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자란 어른들의 성장 여행, 다즐링 주식회사 [The Darjeeling Limited]

in #aaa5 years ago (edited)

다즐링 주식회사 (2007)

The Darjeeling Limited

코미디
미국
2007.12.13 개봉
104분, 15세이상관람가
(감독) 웨스 앤더슨
(주연) 애드리언 브로디, 오웬 윌슨, 제이슨 슈왈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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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장례식 이후 1년동안 단 한번도 만난 적 없고 얘기조차 한 적 없는 삼형제가 인도에서 뭉쳤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 그리고 엄마를 찾아 긴 여행을 하려고 한다.

그런데 방문할 영적인 장소 등 매일의 일정을 조수가 계획해주고 짐꾼의 도움이 없인 들고 다니기 힘들 것 같은 몸집만큼이나 큰 명품 여행가방 세트를 바리바리 끌고 다니는 삼형제의 모습이 왠지 인도여행과는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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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1년만에 만났다는 3형제가 형제가 맞나 의심이 들 정도로 성격도 외모도 각각, 서로의 삶에 대해서도 아는 것도, 관심도 없어 보이고 여행하는 내내 아무것도 아닌 일로 걸핏하면 어린애들처럼 유치하게 말다툼을 한다.

아빠 썬글라스는 우리 세 명에게 공통으로 남겨진 유산인데 왜 우리 동의도 없이 너 혼자 쓰고 있는거야? 라든가

왜 먼저 물어보지도 않고 내 벨트를 니가 매고 있는건데?

너 말할 때 침 튀었잖아, 좀 멀리 떨어져 앉을래?

적어도 30대 이상으로 보이는 남자 어른들인데 하는 행동은 마치 온실 속에서 자란 철없는 어린 도련님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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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삼형제의 기차여행이 더구나 인도에서의 여행이 계획대로 잘 진행될 리가 없다. (실제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선로가 있는데도 기차가 길을 잃어버리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고가의 구두를 닦으려고 벗었다가 구두닦이 소년이 한 짝을 들고 튀어버리기도 하고 기차에서 소란을 피워 결국 탑승거부 당하고 쫓겨나고 급류에 휩쓸리는 소년을 구하기위해 강물에 뛰어들기도 하는 등 수 많은 사건 사고 끝에 드디어 엄마를 만났지만….


간단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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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악한 것은 아니지만 그저 철이 없어서 자기중심적이고 어벙해 보이기도 하는 철부지 어른들의 좌충우돌 여행기가 피식피식 웃음을 자아내고 경쾌하게 흐르는 음악과 더불어 내내 유쾌하기까지 하다. 빵빵 터지는 유머를 기대한다면 실망하겠지만 꼬집어 설명하기 어려운 감독만의 독특한 유머코드 덕에 깨알 재미가 있다고 해야하나

그들이 인도로 여행을 떠난 이유는 명목상은 아빠 장례식에 나타나지 않은 엄마를 찾아가 아빠의 사망소식을 알려주기 위해서라지만 실은 각자의 삶에서 직면한 문제에 대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우유부단한 상태에서 어린아이가 엄마를 찾듯 돌아가신 아빠 대신 의지할 진짜 어른이 필요하기 때문인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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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영혼을 찾아 떠난다는 인도로의 여행에서 이들이 고생 끝에 얻은 것은 형제애, 그리고 자신들이 직면한 문제에 마침내 스스로 대처할 수 있게 된 ‘어른스러움’ 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볼 때 꼭 인도로의 여행이 아니라도 여행을 통해 얻는 것은 이와 비슷한 내적 성장 혹은 자아를 마주하는 과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 영화가 더욱 공감이 되기도 했다.


대칭구도와 동화적인 색감의 영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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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즐링 주식회사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로 잘 알려진 웨스 앤더슨 감독의 초기 작품 중 하나이다. 스토리를 떠나서라도 거의 완벽한 대칭구도와 컬러조합으로 장면장면 감각적인 영상을 만들어내는 웨스 엔더슨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만으로 일단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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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경우 화려한 원색의 컬러조합에 대칭구도가 완벽한 화면구성이었다면 다즐링 주식회사는 그보다 훨씬 전에 만들어져서 인지 빈티지 느낌의 파스텔 색상의 조합과 화면구도가 조금은 엉성한 듯 보이면서도 오히려 여유가 느껴지기도 하고 인도풍의 색감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듯 해 개인적으론 더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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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여행을 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왠지 인도에 대해 환상만 갖고 있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예쁘게만 그려진 듯도 하다. 훌륭한 비쥬얼 때문에 개인적으론 지극히 만족스럽지만 진짜 인도를 잘 아는 사람들에겐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인도가 다소 피상적이라는 점이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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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제목인 다즐링 주식회사는 인도에서 실제로 운행되는 열차의 이름이라고 한다

다즐링 주식회사란?
인도 철도청 IRCTC 의 열차명.
인도철도청은 전 세계의 수많은 철도청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곳으로 마하 파리니르반 성지 열차를 시작으로 페리퀸 증기열차, 다즐링, 시킴, 우티 등지의 고산 증기열차 그리고 사막투어, 궁전여행, 힌두성지 ,남인도 여행 등 70여개에 달하는 전세 열차 여행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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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재밌는 사실은 이 영화를 찍는 내내 감독은 촬영 현장에서 하얀 수트를 입고 있었다고 한다. 천재라서 그런 건지 여러 가지로 독특한 사람인 듯 하다

혹시라도 이 감독의 화면연출의 특징이 궁금하시면 동영상 클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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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u curate

앗"",인도다...다르질링 추운 동네인데 ㅎㅎ

이 영화 땡기는데요^^

감사합니다~ ^^
인도여행은 좀 겁나는데 다즐링은 가보고 싶더라구요
영화는 혹시 웨스 앤더슨 스타일을 좋아하시면 추천드립니다 ^^

'어쩌다보니 어른'이 된 주인공들이
펼치는 모습들이 글을 통해서 상상을 하니
절로 모르게 피식거리게 되네요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감독의 스타일을 좋아해서 개인적으로 재밌게 봤습니다~ ^^

'어른스러움' 이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중에 하나네요. ^^

말씀 듣고보니 정말 평생 노력해야 할 부분같아요 ^^

아 그랜드 부다페스트호텔 감독이었군요ㅎㅎ
포스터만 봐도 색감이나 영상미가 좋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ㅎ

그런데 포스터의 장면은 영화엔 안나오더라구요 ㅎㅎ
감사합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

인도 배경인 영화 즣아하는데 봐야겠어요.^^ 마지막 흰색 수트입은 사람이 감독이군요 즐거워보이네요.ㅎㅎ

인도배경의 영화를 좋아하시는군요~
인도를 안가봤지만 예쁘게만 그려진것 같기도 하더라구요 ^^
감사합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

인도 영화네요.
뭔가 재미있을 듯

이벤트 참여 고맙습니다~~^^

빵 터지진 않지만 엉성하게 뭔가 웃긴다고 해야할까요 ㅎㅎ 저는 재밌게 봤습니다~
이벤트 감사합니다~ ^^

제목이 왜 다즐링 주식회사인지 궁금했는데, 열차의 이름이군요.
머리에 붕대 감고 다니는 배우는 '미드나잇 인 파리'와 '원더'에 나왔던 배우 같아요.
인도는 만만히 볼만한 여행지가 아니라고 알고 있는데..ㅋㅋ

아~ 낯이 익다 했더니 '미드나잇 인 파리'에 나온 배우 맞네요~
원더는 아직 못봤구요 ^^
그러게요 명품가방 세트를 끌고 다니는데 뭔가 어설프더라구요 ㅎㅎ

이 감독 영화는 못 봤는데, 동영상을 보니 대충 알듯 말듯 합니다.
자기 중심적이군요. ^^

이벤트 참여 감사합니다.
어제 밤에 사이트들이 많이 버벅여서 보팅이 늦었습니다..

동영상도 보셨군요~ ^^
그 스타일로 나름 유명해졌다고 하네요 ㅎㅎ
늦게라도 와주신것만으로 감사합니다
행복한 휴일 되시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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