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자> : 이대로 내버려두시겠습니까?

in #aaa2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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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0일 새벽, 토우토 신문사에 한 통의 팩스가 전달된다. 맨 앞 장에 눈이 검게 칠해진 양 그림이 그려져 있는 팩스의 내용은 ‘신규 대학 설립 계획서’이다. 그것은 정부가 대학을 문부과학성이 아니라 내각을 중심으로 세울 것이라는 것. 그리고 그 학교의 경영은 민간기업에 위탁하며 그 민간기업이라는 곳은 총리와 가장 가까운 기업일 것이라는 내용의 비리를 폭로하는 제보였다. ‘어쩌면 정권이 뒤집힐지도 모르는’ 제보. 가짜 뉴스가 판을 치는 사회에서 유일하게 진실을 좇는 기자 ‘요시오카’(심은경)는 이 제보를 더 취재해 기사화하기로 한다. 그녀는 이 무명의 제보가 전하려는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 한 발을 내딛었다.

긴자의 내각정보부에서는 ‘스기하라’(마츠자카 토리)가 거짓 뉴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외무부에서 발령이 난 그는 자신이 하는 일들이 도를 넘는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정치인의 뒤를 캐 스캔들을 만들고, 민간인을 사찰해 신상을 퍼뜨려 여론을 뒤집는 일들을 실행에 옮길 때면 이것이 정말 국가를 위한 일인지에 대한 고민에 빠지곤 한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 딸아이를 임신한 아내와 만날 때면 내각정보부에서의 고뇌 따위는 잊고 가족이 주는 안락함 그리고 가정을 이끌어야 한다는 가장의 책임감이 그를 단단하게 붙든다.

서로 진실과 거짓, 극과 극에 서있는 요시오카와 스기하라는 ‘칸자키’(다카하시 카즈야)의 죽음으로 교집합을 갖게 된다. 요시오카는 ‘신규 대학 설립 계획서’의 출처를 쫓다보니 다다른 인물이 칸자키였고, 스기하라는 외무부 시절 자신의 상사가 칸자키였다. 그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스기하라는 어느 날, 칸자키에게서 전화 한 통을 받게 된다. “우리는 대체 무엇을 지켜온 걸까?” 라는 말 한마디를 남긴 채 자살해버린 칸자키. 스기하라 또한 그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품으면서 요시오카와 우연히, 하지만 필연적으로 만나게 된다.

영화 <신문기자>는 현대에 만연한 가짜 뉴스, 여론 조작, 민간 사찰을 소재로 한다. 게다가 영화에 소개되는 사학비리, 공무원 자살 등과 같은 사건들은 실제 아베 정권 내에서 있었던 사건들을 모티브로 엮어 내었다. 영화는 이렇게 ‘현재’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보는 이의 거짓들에 의해 무뎌진 감각들을 환기 시킨다. 또한 ‘아버지-딸’의 관계를 반복하면서 다음 세대에 짐이 되지 않기 위한 선택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도 함께 던진다.

요시오카는 아버지가 남긴 “누구보다도 스스로를 의심하라”라는 말을 신조로 기자생활을 하고 있다. 그녀는 진실 앞에서, 기사 앞에서는 누구보다도 정결하다. 이는 매번 업무를 보기 전 강박적이다시피 손세정제로 손을 닦는 그녀의 습관에서도 보인다. 진실이든 거짓이든 우리는 그 날 것을 바라봤을 때, 순간 이성을 잃기 쉽다. 쉽게 감정적으로 달려들기 십상이다. 하지만 요시오카는 마치 수술대 앞에 선 의사처럼 냉정을 잃지 않는다. 스스로를 의심하며 한 발짝씩 조심스럽게 진실을 찾고 그것을 집도하듯 기사로 써내려가는 그녀의 모습은 저널리즘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진실을 위해 누구보다도 분투하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데 있어서는 그 누구보다 차갑고 전략적이어야 하는 사람. 그리고 언제나 스스로에게 먼저 질문을 던지는 사람. 그것이 저널리스트의 자세라고 영화는 말한다.

극 중에서 요시오카는 반박기사로 요시오카의 기사를 오보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내각 정보부의 협박을 받고 기사화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선배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이걸 그냥 내버려둬도 되겠습니까?” 그녀의 외침은 영화 밖 관객들에게까지 닿아 경종을 울린다. 영화의 마지막, 묵음 처리 된 스기하라의 입모양을 보고서 더 큰 진실을 마주한 듯 놀라는 요시오카의 모습에서, 그들의 캐낸 진실이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그렇게 거짓 하나가 바로 잡히는 순간 수많은 진실들이 꼬리를 물며 밝혀질 것이다. 그렇게 영화는 다시 한 번 묻는다. 당신이 보고 외면하고 때로는 감정적으로 소비하면서 넘겼던 거짓들, 그것들을 그냥 그대로 내버려둘 것이냐고, 이제는 진실을 바라보지 않겠느냐고.

https://brunch.co.kr/@dlawhdgk1205/195

영화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611257?language=en-US)
별점: (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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