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산문 언어의 온도

in #art7 years ago

"말과 글에는 나름의 온도가 있다."

저자 [이기주]는 활자 중독자를 자처하는, 세상 이야기를 엿듣고 기록하는 일을 즐기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면 주변에 같이 거대한 교통수단에 몸을 싣고 같은 방향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본인에게 의미가 있고 가치 있게 다가오는 것들을 메모하는 습관을 꽤나 오래 전부터 가져왔다.
그것들이 모여 활자로 변모하고 글이 되어 또 책이 되기까지 했다. [언어의 온도]이다.

그냥

모든 언어에는 각양각색의 온도가 담겨있다. 그리고 그 것은 활자 만으로는 표현되지 않는다.
상황에 맞게 또 상대에 맞춰져 다양한 온도를 담는다. 때로는 뜨겁게 때로는 서늘하게. "그냥"이라는 말이 대표적이다. 사전적으로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굳이 이유를 대지 않아도 충분히 소중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부모님에게 걸려온 전화에 "무슨 일이야?"라고 물어보면 "그냥"이라는 말이 돌아 온다. 별다른 이유 없이 자식이 보고 싶어서,
별다른 이유 없이 자식이 생각나서 전화를 하고 "그냥"이라고 표현한다.

단어의 어원, 그 속에서 느끼는 온도

어원을 따라가 언어의 숨겨진 의미를 되새기기도 한다. [언어의온도]는 무의식적으로 일상에서 쓰고 있는 어휘들의 어원을 살피고, 표면적인 의미를 넘어 단어에 감정을 불어 넣는 순간을 독자에게 제공한다.

[Sorry]는 [상처]를 뜻하는[sore]에서 유래했고,[sorry]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면 “널 아프게 해서 나도 아파”라는 의미가 스며 있는 듯 하다. 진짜 사과는 아픈 것이다. (언어의 온도 중)

현재가 각박하다고 얘기하지만 그 각박한 보통의 우리 일상에서 따뜻한 언어는 계속 피어 올라 우리에게 온기를 느끼게 해준다. 우리의 현재와 괴리가 느껴지는 상상과 공상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일상의 주제와 경험을 통해 지금의 따뜻함을 저자 <이기주>는 표현하고 있다.
특별하지 않지만 가만히 책장을 넘기며 내용을 음미하는 순간 평범한 글귀에 온도가 느껴지기 시작할 것이다.

[목차]

서문 당신의 언어 온도는 몇 도쯤 될까요

1부 말(言), 마음에 새기는 것

더 아픈 사람
말도 의술이 될 수 있을까/사랑은 변명하지 않는다/틈 그리고 튼튼함/말의 무덤, 언총(言塚)/그냥 한 번 걸어봤다/여전히 당신을 염려하오/당신은 5월을 닮았군요/목적지 없이 떠나는 여행/부재(不在)의 존재(存在)/
길가의 꽃/진짜 사과는 아프다/가짜와 진짜를 구별하는 법/우주만 한 사연/가장자리로 밀려나는 사람들/헤아림 위에 피는 위로라는 꽃/내가 아닌 우리를 위한 결혼/마모의 흔적/여행을 직업으로 삼은 녀석/노력을 강요하는 폭력/솔로 감기 취약론(脆弱論)/분주함의 갈래/희극과 비극/자신에게 어울리는 길/원래 그런 것과 그렇지 않은 것/한 해의 마지막 날/더 주지 못해 미안해/부모와 자식을 연결하는 끈/애지욕기생(愛之欲其生)

2부 글(文), 지지 않는 꽃

긁다, 글, 그리움/누군가에겐 전부인 사람/사랑이란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어머니를 심는 중/사람을 살찌우는 일/눈물은 눈에만 있는 게 아니다/대체할 수 없는 존재/대체할 수 없는 문장/라이팅은 리라이팅/내 안에 너 있다/행복한 사전/모두 숲으로 돌아갔다/딸에게 보내는 굿나잇 키스/둘만의 보물찾기/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시간의 공백 메우기/무지개다리/자세히 보면 다른 게 보여/지옥은 희망이 없는 곳/슬픔에게 무릎을 꿇다/오직 그 사람만 보이는 순간/사내가 바다로 뛰어드는 이유/빵을 먹는 관계/길을 잃어버린 사람들/활자 중독/경비 아저씨가 수첩을 쓰는 이유/침식과 퇴적/글 앞에서 쩔쩔맬 때면 나는/시작만큼 중요한 마무리

3부 행(行), 살아 있다는 증거

모자가 산책을 나선 까닭/바람도 둥지의 재료/이세돌이 증명하다/당신의 추억을 찾아드린 날/사랑은 종종 뒤에서 걷는다/분노를 대하는 방법
동그라미가 되고 싶었던 세모/지지향(紙之鄕), 종이의 고향/감정은 움직이는 거야/제주도가 알려준 것들/여행의 목적/어두운 밤을 받아들이지 마오/선을 긋는 일/그녀는 왜 찍었을까/여러 유형의 기억들/어른이 된다는 것/나이를 결정하는 요소/여행을 이끄는 사람/부드러운 것과 딱딱한 것/이름을 부르는 일/가능성의 동의어/하늘이 맑아지는 시기/계절의 틈새/계절이 보내온 편지/몸이 말을 걸었다/화향백리 인향만리/관찰은 곧 관심/나를 용서해야 하는 이유
타인의 불행/아름다운 걸 아름답다 느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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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읽어 봐야 겠습니다

꼭 한번 읽어보세요^^

ENG

Awesome.!!
So interesting..!!
Dear friend kb720k

You are welcome :)

"진짜사과는 아프다" 이말 진짜 아프네요

서점 오며가며 많이 봤는데,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더라구요. 에세이인가요? 저도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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