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몰랑일기 104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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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손, 금손, 다이아몬드손 키위님 감사합니다.



무슨 글을 써야 하나요. 문자의 신님. 계신다면 제발 응답해주세요. 무슨 글을 적어야 술술 읽히고 읽고나서 소름 돋았다. 와~ 최고다!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할까요? 그런 의문점을 남기고 시작하는 아몰랑일기 입니다.

외출 후 귀가해서 집에 분리수거 할 것들을 쌓아보니 대략 빈박스 3개 분량의 버릴것들이 나오더군요. 강한 바람이 부는 저녁이라서 왠지 더 걷고 싶어진 찡자는 "내가 오늘은 쓰레기 버린다." 라는 말을 남기고 찡을 닌자(남편)에게 주며 [씻겨라 씻겨라 뽀득뽀득 씻겨라]라는 명령어를 입력한 후 유유히 집을 나섰습니다. 이어폰도 챙겼겠다. 동네 한바퀴나 돌고 나와야 겠다. 싶었지요.

아파트의 밤은 역시 적막하고 음습합니다. 여기다가 안개까지 좀 껴주면 완전 좀비가 나올 것 같은 느낌? 좀비를 실제로 본다면 아마도 그 자리에서 저는 얼어붙어서 꼼짝달싹 못할겁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나요? 좀비라는 존재는 분명 죽은 인간의 육신이고 하물며 오래되어 부패된 시신일 텐데도 일반인들 못지 않은 빠르기로 달려서 인간을 덮친다는 것이 상상이 안 되는 군요. 하긴. 호러영화를 만들었는데. "느어어어어어~~"하면서 아주 무서운 몰골로 나무늘보 속도로 천천히 전진해오는 좀비를 인간들이 즈려밟고 다니는 모습은 제가 생각해도 하나도 안 무서운 모습이네요. 너무 현실에 대입해서 생각해보면 흥이 깨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이것말고도 현실에 대입해 생각해서 흥이 깨지는 경우는 쳐키 같은 경우죠. 저주 받은 인형인데, 사실 인형의 몸은 솜으로 만들어 지지 않았습니까? 제 아무리 빠르게 달리려 해도 선풍기 강풍 바람에 다리가 저릴텐데 칼을 들고 인간을 위협하며 계단도 삽시간에 올라갔다 내려오는 모습은 아무래도 온 몸이 근육질인가? 싶은 모습이죠.

본인이 들고 있던 식칼에 살짝 비켜서 몸에 있던 솜이 터져 아파하며 꼬매달라고 징징대는 쳐키의 모습은 가히 상상이 되지 않네요. 이것 역시 너무 흥이 깨지는군요. 쳐키는 여전히 저주 받은 인형으로 남아주길. 쓰다보니 혹시 그녀석 관절 인형인가요? 그렇다면 다시 상상해보죠. 그 정도로 싸돌아 다닌다면 관절도 분리 될 겁니다. 인간도 그 정도로 활동하면 무릎이 쑤시죠. 아무튼 활동성 하나는 끝내주는 인형입니다.

그것말고도 삐에로 인형 이야기도 있었죠. 사실 오늘 이 이야기를 쓰게 된 것은 분리수거 후에 노래를 들으며 동네를 돌다가 사람들이 쉬어가라고 만든 벤치위에 어떤 시커먼 형체가 서 있었어요. 크기는 찡보다 작으니 50센치 정도 되는 듯 했죠. 바람이 부는 캄캄한 밤에 벤치위에서 흔들 흔들 서 있는 물체가 순간 어린시절 아이들 사이에서 공포의 대상이였던 삐에로 인형인가 싶었답니다. 10년전 이였다면 꺄악 하면서 눈을 감았을 텐데, 이제 호기심 많은 아지매가 되어서 저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하는 마음으로 무심하게 노래를 들으며 걸어가봅니다. 역시. 잘못본거 였어요. 그냥 커다란 잡초인데 어째 그것이 여기에 있는 건지. 무슨 잡초가 이리 크고 풍성해서 사람을 놀래키나. 누가 뽑아다가 여기 꼽아 놓았나. 여러가지 의문을 안고서 그대로 놔두고 갑니다. 왜 놔뒀을까요? 아시다시피 저만 당할수는 없지 않습니까. 하하하. 아마 한 두명 더 놀랐을 겁니다.

아파트를 한바퀴 돌면 천천히 걸으면 20분 정도 걸려서 3바퀴 돌고 집에 오는 코스를 임신했을 때 자주 했었네요. 닌자와 같이 돌면 이야기하면서 걷고 혼자 걸으면 이어폰을 끼고 걷는데 그걸 안 듣고 걸어본 날은 정말 . . . 무료했어요. 뭔가 지루한 일 싫은 일을 반복적으로 해야 할 때 노래가 대활약을 한답니다. 저는 설겆이와 빨래널고, 게어야 할때 노래를 듣는데. 좀 덜 무료하더군요. 라디오 같은 걸 틀어놓을 때도 있고. 역시 노동요를 들어줘야 노동할 맛이 나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한때는 트와이스가 최고의 노동요였는데, 요즘은 레드벨벳으로 옮겨갔습니다. 역시 흥겹고 빠른 비트에 맞춰서 리드미컬하게 집안일을 해주는 것이지요. 냐항항

동네 산책길은 특히 비온 뒤에 걸으면 진흙이나 나뭇잎들이 있는데 유독 저의 눈에 띄는 것은 지렁이님 이십니다. 비온뒤 지상으로 올라온 지렁이들은 아주 긴 편이더라구요. 어린시절 땅을 파다가 봤던 지렁이 크기보다도 3배이상 길었어요. 열심히 열심히 기어서 어디로 가는 건지 모르겠지만 인간들이 밟기 편하려구 깔아놓은 보도블럭 사이에서 사력을 다해 전진하는게 징그럽기 보다는 힘내라고 응원을 해주고 싶더군요. 힘내 이친구야 ㅠ.ㅠ) 살아야지! 살아야해! 바라보니 어디가 머리이고 꼬리인지 모르겠지만 전진하는 부분이 앞이겠죠? 힘내 이친구야.

하지만 며칠 뒤 동네 산책을 가보면 이 친구들 ㅠ.ㅠ) 말린 오징어 마냥 바닥에 검게 딱 붙어서 운명해있어요. 어헝헝 인간들에게 밟히지 않게 얼른 옆쪽 흙으로 넘어갔어야지! 꼭 비오고 나면 운명하는 지렁이들이 한 두녀석이 있어서 씁쓸하답니다. 여기서 감정을 끌어올리기 위해 억지로 지렁이에 나를 대입시켜 이 세상에서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전진하는 엄마의 모습을 투영하면 공감을 조금은 얻겠지만 순 억지죠. 지렁이의 삶은 지렁이의 삶입니다. 인간은 인간의 삶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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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통이 있고, 이리저리 버린다고 하지만 여전히 음식물이 들어있는 종량제 봉투들도 있죠. 그리고 음식물이 깨끗하게 씻겨지지 않은 쓰레기들이 가득 쌓여 있어서 고약한 악취를 풍기게 되죠. 자연히 자칭 도둑고양이라고 불리우는 냥이들의 천국이 됩니다. 초반에 아파트로 처음 이사오고 당황했던게 냥이들이 너무 많아서 하루에 여러번 그분들을 봤었네요. 살면서 제일 많이 냥이들을 목격하는 곳이 지금의 아파트라니. 대부분 색도 얼룩덜룩하고 행동이 민첩하며 인간을 보면 얼른 숨어버려서 사실 똑바로 그들과 마주치는 일은 손에 꼽을 정도였어요. 얼마전 산책 겸 운동을 하다가 중학생 아이들이 무리를 지어서 한 고양이를 둘러싸고 앉아서 쓰다듬어 주며 사진을 찍는 것은 얼핏 보았네요. 괴롭히는 건가 싶어서 잠시 살펴보니 귀엽다를 연발하며 쓰다듬어 주고 있더군요. 그 냥이는 동네 냥이들과는 약간 털색깔이 다른 온통 노랑색. 일반적으로 냥이라고 했을 때 사람들이 생각하는 노란냥이 였어요.

오늘도 걷다가 2마리의 냥이를 보았네요. 둘이서 놀고 있다가 내가 다가가자 달려가버리더군요. 허허허. 둘이 꽁냥꽁냥 한것이냐. 사실 냥이를 그렇게 좋아하는 인간은 아니였는데, 스팀잇 하면서 냥이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네요. 케이알펫 태그까지 있고, 애견인들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어요. 저희집도 제가 중학교?때쯤 멍뭉이를 키운적이 있는데 아빠가 보신탕 해먹어서 안타까운 기억만 있네요. 2마리 모두 동네사람들과 먹은 아빠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어요. 집에가면 반갑게 꼬리치며 흔들던 흰 강아지 였는데, 어떻게 잡아먹을 생각을 한 것일까요. 그 이후 동네에 간혹 있던 보신탕집의 "보신탕" 글자만 보아도 뭔가 속이 부대끼더군요.

같은 반 친구중 보신탕을 먹었다고 자랑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맛이 담백하고 좋았다고 말하며 먹어보라고 하더군요. 그 친구 지금은 그런 말을 못하겠지만 당시에는 모두 중학생이였고, 그 친구도 부모가 먹는 것을 옆에서 한 두입 얻어먹은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그러는 것 같아서 내심 충격이였네요. 하지만 그 후 세월이 흘러 미국에서 한국인들을 야만적이라고 비판을 하며 한 때 뉴스를 뜨겁게 달궜던 적이 있었죠. 그 이후 보신탕의 보짜도 잘 안 보이게 되었어요. 전반적인 인식이 바뀐건 맞는것 같아요. 그런것들 말고도 인식이 더 바뀌어야 하는 것들도 아직 많죠.

헬조선 헬조선 이라며 다들 한탄하지만 우리나라는 점점 선진국스럽게 변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선진국이 맞습니다. 선진국 반열에 이미 몇 년전부터 끼었으니까요. 경제적 측면에서는 이미 선진국인데 말이죠. 왜 한국에 사는 저는 모를까요. 하지만 예전에 인도나 중국을 다녀왔을 때 한국이 천국이다 하고 느꼈네요. 한국. 꼭 그렇게 살기힘든 나라인것만은 아닐수도 있어요. 돈이 많으면 살기 좋은 나라라는 것도 사실이지만, 나날이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예요. 노동시간과 자살률이 최고인 나라인것도 있지만요. 그 부분은 정말 ... 슬프군요. 주 40시간. 역시 무리데스?

항상 글을 쓸 때 생각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쓰고 싶은데 그게 제일 힘든것 같네요. 오늘은 즐거운 일상 이야기를 가득 적을 줄 알았는데 쓰고 보니 좀 무게가 실린 것 같아서 이 글을 과연 올려도 되는 걸까 싶어요. 어떻게 보면 개인의 일기장인데 또 어떻게 보면 그 글로 보팅을 받는다는 생각이 드니까 사실 적지 못하는 이야기들도 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갑갑함을 느껴 부계정을 파지만, 글쎄요. 저도 글을 써보니 결국 글을 누군가가 봐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오던걸요. 차라리 정말 속마음이라면 웹상이 아니라 종이 일기장에 적어서 개인의 책상 서랍속에 두는 편이 더 안전할 꺼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 뇌피셜이니 지금까지 했던 이야기들은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아야 할텐데. 으엌. 도대체 위에 저런 이야기 왜 적은 걸까요? 언제부터 뭘 안다고 저런 소릴. . .어후

일단 이 일기는 의식의 흐름으로 적는 일기이기에 흐름을 타고 적다가 나온 이야기이니 중간에 끊는것도 좀 이상하군요. 아참. 오늘은 번호일기도 아니네. 장문의 그냥 글이군요. 혹여 글의 내용 중 대중적인 시각에서 안 맞거나, 눈쌀이 찌푸려지는 부분이 있다면 피드백 주시길.

오늘은 눈치보며 조심스레. . .
아몰랑(@_@;;;)

럭키님 아몰랑을 써주시니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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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경제적 선진국은 맞음. 의식수준이 경제 수준을 못 쫓아가지만, 그것은 너무 빠른 성장에 따른것이니, 80년대와 에서부터 넘어오면서 보니 많이 쫓아오기는 했음.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기는 하다만..

한국은 헬조선 아니라고 생각함. 한국이 헬조선이면 외국도 헬인것은 마찬가지임. 한국이 모든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것은 맞고 사람들이 개인주의보다는 이기주위적인 성향이 많은것도 맞음. 그런데 그건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만들어낸거라고 생각함.

결론, 한국 좋은 나라임. 살기 좋음. 받아들이기 나름.

아.. 읽다 보니까 답글도 무겁네..

아몰랑! (저작권줘야하나 이제는? ㅎㅎ)

아몰랑 이것 빠져드는데요
중독성 최고입니다^^

28주에 나오는 좀비는 겁나 빠릅니다 스릴넘쳐요 ㅎㅎㅎ
아파트 주변에 서식하는 고양이는 짬타이거 일듯 싶네요 아몰랑

짬타이겈ㅋㅋ엌 어디선가 들어본 용어입니다.
그리고 28주영화ㅋㅋ 발빠른 좀비들이 대거 등장하는군요ㅋㅋ

군대에서 짬처리하는 고양이들을보고 짬타이거라고 불렀어요 ㅎㅎㅎ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격식과 의식(儀式, 衣食)을 차리지 않는 의식(意識)의 흐름
아몰랑 찡여사 일기
얼~쑤~ 좋다~!

​공포 인형 추천하자면...
<깊은밤 갑자기> 등장하는 인형 완전 깜놀~! ㅋㅋ

bluengel_i_g.jpg Created by : mipha thanks :)항상 행복한 하루 보내셔용^^ 감사합니다 ^^
'스파'시바(Спасибо스빠씨-바)~!

ㅋㅋ그 영화는 꼭 안봐야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형이 궁금하지 않엉?????

bluengel_i_g.jpg Created by : mipha thanks :)항상 행복한 하루 보내셔용^^ 감사합니다 ^^
'스파'시바(Спасибо스빠씨-바)~!

아파트를 한바퀴 돌면 천천히 걸으면 20분 정도 걸려서 3바퀴 돌고 집에 오는 코스를 임신했을 때 자주 했었네요.

이걸 읽는데 집에 오는 코스에서 임신을 자주 하셨다고 읽어서.. -_-;; 자다 깨자마자 스팀잇은 이런 부작용이 있나봐요... ㅋㅋㅋㅋㅋㅋ

글이 중구난방이라^^;;)

글이 왜 중구난방이에요.. 아니에요... 제가 잘못읽은거.... ㅋㅋㅋㅋㅋ 조크로 한건데 안웃겼나봐요... ...

이거 대문용으로는 너무 수준미달인데 과감하시군요!

맘에 든답니당 후후후👀)

최고인데요 키위님?
샌드박스 포스팅에는 올리지 말고요 알았쬬?
넘 멋있으니까요 하하;;

과찬이십니다!!!

주 40시간. 역시 무리데스.

그렇겠죵? ^,^)

그런 장면은 19곰 테드에서 본것같은데

그건머죠ㅋㅋ공포영화인가보군요

엌ㅋㅋㅋㅋㄱ재밌겠닼ㅋㅋ

재미있고 후속편도 있습니다

좀비 영화에 나오는 좀비는 원래 느렸어요. 빠르게 달려와서 덥치는(...) 좀비가 나온 건 최근. ㅎ ('새벽의 저주'인가 그 영화부터...'새벽의 황당한 저주' 말고...) 처키도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는데 시리즈 중에 다쳐서 아파하던 상황이 있었던 거로 ㅎㅎㅎ

쳐키도 아파하다니 ㅋ역시 저주받은 인형도 아픈건 아픈거군용 :(

나는 요런 아몰랑도 캣조음

하트 뿅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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