 시기가 떠오릅니다. 정말 투자는 주의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에는 2013년 2017년 이야기를 좀 더 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