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시사]의자였는데-김언희
나는
시 속에서
일상을 전복시키는 상상력을 만납니다
은유와 상징을 통해
삶을 되짚어 보기도 하고요
오늘을 사색합니다
나는 왜 시를 읽는가에 대한
자문자답입니다/@jamislee
의자였는데 (김언희, 『트렁크』)
의자였는데
내가앉으니도마였다
베개였는데
내가베니작두였다
사람이었는데내가안으니
내가안으니포장육
손톱발톱이길어나는포장육
막다른데가따로없었다
꽃한송이꽃절벽
사람하나사람절벽
여기이절벽에서저기저
절벽으로내입에서내어놓은
거미줄에매달려간댕
간댕건너간다끊어
질듯끊어질듯
<시 감상>
남들은 앉아 쉬는 곳이지만 거기서도 신경을 벼리거나 자르거나 다져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여느 나입니다. 눈을 감고 잠들자니 시퍼런 칼날 위에 선 듯하고, 사랑하려니 품에 안긴 건 손발톱만 길어나는 포장육입니다. 꽃을 보면 꽃이, 사람을 만나면 사람이 절벽이 됩니다. 띄어쓰기 없이 밀밀한 세계는 나의 자리 하나 없이 포화합니다. 생의 밀도와 내압이 가슴을 짓누르고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나는 나를 어떻게 살려야 할까요. 거미에게 거미줄이 집이자 생계이자 폭력적 관계의 도구라면 시인의 거미줄은 절박한 언어일 수 있을까요. 입에서 그것을 뽑아 간댕간댕 매달립니다. 너무 일찍 서커스 무대 뒤편을 보고 만 이처럼 심드렁하면서도 아슬아슬 자기가 만든 절벽으로 곡예하듯 넘어갑니다. 분노였는데 내가 쓰니 무구한 자기 환멸이 됩니다. 죽이지 못해 자꾸 죽어버리는 뒤통수가 거기 있습니다. 어쩌면 의자 대신일까요. 시인은 개정판 시인의 말에서 “앤 섹스턴을 빌려”옵니다. 미치지 않으려고 미친 또하나의 여자./글 김지승
출처 : 우시사 (문학동네에서 메일로 보내 주는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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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알아보기>
미국의 문학
앤 섹스턴(Anne Sexton, 1928년~1974년)
플라스처럼 앤 섹스턴도 미국에서 여성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기 전에 아내, 어머니, 시인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려고 했던 열정적인 여성이었다. 그녀도 플라스처럼 정신 질환으로 고생했으며,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섹스턴의 고백시는 플라스의 시보다 더욱 자전적이며, 플라스의 초기 시가 가진 능숙함은 지니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섹스턴의 시는 강렬하게 감정에 호소하고 있다. 그녀의 시는 성, 죄의식, 자살 등 금기시되었던 소재들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녀는 종종 여성의 관점에서 본 임신, 여성의 육체, 결혼 등의 여성적인 주제들을 과감하게 도입했다. 시 〈그녀의 종류(Her Kind)〉(1960)에서는 화형에 처해지는 마녀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다.
나는 당신의 수레에 탄 적이 있어요, 마부여
내 벌거벗은 팔을 지나가는 동네사람에게 흔들면서
마지막 환한 길을 배우며, 생존자여
당신의 화염이 내 정강이를 아직도 물어뜯는
그리고 당신의 바퀴가 구를 때 내 갈비뼈에는 금이 가는 그곳을.
죽는 것에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 여성.
나는 그녀와 한 종류였다오.
그녀의 작품집 제목을 보면 광기와 죽음에 대한 그녀의 관심을 읽을 수 있다. 그녀의 작품집 중에는 《베들레헴으로 가는 길과 돌아오는 길 일부(To Bedlam and Part Way Back)》(1960), 《살거나 아니면 죽거나(Live or Die)》(1966), 그리고 사후에 출간된 《하느님을 향한 서툰 배젓기(The Awful Rowing Toward God)》(1975) 등이 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앤 섹스턴(Anne Sexton, 1928년~1974년) (미국의 문학, 미국 국무부 |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