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반도 / 연상호, 2020

in #aaa4 years ago (edited)

요샌 인류가 멸망할 수준의 재난을 다룬 영화를 아포칼립스 Apocalypse라고 부르는군요. 이른바 성경의 "요한계시록 혹은 묵시록 Revelation"이라고 불리는 이름에서 따온 명칭인데요. "천지창조"는 나쁘지 않았으나 신이 만든 세상의 파괴는 인간들이 주역이죠. 공은 신께서 가져가시고, 멸망에 대한 책임은 우리에게 떠넘기기 있기, 없기?

물론 터미네이터에서 '알비백'이란 유명한 대사처럼 이 요한계시록도 마지막에 당시 '커밍순'을 외치면서 마무리되긴 하지만, 아 그러고 보니 터미네이터도 뭔가 끝장내기란 느낌이 드는 단어이기도 하군요. 뭔가 종말론이 깊이 반영된 장르랄까요.

반도란 영화는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입니다. 사실 소재는 좀비지만 제가 감상을 마친 직후 드는 느낌은 보통의 좀비물들이 좀비들로부터 살아남은 사람들이 안도감을 갖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인간들의 좀비성에 훨씬 포커스를 맞추고 있죠. 그래서 이 영화가 부산행의 속편이라기 보다는 인간군상의 계급체제를 보여주는 설국열차같은 영화에 훨씬 가까웠어요. 거기에 마치 고지전의 장면을 보는 것 같은 전투씬(?) 그리고 자동차 액션은 마치 분노의 질주 시리즈인 것 같은, 포커스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 같지만, 각각의 포커스가 모두 높은 완성도와 몰입감을 주는 영화였습니다.

특히 저는 이 감독의 영화 네이밍이 참 간단하면서도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드는게 전작 부산역처럼 이번엔 한계를 넓혀서 부산역 사건이후 4년간 한국전체에 퍼진 좀비로 한국이란 나라가 세계로부터 고립되었고 그래서 외부에서는 때로 코리아가 아닌 대명사 반도로 불린다는 것인것 같습니다. 부산역의 프리퀄 애니메이션 서울역도 이렇게 장소를 딱 집어서 이름짓기가 뭔가 묘한느낌을 주는데 저만 그런걸 느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담이지만, 서울역 애니메이션도 파괴되어버린 도시 서울역 근처에서 딸과 그녀에게 끊임없이 폭력을 가하는 양아버지란 관계를 배경에 깔고 짧은 이야기를 풀어나가더군요. 이제 연상호 감독의 이름짓기의 시리즈, 집으로란 애니메이션은 이름을 통해서 보면 이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 될 것 같은데 빨리 보고싶어지는군요.

순수한 좀비물을 기대했다면 좀 아쉬운 작품일 수도 있겠습니다. 이상에서 제가 느낀 것들처럼 생존자들의 서사에 거의 요소가 맞춰져 있거든요. 하지만 액션도 있고, 우리 인간들이 가진 근원적인 동물성도 제3자입장에서 관람하며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추천합니다. 특히 저는 4DX관에서 봤는데 확실히 느낌이 다릅니다. 즐거운 주말들 되세요.

반도

Penninsula
연상호
2010

영화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581392?language=en-US)
별점: (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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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인간들의 좀비성에 훨씬 포커스를 맞추고 있죠

좀비가 존재하는건 아니지만... 인간만큼 무서운(?) 존재도 없죠!

편안한 일요일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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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거 보고 싶던 중이에요. 이 글 읽고 4D관에서 보고 싶어졌다가, 무서울 것 같아서 그냥 2D..ㅋㅋ

코로나 무서워서 극장을 못가고 있는 졸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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