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5 chip 4 동맹과 변혁기에 세상을 읽는 관점의 문제, 비대칭적 인식방식의 필요성 >

칩4동맹 문제와 관련하여 입장이 나뉘는 것 같다. 칩4동맹에 가입해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과 칩4동맹에 가입하지 않고 거리를 두면서 한국의 여유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8월말까지 입장을 통보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윤석열 정권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필자는 8월말까지 입장을 달라고 주는 것도 호구짓이기 때문에 미국에 한국이 중국의 보복을 받을때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먼저 요구하는 것이 순서라고 밝힌바 있다.

최근 칩4동맹과 관련하여 여러 전문가들이 입장을 제기하는 것을 보았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인 반도체 수급 문제를 언급하면서 한국이 칩4동맹에 가입해도 중국이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 딱히 보복을 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았다.

과학 기술적 측면에서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국과 대만이 힘을 합치면 중국의 반도체 사업 추격을 뿌리칠 수 있다는 평가를 하는 것도 보았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네덜란드까지 힘을 합치면 중국이 독자적으로 고급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술적 격차를 확실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렇게 보면 한국이 칩4동맹에 가입하는 것이 그리 문제가 아닌 것 처럼 여겨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최근 각종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른 상황의 전개가능성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편협한 평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도 국제정세가 안정적이라면 전문가들의 기술적 평가가 타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국제정세가 격변하고 있다. 제2차세계대전이후의 국제질서가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안보질서가 바뀌면 세상을 구성했던 논리도 바뀐다.

안정적인 세계에서는 대칭적 인식과 사고방식만으로도 상황을 파악하고 평가하고 대응하는데 충분하다. 그러나 정세가 급변하고 세계안보질서가 요동치면 기존의 대칭적인 사고방식만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평가하며 대응하기 어렵다.

격변하는 안보상황이 전개되면 기존의 사고와 인식체계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기존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사고방식과 인식체계는 무력화되고 무의미 해진다.

전혀 다른 논리가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비대칭적 사고방식으로의 전환이라고 규정하고 싶다.

미국이 칩4동맹으로 중국을 통제하려고 하면 중국은 어떻게 할까? 중국은 미국이 강제하는 반도체 산업의 영역에서만 대응하려고 하지 않는다. 만일 중국이 현재 작동하는 판을 바꾸어 버리면 어떻게 될까?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된다.

이미 러시아는 기존에 미국이 주도하던 질서를 송두리채 거부해버렸다. 펠로시 방문 당시 판을 바꾸어 버릴 것 처럼 달려들던 중국이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지만, 중국이 미국의 패권을 이어 받으려면 미국이 구축해 놓은 판을 뒤짚지 않고는 어렵다.

한국이 반도체 칩4동맹에 가입하는 것에 대한 중국의 대응부터 생각해보자. 중국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말고 다른 한국기업들에게 불이익을 강요할 수 있다. 우선 밧데리 제작업체에 원자재 수출을 중지할 수 있고 한국에 들어가는 농산물의 수출을 중단시킬 수 있다. 한국 상품의 중국 수입 통관절차를 하염없이 길게 끌 수 있다.

한국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제외한 나머지 교역분야에서 중국에게 치명적 타격을 받게 될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중국은 미국의 칩4동맹에 대해 전혀 다른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 중국은 미국과 일본 대만 등 칩4동맹에 제공하던 원자재의 수출을 모두 중단시켜 버릴 수 있다.

더나가면 중국은 대만의 TSMC 공장을 폭파시켜 버릴 수도 있다. TSMC가 파괴되면 중국도 반도체를 사용하기 어렵지만 미국과 일본도 마찬가지다. 그럴 경우 미국과 일본 및 유럽은 중국보다 견디기 어렵다.

중국은 칩4동맹이 생각하는 것처럼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전전긍긍하기 보다는 미국과 일본 대만 및 한국의 반도체 산업 기반을 완전하게 파괴시켜 버리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 반도체 생산에 관련된 원자재 및 중간재의 수출만 중단시켜도 그런 파괴는 쉽게 일어날 수 있다.

칩4동맹의 반도체 생산이 무력화되면 전세계에서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국가는 중국만 남는다. 중국의 반도체 수준이 낮고 높은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만일 칩4동맹이 구체화되면 중국은 완전히 비대칭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브릭스 국가들이 블록을 형성하고 미국과 유럽을 배제해 버리면 미국과 유럽경제는 붕괴된다.

이미 수차례 언급한 바 있지만 미국의 제국주의가 힘을 상실하면 기술보다는 원료가 더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된다. 제국주의 시대에는 과학기술이 뛰어난 국가들이 군사력을 바탕으로 원료생산국가들을 식민지화해서 수탈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수 없다. 원료 생산 국가들이 더 이상 수탈되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시대를 한마디로 규정하자면 포스트 제국주의 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식민지를 유지하는 형식적인 제국주의는 사라졌으나 내용적으로는 여전히 제국주의 시대였다. 그러나 최근들어 이런 내용적인 제국주의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원료가 없으면 상품을 생산하지 못하고 교역도 하지 못한다. 자원을 가진 국가들은 제국주의적 지배를 거부하고 헐값으로 자원을 넘겨주지 않으려 한다. 뒤떨어진 기술이지만 스스로 자원을 이용하여 상품을 생산한다. 불편은 감수할 수 있으나 착취는 당하지 않는다. 그것이 포스트 제국주의 시대의 특징이 될 것이다.

칩4동맹으로 기술적 우위를 확고하게 굳히면 중국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이 틀린 것이다.

미국은 기술로 중국을 압도하려고 하지만 중국은 기술도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 군사 경제적인 방식으로 미국의 의도를 좌절시킬 수 있다.

아직 생각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우리의 사고방식도 바꾸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것을 비대칭적 사고방식이라고 표현을 했다. 아직 생각을 정리중이라 독자들이 읽기 불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대강의 방향은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이식된 사고방식과 문제인식 방법을 강요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상에서는 미국적 문제인식과 사고방식에 익숙해 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을 고양시켜야 한다.

이것이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지금까지 필자가 시도한 글쓰기의 기본 의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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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미국의 간섭에서 벗어나기는
극히 힘들거 같습니다
누가 정권을 잡든 자원이 부족하고 반도라는 지리적 위치
미국을 벗어나면 중국 의 지배력에서 완전히 사라질수 있을지도 의문이구요

긍정적인 면보다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보고 결정을 내리는 것이 필요할 듯 합니다. 그럼에도 최악의 상황은 배제시켜놓고 생각하는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ㅜ

사업가의 눈으로 보는 기업의 입장을 정부는 물어보기나 했을까요?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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