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다리

고전적 전쟁영화의 극치...
기분이 꿀꿀한 일요일에 다시 보는 영화...
그간 수없이 많이 봤다. 허나 볼 때마다 새롭다...

실제보다 더 정교하게 구현하는 컴퓨터 그래픽 시대에 수천, 수만의 인력들이 동원되는 말 그대로 스펙터클한 아날로그의 영화들은 이제는 다시는 볼 수 없을 유품이다. 그러나 그래픽이 아닌 일일이 사람들의 힘으로 표출되는 거대한 스케일의 추억은 아련하다.

‘리처드 아텐보로’ 감독의 <머나먼 다리 (A Bridge Too Far, 1977)>는 그런 전쟁영화다. 작품성을 따지기도 그렇고, 흥행에도 실패했지만 출연배우들의 면면이나 영화의 규모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엄청났다.

<머나먼 다리>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초호화 캐스팅이다. 더크 보가트, 제임스 칸, 마이클 케인, 숀 코네리, 진 핵크만, 안소니 홉킨스, 로버트 레드포드, 마이클 케인, 로렌스 올리비에, 리브 울만, 라이언 오닐, 맥시밀리안 쉘, 에드워드 폭스, 엘리어트 굴드, 하디 크루거, 볼프강 프라이스 등등 당대를 대표하는 영국, 미국, 독일의 기라성같은 배우들 등이 총망라됐다. 이런 초호화 라인업을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건 앞으로도 전무후무한 일일 것이다.

거기에다 미군, 영국군, 네덜란드 군, 덴마크 군, 독일연방군 등의 인력과 장비들을 지원받아 이 거대한 스케일을 구성하고 완성했다. 특히 에인트호벤 해방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거리로 뛰쳐나와 20년 전의 그날의 환호를 재현했다. 캐스팅이나 제작지원이나 ‘경(sir)’의 작위까지 받았던 영화배우 출신 아텐보로의 막강한 영향력이 실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아텐보로가 누구냐 하면 <쥬라기공원1>에서 쥬라기 공원을 만든 부유한 사업가 ‘존 해먼드’ 회장 역을 맡았던 바로 인물이다. 아텐보로는 1963년에 만들어진 <대탈주>에서 독일 포로수용수 탈출의 총지위자인 ‘바틀렛 소령’ 역을 맡으며, 스티브 맥퀸, 제임스 코번, 찰스 브론슨 등등의 초호화 라인업의 위력을 여실히 깨달았을 것이다.

<머나먼 다리>의 ‘마켓 가든 작전’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이후 보급물자 수송의 애로로 진격이 더뎌지자 공수부대를 대거 투입, 일거에 타개하려던 작전이었다. 네덜란드를 유일하게 관통하는 1번도로를 따라 에인트호벤, 네이메헌를 돌파하고 라인 강변의 독일과 국경을 맞댄 아른헴에 각각 공수부대를 낙하시켜 교량들을 장악하면 육군의 기갑부대를 투입하여 점령하려는 작전이었다.

1944년 9월 17일부터 9월 25일까지 단 일주일만 펼쳐졌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연합군의 공수부대와 영국 육군 30군단은 에인트호번과 네이메헌을 점령하는데 성공했으나 아른헴과 그 교외에서 거점을 지키는데 실패해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라인강의 교량을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작전은 마켓이라 불리는 교량을 점령하는 공수부대의 공격과 가든이라 불리는 육상 공격 작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1945년 ‘바시티 작전’이 더 많은 항공기와 글라이더가 많았고, ‘노르망디 상륙’이 병력면에서 우세했지만, 마켓가든 작전은 제2차 세계 대전에서 가장 많은 공수부대가 투입된 작전이었다.

사실 이 작전은 영국군 원수 ‘버나드 몽고메리’와 미군 장군 ‘조지 패튼’의 경쟁과 자존심 때문에 몽고메리가 무모한 계획을 세웠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덕분에 애꿎은 병사들만 무수히 희생됐다. 에인트호번에 투입된 미국 101 공수사단, 네이메헌에 투입된 미국 82 공수사단, 아른헴에 투입된 영국 제1공수사단, 지원부대로 자유 폴란드 공수여단 등 약 3만의 공수부대가 낙하했지만 육상 기갑부대와 네덜란드 레지스탕스 병력까지 포함 약 18000명이 전사했다. 특히 점령에 실패한 아른헴의 1만 명의 영국 제1공수 사단은 대부분 전사하거나 포로로 잡히고 약 2천 명 정도만 생환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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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보: The Bridge too far
영화 평점: A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