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으로 ‘일본’ 여행하기 1부

안녕하세요, 비트코인 여행기로 스팀잇 블로그에 첫인사드립니다. 자발적 블록체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윤종흠입니다. 비트코인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여행하며 비트코인을 취재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이 많습니다.

1. 들어가는 말
   최고의 여행은 사람을 만나는 여행이라고 배웠습니다. 4차산업혁명 번역가 모임 블록체인 타이거 팀과 자율적 블록체인 스터디 모임 블록체인 프로젝트 팀, 2016년 4월 비트코인을 알게 된 이후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죠. 비트코인이 이어준 만남입니다. 제게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공간에서 존재하는 가상의 화폐일 뿐만 아니라, 비트코인을 아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는 현실의 매개체이기도 했습니다.
   ‘비트코인으로 여행하기’ 시리즈를 기획하게 된 이유도 비트코인을 통해 세계 각지의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 위함입니다. 다른 나라의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어떻게 생각하며,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 첫 번째 여행으로 저는 가상화폐를 지불수단으로 인정한 일본을 택했습니다. 첫 번째 여행이다 보니 준비가 많이 부족하지만 일단 몸으로 부딪혀보겠습니다. 그럼 이번 여행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비트코인으로 일본 여행하기’ 시작합니다.

2. 일본 취재의 배경
   2017년 3월 27일 일본 국회는 7월 1일부터 적용되는 2017년 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동안 가상화폐에 부과되었던 8%의 소비세를 폐지하는 자금결제법 개정안이 포함되어 있죠. 또한 이 법안에는 가상화폐를 지불수단으로 새롭게 정의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침내 일본이 비트코인의 법적 지위를 공식적 지불수단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이 법안은 4월 1일부터 공식적으로 법률로 발효되었습니다.
   GDP(국내총생산) 순위 세계 3위이자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이 비트코인의 법적 지위를 인정한 효과는 엄청났습니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재평가 받기 시작했고, 4월부터 5월간 비트코인 시가총액과 가격의 엄청난 상승을 불러왔습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시다시피 비트코인 가격은 4월 1일 1000달러대에서 6월 6일 3000달러 근처까지, 시가총액은 170억 달러대에서 480억 달러대까지 세 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그림 1 2017년 4월 1일부터 6월 6일까지의 비트코인 가격 추이.
Coinmarketcap.com.

2017년 2월 10일 중국 인민은행의 비트코인 거래소 출금 규제로 위안화 비트코인 거래량이 주춤하는 사이 4월-5월 엔화 거래량은 급증합니다. 재밌게도 4월-5월 비트코인 상승장을 일본이 주도했다면, 이 기간 중 이더리움의 상승장은 한국이 주도했었죠. 저는 4월-5월 비트코인의 폭발적 성장에 기여한 일본의 역할을 눈여겨보았습니다. 그리고 과연 일본 사회에서 비트코인은 얼마나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지, 일본 사람들의 비트코인에 대한 인식은 어떤지가 궁금했습니다. 이를 알기 위해선 일본으로 건너가 직접 비트코인을 사용해보고 일본 사람들에게 비트코인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했기에, ‘비트코인으로 일본 여행하기’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그림 2 2017년 5월 1일 비트코인 통화별 거래량.
www.Coindesk.com

7월 13일 긴장
여행 전날의 긴장감. 쉽사리 잠 못 이루는 밤. 잘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마음이 한없이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7월 14일 어쩌다 보니 도쿄
진짜 일본에 와버렸다. 여기는 나리타 공항. 이제 곧 도쿄로 이동한다. 블록체인 저널리스트로서의 데뷔 전이 시작됐다.

1. 비트코인을 찾아서
   7월 15일 나카노 비트코인 환전소
   첫 번째 행선지는 도쿄 나카노구에 있는 비트코인 환전소였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일본 도착 당일 교통비와 식비 정도로만 쓸 1만엔 만 환전해서 왔기에, 당장에 수중에 현금이 없었죠. 특히나 일본은 신용카드 수수료가 약 5% 정도로 비싸서, 현금과 Suica 같은 스마트 교통카드 결제만 받는 곳이 많아 현금이 필수입니다.
   아침이 밝아오자마자 일주일 간 쓸 현금을 환전하기 위해 신주쿠에서 나카노에 있는 비트코인 환전소로 이동했습니다. 첫 비트코인 환전이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갔죠. 지도는 구글맵과 Coinatmradar.com을 참고했습니다.

그림 3 https://Coinatmradar.com.
전세계 비트코인을 취급하는 상점과 ATM기를 나타내는 지도

그림 4 구글 맵 상의 나카노 비트코인 환전소

비트코인 환전소에 도착해서 먼저 ATM기를 사용해봤습니다. 여러 나라의 언어가 지원되는데 그중 한국어도 있습니다. 그러나 비트코인 ATM기로는 엔화로 비트코인 구매만 가능했습니다. 귀국하기 전 남은 엔화를 비트코인으로 환전할 때 유용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림 5 비트코인 ATM기 언어선택이 가능하다

그림 6 내 스마트폰 비트코인 지갑 주소를 QR코드로 전송한다

다른 방법으로는 환전소에 비트코인을 엔화로 판매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창구 직원이 보여주는 QR코드로 주소를 복사해서, 그 주소로 비트코인을 전송하면 됩니다.

그림 7 비트코인 환전소 창구

그림 8 내 지갑에서 환전소 창구 직원에게 비트코인을 전송중

7월 15일 일본거래소 비트플라이어의 비트코인 판매 가격은 ¥223,184, 환전소 판매 가격은 ¥213,679.
제가 판매한 비트코인은 0.2BTC, 42,714엔(약 427,000원)이니까 1,901엔(약 19,000원) 싸게 판 셈입니다. 비트코인 환전소 환율은 100엔당 약 1044원입니다. 여기에 비트코인 전송 수수료를 포함해야겠죠.

공항 환전 수수료와 비교해볼까요? 7월 15일 비트코인 원화 가격을 엔화 가격과 비슷한 2,230,000원이라 가정하고, 0.2BTC을 원화로 판매하였다면 446,000원입니다. 그다음 이 돈을 들고 공항 환전소에서 엔화로 환전합니다. 공항 환전소의 환율은 100엔당 1050원입니다. 446,000원을 엔화로 환전하면 42,476엔(약 424,000원)입니다.

그림 9 당일 엔화 환율과 비트코인 시세

그림 10 비트코인 환전 영수증과 공항 환전 영수증

제가 일본 여행을 갔던 시기가 마침 비트코인 폭락장과 겹쳐서 비트코인을 저점에 판셈이 되었습니다. 위에서 비교한 환율을 보시다시피 비트코인 환전소를 통한 환전은 사실상 공항 환전소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또한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이 가지는 위험이 존재하기에 결론적으로 비트코인 환전은 별다른 이점이 없다고 판단됩니다. 해외여행 중 마침 숙소 근처에 비트코인 환전소가 있거나, 귀국 전 남은 외화를 비트코인으로 환전하는 것 정도가 남은 선택지가 되겠네요. 1부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곧 2부에서 비트코인 결제 체험기로 인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