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부터 방탄까지…게임사 '새길찾기' 분주
[넷마블, BTS 소속사에 2014억 투자…성장둔화·규제에 AI·블록체인 등으로 게임사 영역확장]
게임사들이 게임 밖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게임시장 안팎의 불안요인이 큰 데다 IT업계 신사업이 부상하면서 AI(인공지능), 블록체인,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非게임' 신사업 뛰어드는 게임사= 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 4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2014억원을 투자, 지분율 25.71%를 확보했다. 빅히트엔터는 글로벌 스타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다. 넷마블과 빅히트엔터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다양한 공동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넷마블이 개발 중인 BTS 영상, 화보 기반 실사형 시네마틱 게임 'BTS 월드'처럼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융합 시도에 나설 전망이다.
넷마블이 2014억원을 투자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보이그룹 '방탄소년단'.
넷마블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경영구조도 바꿨다. 기존 권영식 대표와 함께 넷마블을 이끌 박성훈 신임 대표를 영입했다. 박 대표는 CJ 미래전략실 부사장, 카카오 CSO(최고전략책임자), 로엔엔테테인먼트(현 카카오M) 대표 등을 지낸 투자 전문가. 신사업 전략을 짜고 M&A(인수합병), 투자 등을 총괄하면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임무를 맡았다. 앞서 넷마블은 AI, VR·AR(가상·증강현실), 블록체인, 음원·영화·애니메이션 등 내용을 사업목적에 추가, 영역 확장 의지를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AI를 차기 신사업으로 정하고, 대대적인 원천기술 R&D(연구개발)를 진행 중이다. 김택진 대표 직속으로 운영되는 AI 센터와 NLP(Natural Language Processing·자연어 처리)센터 연구인력이 100여명에 달한다. 엔씨는 AI 원천기술을 확보해 게임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 접목하겠다는 목표다. 이달 중 AI 기술로 만든 야구 콘텐츠 앱 '페이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블록체인 분야에 뛰어드는 게임사도 늘어나고 있다. 한빛소프트, 액토즈소프트, 넵튠, 엠게임, 와이디온라인 등이 블록체인과 게임 연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9월 넥슨 지주사 엔엑스씨가 가상통화 거래사이트 코빗을 인수하면서 업계에서는 넥슨이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넥슨과 코빗의 협업을 통한 블록체인 사업 진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장둔화·규제에 발목…'新IT'로 활로 모색= 게임사들의 발빠른 신사업 진출은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모바일 게임시장 급성장에 제동이 걸렸고, 규제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7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2015년 3조4844억원, 2016년 4조3301억원, 2017년 4조8800억원(추정치)으로 연 10~20%대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여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성장률이 10% 아래로 떨어지고 2020년부터는 정체기에 들어설 전망이다.
게임 규제 압박과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중독 질병코드 등재 시도 등도 업계 불안감을 키운다.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 폐지 논의는 제자리 걸음이고,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는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WHO는 오는 5월 열리는 국제질병분류기호 개정(ICD-11)에서 '게임장애'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질병코드 등록이 이뤄지면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퍼지는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은 이제 게임 이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AI, 블록체인 등 새로운 IT기술과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게임과 융합하기 쉽고 기존 개발역량을 기반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도 있어 관련 투자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