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본 영화 #3] 사회가 그를 광기로 내몰았다

in #aaa5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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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혼영을 했다. 오랜만 여운이 길게 남는 작품이었다. 길어지는 여운만큼이나 스토리, 배우, 연출, 음악 등 하나하나 곱씹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영화를 본지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다시 보고 싶다고 생각이 든다. 혹시나 놓친 내용이 없는지 자세히 들여다 보고 싶다. 혹시나 내가 느낀 감정이, 내가 내린 결론이 변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해 보고 싶다. 솔직히 내가 내린 결론은 "사회가 그를 광기로 내몰았다."지만 확신할 수 없다. 마치 '알이 먼저냐 새가 먼저냐' 하는 되돌이표처럼 정말로 사회가 그를 광기로 내몰았는지, 아니면 그의 광기가 사회를 물들인건지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광기로 물든 사람이나 사회는 그야말로 원초적인 혼란과 폭력 속에서 병들어 간다는 것이다. 자의식이나 죄책감 없이 악에 수렴해 간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이해하게 된다. 연민을 느끼고 옹호하게 된다. 분명 잘못된 범죄를 저지르고 있지만 "그래도 괜찮아!"라고 내 무의식이 아우성 친다. 종국에는 정당성까지 부여하게 된다. 나 역시 그와 동일시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조금 두려워 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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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리뷰를 적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줄거리를 빼더라도 스포가 될 가능성이 높은 떡밥들이 많기 때문에 자칫 내 포스팅이 이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몇 분 보지 않겠지만 ㅎㅎ). 그래서 짧게 요약하면서 리뷰를 정리하고자 한다.

  1. 뉴스
    영화 시작부터 흘러나오는 뉴스는 귀를 쫑긋 세우고 들을 필요가 있다. 개인적인 소견으로 중간중간 나오는 뉴스의 내용이 이 작품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 이름
    주인공 조커는 세 가지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아서, 해피, 조커. 나는 이 이름들이 정체성의 혼란에서 확립의 과정으로 보았다. 결국 주인공이 선택한 이름인 조커 그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3. 나는 춤에 대해서 개뿔도 모른다. 다만 조커의 춤을 통해 어느 대화나 표정보다도 강렬하게 전해지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4. 대립
    쓰레기 Vs 청소부
    빈민 Vs 부자
    분노 Vs 행복
    슈퍼 쥐 Vs 슈퍼 고양이
    조커 Vs ?
    이 작품은 끊임없는 선과 악의 대립을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어느 것이 절대 선이고 악인지 판단하지 않는 것. 선택은 결국 우리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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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여담.
영화 조커를 보고난 후 어딜가나 조커만 보였다. 마치 칼 융이 말하는 동시성현상처럼 내가 의도하던 의도하지 않던 어느 곳에나 존재했다. 영화를 보고 나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촌동생이 직접 만들었다며 석고방향제 사진을 보내주기도 하고(저작권 때문에 판매할 수는 없는 사실이 안타깝다 ㅠㅠ 나중에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해서 갠소 해야지!!) 단톡방에 조커 때문에 CHAD(외모나 재력이 뛰어난 남성을 의미)에 대한 혐오와 폭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조커는 단순한 영화를 뛰어 넘어 누군가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했고 누군가의 마음에 폭력성이라는 불씨를 지피기도 한다는 사실을 보면서 이 작품의 매력에 한 번 더 빠지게 되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추후에 영화를 한 번 더 보고 다시 리뷰를 남겨야겠다.


Movie URL: (https://www.themoviedb.org/movie/475557-joker?language=ko-KR)
Critic: (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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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보고 싶었는데, 제가 보면 왠지 감정이 힘들어 질 듯 하네요. ^^
저는 마블 영화가 나은가 봅니다.

영화가 조금 무겁긴 하더라구요 ㅎ
주말 잘 보냐세요 사과님~^^

조커를 이해해버렸군~ ㅎ
방향제 진짜 잘만들었당 와~ ㅎㅎ

조만간 내 차에도 갖다놔야지 ㅋㅋ

사촌동생이 만드셨다는 석고 방향제에는 허(her)에 나왔던 배우의 얼굴이 조금 있네요.ㅋㅋ

허는 아직 못봤는데 이번 기회에 봐야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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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고마워요 글로리 형님~^^

조커 아직 못보고 있는데 보고 나면 기생충을 봤을때처럼 한동안 혼란스러울 것 같은 느낌이네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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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쎈 영화입니다 ㅎㅎ

강력하군요. 흐음....

쓰고 싶은 말이 많지만 ㅎㅎ 다음에 한 번 더 보고 다시 써야겠어요~

석고방향제 퀄리티가 ㄷㄷㄷ

조만간 하나 얻어올 예정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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