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 스가의 사임을 보면서 김대중의 실책을 생각하다.
일본 총리 스가가 다음 자민당 총재 선거에 나오지 않는다고 발표하는 뉴스를 들었다. 취임할때 70%를 훨씬 웃도는 지지를 받았었지만 불과 1년만에 총리를 그만두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스가에 대한 지지도가 이렇게 떨어진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으나 그것을 해소해주는 기사는 별로 찾기 어려웠다. 기껏해야 일본에서는 올림픽이후 스가를 포함해 총리가 4명 모두 사임했다는 정도의 기사만이 있었다. 그것도 앞의 2명의 경우는 성공한 총리가 정점에서 박수칠때 떠났다. 지지도가 떨어진 것은 하시모토 류타로와 스가 정도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스가가 자민당내에서 킹메이커로 남기 위해서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자민당내 권력투쟁은 설명해주지만 왜 스가의 인기가 떨어지는 가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는 기사를 찾지 모했다.
스가는 어려운 여건이지만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코로나에 대한 대처는 솔직하게 말해 우리보다 훨씬 낫다. 백신 공급이나 백신맞은 비율을 우리를 상회한다. 문재인의 한국은 입으로 방정을 떨지만 스가의 일본은 행동으로 실천했다. 일본의 경제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미중 패권 경쟁의 와중에 일본은 영향력을 확대하고 실속을 챙겼다.
한국정부와 비교해보면 매우 성공적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스가에 대한 일본인들의 지지도가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이해하기 어렵지만, 하나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스가에게서 미래에 대한 비전을 보기 어렵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이 많지만 스가가 사임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인기가 떨어진 이유를 분명하게 설명하는 기사를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스가의 사임 뉴스를 들으면서 한국의 한계를 다시 느꼇다. 한국은 대통령제를 하다보니 아무리 정치를 잘못하더라도 정권이 바뀌지 않는다. 대통령의 권력이 너무 강하다보니 죽기 아니면 살기로 싸운다. 과거 군부통치시대나 양김시대에는 대통령이라는 절대권력이 국가의 통합과 발전에 어느정도 긍정적이었지만 지금 문재인의 대통령제도는 절대악으로 변하고 있다. 절대권력은 절대악이라고 하더니 문재인의 대통령 권한은 절대악에 가까워지고 있다.
만일 한국이 일본과 같은 내각책임제를 하고 있다면 문재인 정권은 바뀌어도 여러번 바뀌었을 것이다. 바뀌어야할 권력이 남아 있으니 국정이 이상하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만일 한국이 내각책임제였다면 박근혜도 그런 정치적 격변을 겪지 않고 조용하게 권력이 바뀌었을 것이고 안정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안정을 보장한다는 대통령제가 오히려 분열과 대립을 조장하는 기제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한국의 현실이다. 오늘날 이런 상황을 보면서 김대중 대통령의 잘못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원래 김대중은 김종필과 DJP 연합으로 권력을 잡았다. 김종필은 평생 내각책임제를 주장했던 사람이다. 김종필을 내각책임제 도입을 조건으로 김대중과 손을 잡았다. 김대중은 김종필의 지원없이는 권력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각책임제 도입을 약속했다. 그러나 김대중은 김종필과의 약속을 저버렸다. 내각책임제를 도입하지 않은 것이다.
김대중이 김종필에게 한 정치적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은 그의 일생일대 가장 큰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약속했으면 지켜야 한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말아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김대중은 집권 후반기 실패할 수 밖에 없었다.
대통령제의 한국이 극단적인 분열과 진영논리로 멍드는 데, 일본은 스무스하게 권력이 교체되는 것을 보면서 일본이 한국보다 더 가능성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제도보다는 운영이 중요하다는 하나마나한 소리는 이제 신물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