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일회(一期一會)
(이 글은 2014년 7월 29일 제 페이스북 담벼락에 써 놓았던 글입니다. 스팀잇 첫포스팅입니다 ^^ )
내가 의외로 여행을 별로 즐기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최근의 일이었다. 여행을 잘 즐기려면 준비성이 철저하고 또 여행을 가는 것에 대한 나름 기대감도 있고 그래야 하는데 나는 그렇지 못하다. 성격이 즉흥적인데다가 덤벙대는 것도 있고 또 워낙 출장이 잦다보니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하는 생각도 은연중에 있는듯 하다.
하지만 이번 캐나다 밴프 출장에서 준비를 제대로 안한 것은 정말 아쉬웠다. 하루 정도는 더 머무르면서 주변 관광을 했어야 했는데 그냥 학회 끝나는 날 아침에 비행기를 타고 돌아왔다. 왜 나는 다시 그런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하고 매번 준비를 소홀히 하는 것일까? 그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것이고 설령 온다고 해도 그때는 이미 내가 더 나이를 먹은 후일테이니 지금과 같지 않을 텐데 말이다. 내게 온 기회를 너무 쉽게 허비한 것이다.
한편 내가 참석한 학회는 어느 교수의 은퇴식 기념 학회였다. 외국에서는 학과에 기여를 많이한 교수가 은퇴할 때 학과 차원에서 이런 조그마한 학회를 열어주는 것이 관례이다. 이 교수는 그리 연구가 왕성한 편은 아니였는데 지도교수와 아주 중요한 논문을 두어편 써서 유명해 졌다.
그 교수가 은퇴 기념사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 내가 이제 은퇴를 하는데 자기는 이제 아주 긴 연구년을 갖는 것으로 생각하겠다고. 그래서 이제 진정한 연구를 제대로 해 보겠다고.
열심히 공부하겠다니 박수를 쳐주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씁쓸했다. 재직중에도 연구를 별로 안했는데 퇴직후에 연구를 열심히 하시겠다? 글쎄,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내게는 학기말 시험 끝나고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학생의 이야기 같았다. 그보다는 재직 중에 열심히 연구하고 은퇴 후에 열심히 노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모든 것은 단 한번의 기회가 주어진다. 다시 말해서 내게 오는 모든 기회는 마지막인 것이다. 그것이 여행이든, 어떤 사람과의 만남이든, 아니면 어떤 주제를 연구하는 것이든, 다 마지막이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페이스북에서만 뵙다가 스팀잇에서도 뵙네요...ㅎㅎㅎ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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