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씨네21>은 비판 데일리 만드는 중

in #bifan6 years ago (edited)


(2017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씨네21> 공식 데일리팀 마감 풍경. 가운데 웅크리며 뭔가를 쓰고 있는 흰색 티셔츠가 접니다)

지금 <씨네21> 동료들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데일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은 영화잡지다보니 <씨네21>은 매년 전주(5월), 부천(7월), 부산(10월) 등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영화제의 공식 일간지를 도맡아 발행하고 있어요. 저는 지난해 부천 데일리 주무를 맡았어요. 육아 때문에 도저히 데일리를 만들 수 없다고 편집장님께 사정한 덕분에 올해는 부천 데일리팀에서 빠질 수 있었어요.

데일리팀은 말그대로 영화제가 열리기 전부터 끝날 때까지 매일 취재하고 인터뷰해서 마감을 해야 합니다. 영화제가 시작되기도 전에 영화제 상영작 수십편을 미리 보고 리뷰를 써놓고 영화제가 열리는 도시로 출장을 가는 식이죠. 영화제 기간에는 뉴스와 인터뷰만 취재합니다. 지난 10년 동안 전주, 부산 영화제는 숱하게 데일리를 만들었지만, 정작 부천과는 큰 인연이 없었어요. 전주. 부산을 많이 가다보니 다른 동료들이 부천을 가기도 했고, 뭐 특별한 이유는 없었지만 부천 영화제 데일리를 만들어본 적은 지난해가 처음이었어요.

오히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얽힌 추억은 영화기자가 되기 전에 더 많았던 것 같아요. 부천이 여름에 열리는 까닭에 유독 비가 많이 내렸고, 영화를 보기 위해 비를 맞으면서까지 줄을 섰던 경험도 있어요. 그때 부천에서 홍콩의 장철 영화들을 상영했었는데, 스크린에서 봤던 기억이 아주 희미하게 남아있네요. 영화를 보고 나서는 지하철이나 버스가 끊기기 전에 집에 돌아가기 위해 버스나 지하철을 목메어 기다렸던 기억도 나고. 지금 생각해보면 유쾌한 경험도 아닌데 그때는 왜 그리 열심히 영화를 챙겨봤는지...잘 이해가 안 되네요.

부천에서 데일리를 만들었던 건 앞에서 짤막하게 언급했듯이 지난해가 처음이었어요. 그것도 주무를 맡아서 말이죠. 주무는 쉽게 설명해서 팀장이라고 보면 됩니다. 영화제에 가기 전에 데일리 팀원들에게 영화를 보고 리뷰를 쓰게 하고, 영화제 기간 동안 매일 데일리에 어떤 지면이 들어가야 하는지 결정하고, 팀원들에게 배당하는 역할입니다. 매일 만들어야 해서 오탈자가 많이 나오기도 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워낙 영화제 데일리를 오랫동안 만들었던 까닭에 데일리는 만드는 과정에서 큰 사고나 특별한 사건도 없었어요. 몸이 기계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익숙한 거죠. 부천이 그렇다고 맛집이 많은 도시도 아니어서 전주처럼 맛집 찾아다니는 재미도 없었지만, 매일 마감한 뒤 데일리 팀원들과 가볍게 한잔 마시는 재미로 했던 것 같아요. 지난해 있었던 일 중에서 그나마 기억이 나는 건 막내 기자가 술 취해서 귀여운(?) 주사 부린 것(주사도 아니지만) 정도?(부산국제영화제 데일리를 만들면서 얽힌 추억은 엄청 많은데 그건 부산 영화제 기간에 대방출하겠습니다. 부산은 데일리 마감하고 새벽6시까지 술 마시다가 2시간 자고 일어나 9시에 취재나가는 일정으로 무려 열흘 동안 버텼던 기억이 많이 나죠. 술이 안 깨고 인터뷰를 하러 갔더니 기타노 다케시 감독이 아주 한심한 눈으로 저를 노려봤던 기억도...-_-).


(<씨네21> 2018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데일리. 부천에 가시는 분들은 많이 읽어주시길)

올해는 <씨네21>에서 저 빼고 동료들 모두 부천으로 간 것 같아요. 데일리를 안 만드는 기자들은 부천에 가서 데일리 사무실에 가서 동료들을 격려해주고, 간 김에 영화도 한 편 보고, 데일리팀이 마감이 끝나면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데 저는 육아 때문에 그것도...쩝.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동료들이 올린 사진을 보면서 이런저런 말이 길었네요. 저는 이따가 월드컵 결승전이나 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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