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 나의 인생 영화 <허브>

in #aaa5 years ago (edited)

영화리뷰 | 나의 인생 영화 <허브>

리뷰면 또 제 전문인 듯 싶지만... 저는 책리뷰를 천 개쯤 쓴 책 파워블로거입니다.
그런데,,, 트리플A(이하 트플)에 책리뷰는 빠져 있더군요.
그래서 전문 분야인 책을 제외하고, 그 다음으로 자신있는건 역시나 영화. ㅎㅎㅎㅎㅎ
제가 영화 리뷰는 처음으로 써본다는 것만 제외하면 썩 괜찮은 선택입니다. ㅎㅎㅎ
여태 그 많은 글을 쓰면서, 왜 영화리뷰를 안 썼나,,, 생각해보니...
으흐흣...
트플에서 열심히 쓰라고 안 쓴 거더군요. 아핫!!!


첫 영화리뷰라면,,, 당연히 '인생영화'를 써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모두들 인생영화 하나쯤은 있으시죠?
저는 <허브>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엽기적인 그녀> <미녀는 괴로워>
흠... 써놓고 보니... 모두 로맨스군요. ㅎㅎㅎㅎㅎ
뭐,,, 성격이니 어쩔수 없습니다. ^^
이 인생영화들 중에서 저는 <허브>를 1번을 선택했습니다.
제가 100번 쯤 본 영화이기도 하고
지금이야 제가 치매가 와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한때는 대사도 다 외웠을 정도로 좋아했던 영화니까요.

줄거리는 너~~무 단순해서 딱히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2007년에 개봉한 영화라서 13년이나 된 영화이기도 하고요.
게다가 딱히 명장면도 없고 명대사도 없습니다.
어마어마한 감동이 있는 것도 아닌데다가,
배꼽빠지게 웃긴 것도 아니고, 눈물 쏟을 만큼 감동적인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왜 이 영화를 100번이나 봤을까요?
네??? 듣보잡 영화니까 줄거리부터 내놓으라고요?
아핫,,, 죄송합니다. ㅋㅋㅋㅋㅋ

주연으로는 강혜정 배종옥 정경호가 나옵니다.

여기서 강혜정은 지적장애 3급으로, 몸은 스무살이지만 지능은 7살인 귀엽고 이쁜(설마...) 여자입니다.
제가 웰컴투 동막골 보고 강혜정을 좋아하게 됐는데요,,,
사실 이 영화는 강혜정 얼굴 보려고 봤습니다.
아구아구 이뻐라.
이때만 해도 예뻤는데,,, 얼굴이 갸름해지면서 못생겨졌습니다. 쳇! (개인 취향입니다. ㅋㅋㅋ)

정경호는 경찰로 나오는데요, 의무경찰입니다.
까칠하고 버릇도 없고 여자를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흠... 나도 여자 좋아하는데. ㅎㅎㅎ
남자가 여자 좋아해야 정상 아닌가??? 는 농담입니다. ㅎㅎㅎ
강혜정을 보고 한눈에 반하는 놈입니다.

배종옥은 강혜정의 엄마로 나옵니다.
왜 배종옥 사진에 강혜정이 있는지는 제맘입니다.
배종옥은 남편 없이 홀로 지적장애 3급인 딸을 키웠는데요,
정말 엄마의 힘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스무살이 된 강혜정에게 한 남자가 나타납니다.
저 나하는 아니고요,,, 아~~~ 나였어야 했는데... ㅠㅠ
남주 정경호가 나타납니다.
아니다, 정경호에게 강혜정이 나타나죠.
둘은 서로 첫눈에 반합니다.
외모만 보고 반할 정도의 미남(?) 미녀인 둘은 조금씩 서툰 사랑을 시작하는데요,,,

능숙하게 전화번호를 따고

데이트도 합니다.

그런데... 여주가 지적장애라는 걸 남주가 알게 됩니다.
여주가 말이 조금 어눌하긴 했는데요,,, 외국에서 살다 온 걸로 여주 친구가 거짓말을 해놨거든요.
그런데... 그런데... 거짓말이라는 걸 들키고 말고... ㅠㅠ
외국에서 살다 와서 한국말이 조금 서툰 줄 알았던 남주는 그날로 연락을 끊어버립니다.

아~~~ 어쩜 좋아요.
우리 여주... ㅠㅠ 불쌍해서 어떡해. ㅠㅠ
여주는 남주를 찾아가지만, 남주는 꺼지라고 합니다. 개새끼.

여기까지... 꽉 찼으면 좋겠어.. 여기가 다 없어진 것 같아서....

여주는 마음이 너무 아파서... 밥을 꾸역꾸역 집어 넣으며 웁니다.
마음이 다 없어진 것 같다며. ㅠㅠ

그런데...
그런데...
ㅠㅠ
왜 슬픈 일은 겹치는 걸까요.
왜 슬픈 일은 슬픈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걸까요.

여주의 엄마가 암선고를 받습니다.
ㅠㅠ
시한부 인생의 엄마.
일곱살의 지능인 스무살 딸을 두고 떠나야 하는 엄마.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아내는 가끔 제게 이런 말을 합니다.
'내 소원은 평생 민준이 옆에 있다가 민준이보다 하루 뒤에 죽는 거야.'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민준이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입니다.
여섯 살이지만 아직 말을 못하고 혼자서 할 줄 아는 것도 별로 없습니다.
아들보다 하루만 더 오래 살아야 한다는 아내의 말을 들으며 정말이지 펑펑 울었습니다.
아들 옆에 붙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일을 할 수 없는 아내 대신 돈을 벌어야 하는 저도 아들보다는 하루만이라도 더 살고 싶어졌습니다.
엄마 없으면 얼마나 구박받을까. 엄마 없이 누가 돌봐줄까. 아빠 없이 누가 그 많은 치료비를 벌어다줄까.

세상의 모든 장애아동을 둔 부모의 소원이라고 합니다.
'내 자식보다 하루만 더 살게 해주세요.'


그런 자식을 두고 떠나야 하는 배종옥.
몸은 스무살이지만 지능은 일곱살인 강혜정을 두고 하늘나라로 가야하는 엄마.

제가 이 영화를 100번 볼 때는 물론 아내를 만나기 전이기 때문에,,,
이 영화가 나중에 이런 의미로 다가올 줄은 몰랐습니다.
그럼... 이 밋밋한 영화를 왜 100번이나 봤을까.
저는 생각해봤습니다. 왜지?

생각해보니, 제가 이때쯤 일본 드라마 <1리터의 눈물>을 보고 우울증에 걸렸을 때였지 싶습니다.
1리터의 눈물을 보면서 울고 울고 너무 울어서 삶이 불가능할 정도의 우울증에 시달렸지요.
그러다가 이 영화를 봤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희망을 봤습니다.
주인공이 죽으며 끝나는 1리터의 눈물과는 다르게, 이 영화 허브에선 희망을 주고 끝나거든요.

엄마가 하늘나라로 간 후, 여주는 혼자서 잘 살아갑니다.
그리고 응원하는 남주의 장면이 나오며 희망의 메세지를 주며 끝나는 영화.
저는 이 영화를 보며 아이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만약, 아이가 죽지 않았다면... 난 몸이 불편한 아이 곁에 평생 있을 수 있었을까?

몸을 움직이지 못해 누워 있어야만 하는 아이 곁에 평생 함께할 수 있었을까?
여주가 정신지체 장애라는 걸 알고 돌변한 남주처럼, 나도 그랬을까?
하지만 저는 1리터의 눈물을 본 직후라서 그저 이런 생각만 했습니다.

'살아만 있어줘도 좋을 텐데. 그냥 누워만 있어줘도 좋을 텐데. 숨만 쉬고 있어줘도 좋을 텐데.'

아이가 많이 보고 싶었습니다. 아이가 많이 그리웠습니다.

"오빠, 나랑 약속 하나 해줘."

"응? 뭔데?"

"만약에, 만약에 말이야, 내가 먼저 죽으면 오빠 절대 결혼하지 말고 혼자 살아줘."

"야, 그런게 어딨어. 네가 왜 죽어?"

"치. 약속해줘. 나도 약속할게. 오빠가 먼저 죽으면 나 결혼 안 하고 혼자 살 거야. 응? 약속해줘. 응?"

"그래. 약속할게. 너 말고는 아무하고도 사랑하지 않을게. 너랑만 결혼할 거고, 네가 죽으면 혼자 살 거라고."

아이가 윌슨씨 병이라는 판정을 받기 4년전에... 했던 약속.
고2 꼬꼬마 남자와 아직 어린 중3 여자아이가 했던 약속.

네. 공모전에 도전중인 제 소설 <또르륵 또르륵 통통>을 읽은 분이라면 눈치 채셨을 건데요,
소설 등장인물 중 미영이의 모델이 아이입니다.
제게 사랑과 이별을 모두 경험하게 해준 아이.

"엄마와 오빠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오빠를 선택할 거야."라며,
사귀는 거 반대했다고 가출했던 아이.
그 아이가 너무 보고싶었습니다.
그래서 1리터의 눈물을 보는 내내 울었고, 우울증에 걸려버린 저는,,,
허브를 보며 기운을 차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영화 허브는 제게 다시 일어날 힘을 줬어요.
살라고.
그래도 살라고.
살아내라고 말하는 여주의 속삭임이 엔딩과 함께 들렸거든요.

풋풋했던 첫키스의 기억. 그 기억을 가지고 살아내라는 속삭임.
그래서 지금까지 잘 살아왔나 봅니다.
산다는 건 그런 것 같아요.
죽을 만큼 아프고, 죽을 만큼 슬퍼도 살아지는 것.
그래서 삶은 '허브'가 아닐까 생각해요.
꽃도 없는데 향이 나는 허브.
저 작은 이파리에서 나는 향 같은 삶.

품에 안긴 작은 화분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릴 때마다 나는 허브향을 맡으며,,,
나의 인생 영화 <허브> 리뷰를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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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하단에 다음 두가지 항목 포함 필수 (미포함 시 차후 자체사이트에 반영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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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글을 잘쓰시는 분이라 확실히 AAA의 인싸가 되실듯^^

영화리뷰는 제 분야가 아니지만,,, 좋게 봐주셔서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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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브 저도 감명 깊게 봤던것같아요 가족 구성원들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그런영화였습니다.
여족입니다만 강혜정은 이때가 훨씬 매력적인 얼굴입니다ㅠ

강혜정은 이때가 가장 예뻤죠. ㅎㅎㅎ

줄거리만 봐도 꼭 봐야할 영화같습니다ㅠㅠ
저는 보는 내내 울거 같은데... 괜찮겠죠?

음... 보는 내내는 아닐 거고... 중간 지나면서부터? ㅎㅎㅎㅎㅎ

감사합니다.~! 정말 최고의 리뷰입니다!

부족한 글인데도 칭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허브. 영화 안 봐도 다 본 느낌이네요. ㅎㅎ

영화에 나오는 모든 배우들 덕분에 허브도 완성된것 아니겠습니까 ^^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바로 수정했어요. ^^

영화를 다시 본 듯 감동과 함께 뭉클하네요. ㅠ

좋게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

옛날 강혜정 얼굴이 더 이쁜거 같은데 ㅎㅎㅎ
지금은ㅠㅠ

너무 못생겨졌어요. ㅠㅠ

카카가 나하님 첫포스팅을 축복합니다.
눈물나는 글이라.카톡방에서 이야기해서
밤에 읽어보는 거로

오래된 영화라 싸게 보실 수 있어요.
잼나게 보세요. ^^

100번 보시다니 그 자체로만도 봐야겠네요. ^^

예전엔 영화 통째로 대사를 외웠는데,,, 이젠 치매가 와서... 다는 기억 못하지만...
그래도 100번이나 봐서 아직도 많이 기억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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