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로봇대전 알파 56화

트레즈 : 재단은 어떻게든 우리에게 그 낭만이 없는 병기를 쓰게 할 생각인가.
레이디 : ......
트레즈 : 모빌 돌은 어디까지나 테스트만으로 끝내도록 하지... 그것을 실전에서 쓸 필요는 없다.
레이디 : 네...
트레즈 : 그것보다 론도 벨 부대의 움직임은?
레이디 : 그란 가란이 여기 루나 2로 접근 중입니다.
트레즈 : ...이젠 지구권 최강의 전력으로 성장하고 있는 그들을 어떻게 맞이할지 생각해야겠군.
히이로 : ......
트로와 : ......
레이디 : ! 너희는...!?
히이로 : 네놈이 트레즈 크슈리나다인가?
트레즈 : 그렇다. 너희와 직접 만나는 건 처음이군.
레이디 : 트레즈 님, 병사를 부르겠습니다.
트레즈 : 아니, 그럴 필요는 없다.
레이디 : !!
히이로 : ......
트레즈 : 그건 그렇고 역시 대단하군. 루나 2의 경계망을 빠져나와서 내 집무실까지 잠입하다니...
트로와 : ...그렇지도 않다. 일부러 우리를 여기로 오도록 하게 만든 의지가 느껴졌다.
트레즈 : 후후... 눈치챘었나.
히이로 : 우리에게 용건은?
트레즈 : ...너희는 내게 묻고 싶은 게 많이 있겠지?
히이로 : ......
트레즈 : 예를 들어 콜로니를 습격하고 있는 건담 같은...
히이로 : !
트로와 : ......

듀오 : 그럼, 루나 2에 숨어든 건 좋은데... OZ 녀석들, 생각보다 전력을 모아놨었군. 그건 그렇고... 히이로들도 나와 같은 정보를 입수할 생각이었다면 이곳에 잠입했었어도 좋았을 텐데... 뭐야, 저 리오는...!? 콕피트 부분이 튜브랑 케이블로 덮혀있는데...? 설마... 저건!? 어이 어이... 나는 대체 무슨 물건을 발견해버린 거야!?
힐데 : 누구야? 누가 거기에 있는거지?
듀오 : 위, 위험해...!
힐데 : 침입자!?
듀오 : 뭐, 뭐야? 여자였나.
힐데 : 여자인게 뭐 어쨌다는 거야? 나도 콜로니의 평화를 위해서 싸우고 있는 전사야!
듀오 : 나도 콜로니를 위해서 싸우고 있는데 말이지...
힐데 : !
듀오 : 어이, 우리는 콜로니를 위해서 싸우고 있잖아? 그런데 어째서 적이 되어버린 거야!?
힐데 : ...살려달라는 거야?
듀오 : 말했잖아, 우리는 적이 아니라고!
힐데 : 나는 OZ에 지원해서 충성을 맹세하고 있어.
듀오 : 쳇... 질릴 정도로 한결같네. 그러면 그 적이란 건 누구야? 언제부터 콜로니는 전쟁의 중심 조직이 됐지?
힐데 : ......
듀오 : 티탄즈나 쥬피트리안, 네오지온이 움직인 이후 콜로니의 사람들에게서 미소가 사라졌어. 그 미소를 되찾기 위해서 난 싸우고 있었어. 그런데 지금은 어떻지? 모두 스스로 미소를 버리고 있잖아. 가르쳐줘... 언제부터 콜로니는 이상하게 되어버린 거지?
힐데 : ...어째서 나를 적으로 보지 않는 거야?
듀오 : 말하기엔 미안한데 너는 내 적이 될 수 없어.
힐데 : !
듀오 : 그런 녀석이 목숨을 걸고 맞서다니 바보 같은 짓이야. 그렇지만... 뭐랄까... 혼자서 지구에 싸움을 건 막무가내인 나와 닮았다고 생각했어.
힐데 : 바보 취급 하지 마.

듀오 : ...우린 바보일거야... 분명. 병사는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아... 콜로니의 동료는 앞으로 몇 명이나 죽어나갈 거야. 서로 자신이 믿는 길에서 열심히 살자고. 그 정도의 바보가 아니라면 병사 따윈 되지 않았겠지...
힐데 : ......
듀오 : 근데 말이야, OZ에서 나가는 게 좋을 거야. 다음에 전장에서 만난다면 이렇게 되진 않을 테니까.
힐데 : !
듀오 : 잘있어!
힐데 : 기, 기다려...!
[그라가란 브리지]
카와세 : 시라 님, 이제 곧 루나 2입니다.
시라 : 알겠습니다.
코우지 : ...듀오나 히이로는 루나 2에 있을지도 몰라.
류네 : 어떻게 그런 걸 알 수 있어?
코우지 : 왜냐하면 그 녀석들의 원래 목적은 OZ나 티탄즈를 괴멸시키는 거니까. 루나2 안으로 숨어들어서 폭탄 같은 걸 설치하는 거 아닐까?
코우 : ...그럴지도...
시라 : 카와세, 루나 2와 연락을 취하겠습니다. 통신기의 준비를...
카와세 : 시라 님! 루나 2로부터 모빌슈트 부대가 출격했습니다!
시라 : !
코우 : 이쪽을 공격할 생각인가!
시라 : ......
시북 : 역시 교섭 같은 건 처음부터 무리였나...?
시라 : ...총원, 제1종 전투배치에 들어가 주세요.
코우지 : 어쩔 수 없군... 저쪽에서 덤벼드니.
시라 : 아뇨, 교섭은 하겠습니다. 제 명령이 있을 때까지 전투 행위를 금지하겠습니다.
코우지 : 뭐, 뭐라고!?
류네 : 마, 말도 안 돼!
시라 : ...싸워버린다면 여기까지 온 의미가 없습니다. 알겠습니까? ...제 허가 없이 전투하는 걸 금지하겠습니다.
코우지 : ......
시북 : ......

<제44화 제로라고 불리는 건담>
시라 : 제 이름은 시라 라파나. 론도 벨 부대를 대표하여 왔습니다. OZ의 여러분... 저희에게 싸울 뜻은 없습니다. 부디 병사를 물러나게 해주세요.
트레즈 : ...이쪽은 OZ의 트레즈 크슈리나다 준장이다. 우선 첫 번째로 이곳에 온 이유를 알려주길 바란다.
시라 : 쥬피트리안의 지구 클린 작전을 저지하기 위해서 여러분의 힘을 빌리고 싶습니다.
트레즈 : ...유감스럽지만 그 요구를 받아들일 순 없습니다.
시라 : ...어째서입니까?
트레즈 : 혼란에 빠진 지금의 지구권은 쥬피트리안의 침공을 저지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성인의 침공도...
시라 : 그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희도 이렇게 여러분에게 협력을 부탁드리고 있는 겁니다.
트레즈 : 확실히 여러분은 돌출된 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지구권이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은 힘이 아닌 사람들을 이끌 존재입니다.
시라 : ......
트레즈 : 여러분이 목숨을 걸고 싸워도 민중은 그걸 제3자의 입장에서 방관하고 있는 것에 불과합니다... 지구권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들이 도망칠 곳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스스로 일어서지 않는다면... 닥쳐오는 갖가지 위협을 이겨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시라 :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칼과 방패가 되어 싸우는 것도 저희의 역할이지 않습니까?
트레즈 : ...그렇다면 론도 벨 부대는 그 돌출된 전력으로 지구권을 정복... 또는 통일할 뜻이 있습니까?
시라 : !
코우지 : 뭐라고? 우리가 지구권을 정복!?
시라 : ...저희에게 그런 뜻 따윈 없습니다. 단지 사람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게 도움을...

트레즈 : 그래서는 방관자나 다름없습니다. 혼란한 지구권을 신속히 뭉치려면 압도적인 무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라 : ...그러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트레즈 : 저희 OZ는... 쥬피트리안에게 협력하겠습니다.
쿠스하 : 뭐라고요!? 그래선 본말전도예요...!
웃소 : 그들은 지구권을 괴멸시키려 한다구요!
시라 : ......
트레즈 : 하지만 지구측에서 최대의 전력을 지닌 건 쥬피트리안입니다. 그들의 힘을 얻는다면 에어로게이터나 거인형 이성인을 상대로 싸울 방법도 있을 겁니다...
시라 : 하지만 쥬피트리안은 그 에어로게이터와 손을 잡았습니다.
트레즈 : ...그렇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쥬피트리안의 팝티머스 시로코는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요...
시라 : ...(...일부러 적의 품으로 들어가겠다는 건가...?)
트레즈 : ...이 세상에서 싸움은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항상 강자가 세계를 통치하면 되는 겁니다. 사람들은 강자에게 지배당하는 것에 기쁨마저 느끼니까요...
시라 : ......
트레즈 : 그리고 여러분 중에서도 제 생각에 찬동하는 자가 있습니다.
쿠스하 : ! 설마!?
트레즈 : 그 자들의 이름은 히이로 유이와 트로와 버튼...
히이로 : ......
트로와 : ......
코우지 : 거, 거짓말이지...? 왜 히이로와 트로와가...!!
히이로 : ......
트로와 : ......
트레즈 : ...여러분의 선택지는 2개입니다. 하나는 우리 OZ와 싸우는 것... 또 하나는 우리에게 항복하는 겁니다.

시라 : ...! 콜로니나 지구에 무차별 공격을 실시하는 쥬피트리안에게 협력할 수는 없습니다. 각 대원, 출격해주세요.
트레즈 : ...그래. 그 선택 또한 인간으로서 올바른 겁니다.
시라 : ......
트레즈 : 싸우는 것에 인간의 존재 의의가 있으니까요...
코우 : 히이로와 트로와는 어떻게 하죠!?
시라 : ...가능하다면 그들과의 전투는 최대한 피해주세요...
쿠스하 : 뭐지...? 이 슬픔과 증오가 뒤섞인 념은...!?
시북 : 저건... 윙 건담!?
웃소 : 하, 하지만... 모습이 다른데요!?
코우 : 대체 누가 타고 있는 거지!?
히이로 : ...저게 수수께끼 건담의 정체인가...
트레즈 : (역시 윙 제로... 윙이나 톨기스... 그들의 원형이 된 건담인가. 개발은 수년 전에 중지됐다고 들었는데...)
카트르 : ...OZ에게 고한다. 너희들의 무기는 모두 내가 파괴하겠다... 그러니까 쓸데없는 저항은 하지 마.
트로와 : ...이 목소리는 카트르인가?
히이로 : ......
카트르 : ......
시북 : !?
코우 : 무, 무슨 파괴력이...!
트로와 : 카트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카트르 : 트로와... 나는 이 건담으로 미쳐버린 우주를 모두 파괴할 거야... 모든 무기를 파괴하는 게 내 역할이야.
트로와 : 왜 그러지, 카트르... 너답지 않은데...?
카트르 : ...내 가족이 있던 자원 위성은... 크로스본 뱅가드의 버그에게 전멸당했어...
쿠스하 : !!

카트르 : 내 가족이 뭘 했다는 거야...? 상냥한 마음으로 콜로니를 걱정했던 아버지와 누나들이 대체 뭘 했다고...!?
트로와 : ...카트르...
카트르 : 우주에... 적대하는 모든 것은 필요없어... 그러니까 싸우는 사람들 모두를 배제해야만 해... 그러니까... 너희는 더 이상 내 앞에 나타나지마. 그렇지 않으면... 모두를 죽이게 될 거야!
웃소 : 카트르 씨...!
히이로 : 하고 싶은 말은 그것뿐인가? 모든 게 미쳐버렸다면 난 자신을 믿으며 싸우겠다. 카트르... 널 죽이겠다.
카트르 : 날 방해하는 거구나. 그러면... 죽을 거야!
코우지 : 어, 어이, 어떻게 하지!? 카트르도 쓰러뜨릴 수밖에 없는 거야!?
쿠스하 : ...(이것은... 어쩌면...!) ...다들, 카트르 군은 내가 설득할게.
코우지 : 뭐, 뭐라고!?
쿠스하 : 난 알 수 있어... 저 건담에는 T-LINK 시스템과 비슷한 장치가 장착되어 있어.
코우지 : 진짜야?!
쿠스하 : 그래... 게다가 카트르 군은 그것에 의해 강제적으로 조종당하는 것 같아. 그러니까 내가 어떻게든 설득해볼게!
코우지 : 알겠어... 빨리 부탁할게! 안 그러면 히이로나 트로와가 저 녀석을 쓰러트릴지도 몰라!
히이로 : 쿠스하인가... 너와는 한번 싸워보고 싶었다.
쿠스하 : 어떻게든 우리와 싸울 생각인 거야? 히이로!!
히이로 : 너희의 방식으로는... 내 적을 쓰러트릴 수 없다는 걸 알았으니까.
코우지 : 히이로! 이 자식, 진심으로 우리를 적으로 돌릴 생각이냐!?
히이로 : ...그래. 너도 죽고 싶지 않다면 진심으로 덤벼라.
코우지 : 이, 이 자식이... 그래, 좋다! 콕피트에서 끄집어내서라도 이쪽으로 데려와주겠어!
웃소 : 히이로 씨! 그만해주세요. 저희가 싸울 필요는 없잖아요!

히이로 : 웃소인가... 너라도 봐주진 않겠다.
웃소 : 저는 도망칠 순 없어요! 당신을 막겠습니다!
히이로 : 각오는 하고 있다는 거군.
코우 : 어째서 OZ 편을 드는 거지!? 그들은 네 적이었던 게 아니었나!?
히이로 : ...적과 아군 같은 건 사정에 따라 얼마든지 바뀐다. 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OZ에 협력한다... 그것뿐이다.
마사키 : 헷... 설마 너와 싸우게 될 줄이야!
히이로 : 상대로서 부족하진 않군.
마사키 : 지금까지의 정이다... 콕피트로 조준은 피해주지!
히이로 : 봐줄 필요는 없다. 전력으로 와라!
트로와 : 목표 확인... 공격한다.
쿠스하 : 큭... 적당히 하다가는 이쪽이 당하겠어!
웃소 : 트로와 씨, 당신 정도 되는 사람이 어째서 적과 손을 잡았나요?
트로와 : 지금 나에겐 너희는 쓰러트려야 할 적... 그것뿐이다.
히이로 : 임무 속행 불가능... 전투 공역을 이탈한다.
카트르 : 트로와...! 더 이상 다가오지 마! 안 돼! 그 이상 다가오지 말아줘!!
트로와 : ......
카트르 : 방해를... 하지 말라고!
트로와 : ...여기까진가.
카트르 : 아... 아아... 트로와...!
트로와 : 카트르...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병사로서 너무 완벽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진지하게 싸운다면 나 혼자서라도 이 시대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그건 너뿐만이 아니다. 모두가 그래. 하지만 그 마음은 선한 자일수록 괴롭게 느껴진다. 우리 마음 속은 우리 자신이 싸우고 그리고 엄격하게 결론을 찾아야만 한다. 카트르, 네 가족이 살해당하고 지금까지의 싸움이 무의미하게 느껴진다고 해도... 너처럼 우리는 이 시대에 필요 없어진 병사일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카트르... 시대를 받아들이자.
카트르 : 트, 트로와...

트로와 : 그리고 상냥한 카트르로 돌아와 주지 않겠어?
카트르 : 트로와!! 나는... 트로와를 죽이고 말았어... 나, 나는 나는 돌이킬 수 없는 짓을 저질렀어... 아아... 트로와...!
시라 : 카트르... 제정신으로 돌아왔나요...?
카트르 : ...나는... 나는...
시라 : ......
카와세 : 시라 님, 저희의 전력으로 더 이상 OZ와 싸우는 건 불리합니다. 향후 쥬피트리안이나 네오지온과의 전투에 대비해서... 철수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시라 : ...알겠습니다. 카트르를 포함한 각 대원에게 철수 명령을 내려주세요.
카와세 : 예...
[루나2 집무실]
레이디 : 트레즈 님, 그란 가란은 철수했습니다.
트레즈 : 그런가... 그 총명한 왕녀라면 내 의도를 이해해주었겠지...
레이디 : ...윙 건담 제로는 저걸로 괜찮겠습니까?
트레즈 : 그 기체는 우리 OZ나 롬펠러 재단이 소유할 물건이 아니다... 때가 되면 걸맞는 인간의 손에 넘어가겠지.
레이디 : ......
트레즈 : 레이디, 히이로와 트로와는 어떻게 됐지?
레이디 : 히이로는 귀환했지만 트로와는 행방불명입니다. 아마도 론도 벨 부대에게 격추됐거나... 기체에 이상이 생겨 우주를 표류하고 있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트레즈 : ...그러면 그들이 타고 있던 건담은 어떻게 됐지?
레이디 : 지시하신 대로 론도 벨 부대의 손에 들어가도록 조치해두었습니다.
트레즈 : 그런가... 그렇다면 히이로를 불러주게.
[루나2 격납고]
히이로 : 무슨 용건이지?
트레즈 : ...여기에 네 향후의 삶을 나타내는 이정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