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조란 무엇인가?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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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란 무엇인가?

단일민족인 우리나라는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유산을 물려받아 현대에도 보기 드문 민족성과 역사의 토대위에 각 시대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문화유산 가운데 고유하게 발달해온 문학 장르인 시조를 빼놓을 수 없다.

최근에 나이 들어 시조에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 연마하는데 있어서 옛 성현들과 선비들이 즐겨 지어 창으로 부르던 시조가 얼마나 멋이 있는지 새삼스레 느껴보기도 한다.

애초에 젊은 나이에 눈을 떴더라면 혼신의 힘을 다해서 창작에 몰두하여 현대시조 작가로서 진면목을 보여주는 시조작가가 되지 않았나 싶다.

고시조나 현대시조나 창작 하는데 있어서 물 흘러가 듯 거침없이 3장 6구 12음보의 정형의 틀을 벗어나지 않고 조화 있게 화자가 나타내고자 하는 내용을 사물의 각 방면에서 조명 되어 나오는 여러 면을 감상하며 그림을 그리는 화가처럼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은유와 이미지로 담아내는 한수의 시조가 얼마나 멋진 문학 장르인지 감탄을 금하지 못할 때가 많다.

시조는 시의 한 갈레로 고려 말에서부터 조선 초기와 중기에 이르도록 발달해 오면서 3장 6구 12음보의 정형의 틀을 갖춘 평시조로 정립이 되었다.

일반 시는 한자로 詩지만 시조의 시자는 時로 쓴다. 이것은 작자가 살아오면서 자연에 담긴 서정과 삶의 애환이 담긴 내용을 시조 한수로 표현 하여 읊었기 때문에 당시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어서다.

문헌에 보면 시조는 時節歌調(시절가조)라고 하여 선비들은 물론 식객들과 정론을 논하는 식견 있는 지식인들 심지어 기방의 기생들까지도 한 수씩 읊었던 것이다.

고시조 가운데 대표적인 시대상을 반영해 주는 시조 한수를 살펴보자.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보자 한강수야

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하여라.

위의 시조는 병자호란 때 주전파였던 청음(김상헌)선생이 청나라 심양으로 세자와 대군과 같이 볼모로 끌려 갈 때 읊었던 시조이다.

급변하는 주변정세가 어수선하고 변란에 의해서 타국으로 가면서 서글프고 처량했던 심정을 엿 볼 수 있다.

시조의 정형의 틀은

초장: 3, 4, 3(4), 4.

중장: 3, 4, 3(4), 4.

종장: 3. 5, 4, 3(4). 이나 중장의 구와 음보가 엇나간 시조지만 시대상을 잘 보여주는 작품으로 볼 수 있다.

타인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자기의 작품을 퇴고의 퇴고를 하는 것과 같이 퇴고해 보는 것도 시작에 큰 도움이 된다.

위의 시조에서 중장을 퇴고해 본다면 “조국의 정든 땅을 떠나고자 하지마는“ 종장을 ”시절이 어수선하니 올지 말지 하구나.“ 이렇게 표현해도 괜찮을 것 같다.

다음 필자가 시작한 시조 한편을 감상해 보자.

戀情(연정)

저 하늘 빛나는 별 나에게 다가와서

마음에 연정만이 싹트게 하였으니

뭇별로 다시 태어나 밝은 빛을 내리라.

연정의 내 마음은 별처럼 빛나는데

영롱한 별빛에도 애정이 있었으니

하늘에 빛나는 별은 더욱 빛을 내리라.

사랑이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기도 하고 고귀하고 성스럽기도 하지만 때로는 유치하고 더럽게 보여 지기도 한다.

위의 시조는 두수의 연시조이면서 평시조이다.

첫 수는 필자가 독신으로 살면서 결혼을 전제로 만나본 여자들도 좀 있었지만 근래에 만나본 여자가 있었는데 마음에는 연정이 남아 있어서 읊은 것이다.

연정이란 한자 낱말 그 뜻대로 보고 싶은 그리운 것이 아니겠는가? 만나던 여자를 하늘의 별로 비유하여 나에게 다가왔다는 것이고 그래서, 내 마음에는 그녀를 사모하는 정이 생겼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러니, 나는 뭇별(초신성)로 다시 태어나 밝은 빛을 비추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사랑에 눈을 뜨게 되어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해 보겠다는 것이다. 아! 이 얼마나 멋지게 읊은 노래인가?

둘째 수는 그녀를 사모하고 그리워하는 내 마음은 이미 빛나는 별처럼 빛나는데 빛을 내는 별과 같은 내 마음은 애초에는 애정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다시 태어난 별처럼 더욱 빛을 내겠다는 것이다.

사랑이란 남녀가 만나서 서로 정을 나누는 게 아닌가? 이 얼마나 고귀한 아름다움인가?

또 필자의 한편의 시조를 감상해 보자.

대포 집 문간방

술 통자 먹통에다 대포 집 사랑방은

병 나팔 불어대는 건달들 주정뱅이

나약한 아녀자들은 서방님들 걱정뿐

니나노 닐리리야 주안상 한잔 술에

젓가락 장단 맞춰 인생을 노래하며

대포 집 문간방에서 한량들이 논다네.

위의 시조도 두수로 된 시조 한 편이다.

필자가 어릴 때의 시절의 농촌의 농한기 때 동네 남정네들의 행태와 민심을 해학적이고 풍자적으로 거침없이 써 내려간 시조이다.

날마다 동네 주점의 사랑에서 일어나는 풍경을 글로 그렸으니 당시의 어수룩했던 농촌을 만나 볼 수 있는 것이다.

더 이상 해설을 안 해도 당시의 시대상을 엿 볼 수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필자의 또 한편의 시조를 살펴보기로 하자.

가분수 돌대가리

가분수 머리통은 무거운 돌대가리

미련만 부린다고 무엇이 달라지나

종국에 파산되어서 부도처리 되었다.

가압류 빚더미에 홀라당 넘어가서

근로자 체불임금 정부에 떠맡기니

실직에 근로자들만 하늘보고 울었다.

위의 시조는 사업을 경영하는 사업주들이 분수에 맞지 않게 사업을 확장하다 보니 머리통만 커서 그 무게를 감당치 못하여 결국에는 파산되어 근로자들만 난처하게 되었다는 것을 시조로 읊은 것이다.

이 시조도 시대상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고시조는 단수로 많이 쓰여 졌지만 현대에는 연이어 여러 수로 쓰여 지는 연 시조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각 수마다 따로 따로 떼어 놓고 볼 때에는 단시조로써의 손색이 없는 작품이라야 한다.

훌륭하고 고귀한 문학 장르인 시조를 더욱 사랑하고 애독하는 것을 권장하는 뜻으로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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