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전 III 파트2 13화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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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K : 그렇네. 거긴 굉장히 오래된 유적과 더불어 프라이오스의 연구소가 있는 곳이거든.
리차드 : 여전하구만. 프라이오스하고 라이벌 관계인 건 좋지만 왜 날 끌어들여 그런 의뢰를 한 건가? 프라이오스가 알면 가만 있지 않을 걸세.
닥터K : 사실 내가 원하던 건 아이린의 영자 연구에 대한 걸세. 프라이오스 놈의 연구소에 자료가 있다고 들었거든. 하지만 그것만 슬쩍 하긴 아까우니까 눈에 띄는 연구 자료나 유적 발굴품이 있으면 되는 대로 가져오라고 했던 거지.
리차드 : 한심하군.
살라딘 : 유적 발굴품이요...? 블루 버드에는 그런 게 실린 겁니까?
닥터K : 뭐 스트라이커스가 내 의뢰대로 했다면 그랬겠지.
살라딘 : 블루 버드가 정체불명의 존재들에게 습격 받아 리치로 추락했다는 건 알고 계십니까?
닥터K : 알다 마다. 덕분에 내 연구자료가 몽땅 날아가 버렸는걸.
리차드 : 그새 프라이오스 연구 자료가 자네 것이 됐는가?
닥터K : 어쨌든...!
살라딘 : ...전, 그 블루 버드에 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승무원도 아니었고 그 안에 설치된 동면 장치 안에 잠들어 있었죠. 만약 당신 말대로라면 전 프라이오스의 연구 자료거나 아니면 유적 발굴품이 되어버리겠군요.
[샤이닝 스타호]
죠안 : 우리는 안 가도 될까요?
크리스티앙 : 어디?... 그 아저씨 만나는 곳? 괜찮아, 괜찮아. 뻔한 부류겠지. 뭐 오랜만에 리차드를 만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어디서 이상한 이론이나 전개하면서 탁상공론에 바쁜 아저씨들 아니겠어?
죠안 : 하지만 리차드는 어쩌면 살라딘의 행방에 대해 알지도 몰라요.
크리스티앙 : 됐어. 메일을 보내도 안 오는 녀석, 알게 뭐야. 솔직히 그 녀석, 그때부터 아예 임무는 뒷전이었던 게 틀림없다구. 게다가 우린 우리 임무가 있잖아.
죠안 : 뭐... 뭐 하는 거에요...? 이게 무슨 우리 임무란 거에요. 누가 보면 어쩌려고...!
크리스티앙 : 보긴 누가 본다 그래.
데미안 : 저기... 아! 죄... 죄송합니다!
죠안 : 정말 당신 때문에 이렇게 됐잖아요. 예전엔 임무, 임무 하더니 요샌 정말 해이해져 갖곤...! 크리스티앙? 왜 그래요, 크리스티앙...?
크리스티앙 : ...!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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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숲]
닥터K : 블루 버드에...타고 있었다고?
리차드 : 살라딘, 그럼 자네와 그 동료들도...
살라딘 : 네. 그 때문에 리차드 당신께 베라모드란 사람의 얘기를 들었을 때 그가 우리에게 뭔가 해를 끼친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닥터K : 오해야. 난 자네 같은 자는 알지도 못 하네. 하지만 그렇다 쳐도 이상하군. 승무원도 아닌데 블루 버드에 있었다는 건... 뭐 동면 장치 안에 잠들어 있었다면 블루 버드에 탑승했다는 사실조차 몰랐겠는걸.
살라딘 : 그렇습니다... 우린 원래 거대한 우주선을 타고 여행 중이었는데... 눈을 떠보니 전혀 엉뚱한 데 있어서 놀랐습니다.
리차드 : 혹 자네들이 탄 우주선이 사고가 나서 프라이오스에게 구조 받은 게 아닐까? 그리고 그걸 연구 자료로 오해한 스트라이커스들이 멋대로 깨어나지도 않은 자네들을 블루 버드에 실어버린 건...
살라딘 : 그럴 가능성도 있겠지요. 일전에 모노리스에 속아서 간 적이 있었는데... 어쩌면 속은 게 아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닥터K : 그렇지. 어쨌든 그 일은 내 잘못이 아니니까 따지려면 프라이오스에게 따지라구.
리차드 : ...쯧, 자네 잘못이지 무슨 소린가? 나중에 이들에게 사과하게.
닥터K : 이 의뢰 때문에 내가 날린 돈이 얼만데. 중요한 연구 자료는 하나도 손에 넣지 못 했다구.
리차드 : 알았으니 우는 소리 좀 그만 하게. 괴짜 같은 성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구만.
닥터K : 쳇, 과거 얘기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고 했잖나.
리차드 : 알겠네. 살라딘, 잠깐 화제를 바꿔도 좋겠나? 본래 오늘 닥터K하고는 중요한 얘기가 있었으니...
살라딘 : 네. 그 동안의 궁금증은 다 풀렸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베라모드도 찾았군. 하지만 저 자가... 과연 음모의 베라모드일까?)
리차드 : 그래, 이젠 자네가 그토록 하고 싶었던 미래 얘기를 해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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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오스의 저택]
데미안 : 하여간 통신기 앞에서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왜 이렇게 마음이 진정되지 않을까. 처음으로 유적 발굴 작업의 책임자가 되서 그런 걸까... 아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닌데 왠지, 왠지 뭔가가... 자꾸 머리 속으로 흘러 들어오는 것 같아.
프라이오스 : 데미안, 리치에 거의 도착했다. 이번 유적은 정말 리치에 존재한다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더구나. 지하에 있는 비교적 보전이 잘 된 궁전이야.
데미안 : 아버님... 저... 몸 상태가 좀 안 좋은 것 같습니다. 발굴 작업을 1주일 정도 미뤄주실 수 없겠습니까?
프라이오스 : 몸이 안 좋아? 모처럼 널 위해 발굴 작업을 준비한 건데.
데미안 : 죄송합니다. 하지만 요새 왠지... 잊고 있던 기억들이 자꾸 떠오르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프라이오스 : ...! 그, 그래? 그렇다면... 확실히 발굴 작업은 무리겠구나. 일단 돌아가서 쉬렴. 발굴 작업은 굳이 서두를 필요 없으니까. 내가 네 대신 미리 유적을 잘 살펴 보도록 하마.
데미안 : 네... 죄송합니다.
프라이오스 : ...데미안, 네 기억은... 대체 얼마만큼 과거의 기억일까. 처음에는 한시라도 빨리 잊혀진 기억을 떠올려 내 고고학 연구에 도움이 되어주길 바랬는데... 이젠, 이제 와서 옛 기억 같은 건 아예 잊어주길 바라다니...
[샤이닝 스타호]
크리스티앙 : 제3지구 접속자 명단... 여기도 아니고, 제4지구 접속자 명단... 여기도 아니고... 도대체 어디 있는 거지? 제 5지구...
죠안 : 크리스티앙...
크리스티앙 : 여기도 없어. 좋아, 다시 한번 검색해보자. 제1지구...
죠안 : 그만해요, 크리스티앙.
크리스티앙 : 그만둘 수 없어. 틀림없어, 내가 잘못 본 게 아냐. 분명, 분명 형은 내가 죽였는데... 살아 돌아왔어.
죠안 : ...크리스티앙.
크리스티앙 : 찾아야 해...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죠안 : 그만 해요, 그만하라구! 여기는 안타리아가 아니야. 당신이 그를 죽인 뒤 10만년도 지난 세계라고! 갑자기 당신 형이 나타날 리가 없잖아요!
크리스티앙 : ...그렇지만 그건... 분명히 그건... 알바티니였다구... 사실... 늘 형이 죽은 건 어쩔 수 없는 일, 사고였다고 생각해 왔어. 하지만, 하지만 내가 형을 죽이지 않았다면... 황제 폐하는 형을 쏠 수 없었고 형도 설마... 폐하를 시해하진 않았을 거야... 오래 전부터 아무렇지 않은 척 해도 내 순간의 실수가 모든 걸 엉망으로 만든 건지 모른다고 쭉 생각해 왔어.
죠안 : 괜찮아요, 크리스티앙. 괜찮아. 당신은 뭔가를 착각한 거야. 분명히, 분명히... 착각한 거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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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숲]
닥터K : 우리들이 젊었을 때 자주 했던 얘기 기억 나나?
리차드 : 무슨 얘기 말인가?
닥터K : 만약 이 성단에 인간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친다면 우리 과학자들은 어떤 방법을 제시해야 할 것인가의 토론 말일세.
리차드 : 기억하고 말고... 당시 누군가 특정한 위기상황을 제시하면 다른 사람들은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하곤 했지. 나중에는 마치 퀴즈 게임처럼 돼서 별의별 이상한 위기와 기상천외한 해결책이 제시되곤 했었어.
닥터K : 거기서 나는 늘 방관자적인 입장이었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때 제시된 여러 가지 위기상황이 과연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있느냐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됐지. 그 무렵, 아이린에 의해 영자의 성질이 구체적으로 밝혀지게 되었고, 나는 이것을 천문학에 응용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 그래서, 영자의 흐름을 천문학에 적용시키기 시작하니까, 이론에서 변수들이 갖는 의미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하더군.
리차드 : 바로 그때 즈음 자네가 천문학계에서 추방당했지.
닥터K : 흥! 그 바보들. 날 인정하기 싫으니까, 추방이나 시키고 말야. 하지만... 그때는 내 이론을 적용시킬 근거가 부족했었어. 결국 나는 우주 전역을 떠돌면서 혼자서 연구를 시작했지.
리차드 : 거기까지는 짐작했던 내용이네. 하지만, 난 자네가 아이린을 잃은 슬픔 때문에 방황하기 시작한 걸로 생각했는데.
닥터K : 분명 그런 점도 없지는 않았지. 그래... 어쩌면 그 이유가 컸는지도 몰라. 게다가 그녀가 프라이오스를 위해 연구를 하다 세상을 떠났고... 그걸 프라이오스는 본체 만체도 안 했다는 사실...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었네. 뭐 여하튼 난 떠돌이 생활을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자네가 도와준 것에 대해서는 정말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리차드 : 고맙기는. 자네가 날 이용해 먹지만 않았어도 언제까지나 도와줄 수 있었을 걸세.
닥터K : 하, 하하, 과거 얘기는 접어 두자니까. 사실 얼마 전, 나는 가브리엘 소항성군에 조사차 갔었는데 중간에 만난 몇몇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그 항성군을 탐사했지. 그리고 내가 오래 전부터 우려해오던 일들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증거를 보게 됐다네. 즉 강력한 중력은 영자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다시 중력에 영향을 미치는 연쇄반응이 일어난다는 거야.
리차드 : 그런 일이?
닥터K : 내 연구에 의하면 우리 성단 아주 근접한 곳에... 아, 근접했다고는 해도 몇십 만 광년 이상은 되겠지만 말야... 하여간 우리 성단 근처에 아주 거대한 블랙홀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네. 그리고 나의 중력-영자 이론에서는 이 블랙홀의 수치가 무시할 정도로 작은 게 절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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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 그렇다면... 얼마 전에 있었던 그 연쇄붕괴가...?
닥터K : 그렇지. 비교적 외곽지역의 좁은 거리 안에 여러 개의 강력한 중력장이 존재했던 그곳은, 이미 중력-영자력의 붕괴 범위 안에 들었던 거지. 하지만 이건 시초에 불과해. 중력-영자력의 붕괴범위는 이대로라면 점점 가속화되어 불과 수십 년 안에 전 안타리아 성단으로 파급될 거야! 그리고, 한번 붕괴되면 약 10만 광년 이내의 모든 지역들이 초토화된다네.
살라딘 : 하지만, 어떤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이미 우리가 그 원인을 알고 있는 이상, 그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실제로 당신과 리차드가 여기서 만난 것은 그걸 논의하기 위해서 모인 게 아닙니까?
리차드 : 맞네. 사실, 닥터K와 나는 오래 전부터 서로의 이론을 잘 알고 공동연구도 같이 해 오던 사이였네. 닥터K는 천문학을 바탕으로 한 우주연구를, 진행했지.
닥터K : 어쨌든 이런 끔찍한 결론에 도달하자 나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네. 그렇지만 방법이 없었어.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 인류는 단 한번도 이 안타리아 성단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네. 프라이오스가 연구하는 성단간 이동 프로젝트도 아직 초기단계일세. 무엇보다 설사 연구가 성공해서 성단간 도약 우주선이 완성된다고 해도 이 성단내의 백억이 넘는 인간들을 모두 실어 나를 수는 없어.
살라딘 : 아르케 정부에 알리고 전 성단내의 역량을 총 동원한다면 어떻게 되지 않겠습니까?
리차드 : 일반적인 구동기관으로는 성단간 이동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일세. 현재로서는 유일하게 가능성이 있는 것은 프라이오스가 연구중인 인간의 ESP를 이용한 영자력 엔진뿐이지.
닥터K : 그리고, 그 영자력 엔진이 성공한다 해도 이를 가동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에스퍼들이 필요한데, 현재 성단 각지에서 육성중인 에스퍼들은 불과 수백 명에 불과하네.
리차드 : 프라이오스는 옛날부터 베델 중의 한명이었는데 성단 자체의 멸망에 대비한 해결책으로 자네와 같은 의견을 제시했지만, 여러 사람들의 토론에 의해 결국 성단의 모든 인구가 이주하기 위해서는 최소 1세기 이상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네. 어쨌든, 이런 절망적인 상황 하에서 나는 문득 자네가 세웠던 하나의 가설을 기억해 내게 됐네.
리차드 : 설마... 그 가설을 말하는 건 아니겠지?
닥터K : 맞네. 자네는 모두가 예상치도 못하는 기상천외한 방법을 생각해 냈지. 바로 그 해괴망측한 이름의 가설을 바탕으로 말일세.
리차드 : 하지만 그것은 하나의 가설일 뿐, 모두에게 무시당하지 않았나.
닥터K : 나는 언젠가 아이린에게 자네의 가설이 일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네. 우리 중에서 가장 영자의 진실에 접근했던 그 아이린에게서 말일세.
리차드 : 정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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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딘 : 그 가설은 어떤 것이죠?
리차드 : 그것은 '앙그라 마이뉴' 그리고, '스펜터 마이뉴'라는 이름의 가설일세.
살라딘 : 앙그라 마이뉴라구요!
리차드 : 왜... 그러나?
살라딘 : 아... 아닙니다. 아니에요. 제가 잠시... 뭔가 착각했었나 봅니다.
리차드 : ...이 앙그라 마이뉴라는 이름은 고대 신학 문헌에서 따온 것일세. '그는 우주를 파괴하는 파괴신이요, 또한 창조하는 창조신이니 그 이름을 앙그라 마이뉴라 하고 또한 스펜터 마이뉴라 하노라.' 이 앙그라 마이뉴라는 가설은 우주 초기의 빅뱅에서부터 시작하네.
닥터K : 빅뱅이란, 우주의 시작. 태초에 모든 물질이 한 점에 모여있어서 밀도와 온도가 무한이었던 시점을 얘기하지. 우리 우주는 이 빅뱅 이후에 태어난 것일세.
리차드 : 이 빅뱅 당시 여러 가지 물질들이 전 우주로 퍼져 나갔는데 그 물질들 중 일부가 항성이 되고 행성이 되어서 결국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가 탄생했던 걸로 생각되고 있네. 빅뱅이 일어났던 시기는 계산결과 약 30억년전의 일로 추측되고 있고.
닥터K : 그건 리차드가 페르소에 설치된 거대 전파망원경으로 우주에 산란돼 있는 각종 에너지 파들을 조사해 얻어낸 데이터가 있었는데 그걸 바탕으로 내가 계산해 낸 시간이라네.
리차드 : 그랬었지. 그런데, 페르소에서 전파 분석 도중 아주 미약하나마 재미있는 파장을 검출해내는데 성공했지. 바로 30억년 된 영자파동이야.
닥터K : 처음에는 아무도 믿으려 하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영자파동은 생명체에서만 발출 되는 특이한 현상으로 알려져 있었거든. 그런데, 생명이 탄생하기 수십억년 전의 우주에서 영자 파동이라니...
리차드 : 하지만 나는 내 연구결과를 신뢰하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새로운 가설을 만들어내게 된 걸세.
살라딘 : 그것이 바로 앙그라 마이뉴?
리차드 : 그렇지, 앙그라 마이뉴... 그리고 스펜터 마이뉴라고도 하지. 둘은 사실상 거의 같은 현상이야. 단지 진행방향만 다를 뿐이지.
살라딘 : 현상이요?
리차드 : 나는 지금까지 살아있는 생명체가 사망할 때 강력한 영자가 일시에 방출된다는 일반적인 이론을 뒤집어 생각했네. 사실 생명체에서 영자가 방출되는 것이 아니라 영자파동에서 생명체가 생기는 게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었지. 그리고 생명이 사라지면서 영자 역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닥터K : 그때가 마침 아이린이 영자의 회귀현상에 대해 밝혀냈을 때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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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딘 : 아이린이라는 분은?
리차드 : 천재 과학자였지. 특히 영자에 관해서는... 우리 모두의 베아트리체였기도 했고... 특히, 자네 베라모드가 제일 열렬했었지... 결국, 프라이오스 녀석에게 가버렸지만...
닥터K : 쳇, 베라모드가 아니라 닥터K라니까...
리차드 : 아이린과 프라이오스의 딸은 살라딘 자네도 아주 잘 아는 여성일세. 바로 엠블라지.
살라딘 : ...그렇군요.
리차드 : 그 이야긴 각설하고, 아이린이 발견한 건 인류가 우주 어디에선가 죽었을지라도 결국에 그 몸에서 방출된 영자는 결국 인류의 고향인 아르케로 향한다는 사실이었네. 그리고, 실제로 검출된 적은 없지만 인간이 탄생하면서 생성되는 영자 역시 사실 아르케에서 날아온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바탕으로 영자 순환론을 발표했지.
닥터K : 아이린은 그 이론을 증명하기 위해 아르케에서 대규모의 영자탐색작업을 벌였고 결국 행성중앙 어딘가에 엄청난 에너지의 영자파동이 밀집되어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지. 그러니까, 아르케는 모든 인류의 영적인 고향이 되는 셈이야.
살라딘 : 그게 정말입니까?
닥터K : 불행히, 아이린은 그다지 오래 살지는 못해서 결국 완전히 그 사실을 입증하지는 못했어... 어쨌든 나와 리차드는 그녀의 연구를 신뢰했고 나름대로 자신들의 연구에 그녀의 이론을 도입하기 시작했네.
리차드 : 내가 생각했던 건 영자란 게 빅뱅 당시부터 존재했다면, 결국 우주의 일반적인 특성이 아닐까 하는 것이지. 즉, 물이 끓어서 수증기가 된다거나 얼어서 얼음이 되는 것처럼 영자라는 것도 단지 형태가 바뀔 뿐 인간의 몸 속에 깃들어 있을 때나 파동형태로 우주공간을 돌아다닐 때나 궁극적으로는 같은 존재라는 의미지.
살라딘 :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겁니까?
리차드 : 나는 빅뱅 당시 사방으로 여러 가지 형태의 에너지와 물질들이 분출될 때 거대한 사념체 형태의 영자에너지가 함께 발생했다고 가정했네. 그리고 그 에너지들이야말로 생명의 근원이 아닐까 하는 가설을 세웠지. 자네도 알다시피, 이 성단 전부를 통틀어 특별한 조치 없이 생명체가 발생할 수 있는 곳은 아르케 본성이 유일하네. 이곳 리치가 예외적으로 고대유적이 발견되기는 했지만 현재는 역시 생명이 살 수 없는 곳이야. 메트로스나 글로리 같이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행성들도 개발초기에 수십년에 걸쳐 '테라포밍' 이라 불리는 작업을 통해 대기조성을 바꾸고 물을 만들어내고 온도를 조절하는 등의 인공적인 작업을 통해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바꿀 수 있었네. 그렇다면, 아르케에 생명이 탄생할 수 있었던 건 우연이었을까? 하지만, 아르케 역시 불과 수백 만년 전까지는 기타 다른 행성과 마찬가지로 황폐한 행성이었다는 게 지질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일세. 뿐만 아니라, 아르케라는 행성과 비슷한 공전궤도를 그리는 타 행성계의 여러 케이스를 조사한 결과 현재의 아르케 역시 극히 불완전한 상태이며 일반적인 상황 하에서라면 황폐화되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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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딘 : 그렇지만, 아르케에 그런 기미는 전혀 없지 않습니까?
닥터K : 우리는 그것을 '가이아' 라고 부른다네.
살라딘 : 가이아?
리차드 : 아르케의 기온이 급격하게 올라가면 아르케의 바다 곳곳에선 높아진 수온으로 미세 생물인 플랑크톤이 증가하지. 생명주기가 짧은 플랑크톤은 좋은 먹이가 되어서 물고기를 비롯한 바다생물이 번성하게 되고 그 바다생물이 죽어 부패하게 되면 아주 좋은 양분이 되어 백색 해조류가 번성하게 된다네.
닥터K : 생물학자들은 바다의 백색화 현상이라고 부르지. 아르케의 모든 바다가 흰색으로 뒤덮이거든.
리차드 : 아르케의 60%는 바다. 이 거대한 면적의 바다가 흰색으로 뒤덮이게 되면 행성자체의 빛 반사율은 급격히 높아지게 되고 결과적으로 많은 양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대신 반사해버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만다네.
살라딘 : 설마 행성 스스로 온도조절을 한다는 말씀입니까?
리차드 : 그건 하나의 예일 뿐이고 아르케 생태계의 모든 현상이 마치 스스로의 의사를 가진 것처럼 균형을 이루고 있어 이것을 우리는 '가이아' 라고 부른다네. 그리고 나는 그 '가이아' 야 말로 고대에 탄생하였던 거대한 사념체...즉, 영자 에너지의 집합체가 변화된 또 하나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지. 높은 에너지 상태의 사념체가 특정한 행성을 중심으로 자리 잡아 수많은 개별 생명체의 형상으로 변이하여 오랜 세월에 걸쳐 스스로 '테라포밍' ...즉, 생명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행성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 이것이야 말로 천지 창조라 할 수 있으며, 이 사념체야 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신이 아닐까? 이렇게, 거대한 한 개의 사념체가 수억 수천의 개별 생명체로 분리되어 거대한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 그것을 나는 '스펜터 마이뉴' 라고 정의했네.
살라딘 : 그렇다면, 앙그라 마이뉴는?
리차드 : 정확히 그 역과정이지. 즉, 우주에 흩어진 무수한 생명들의 영자파동을 하나로 모아 태초에 존재했던 사념체 형태로 되돌리는 과정이네.
살라딘 : 그런 게 가능합니까?
리차드 :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절대로 그럴 일은 없겠지. 태초의 사념체는 워낙 고 에너지의 집약체로 정상적인 우주 환경 하에서 적절한 매개체만 있다면 자연히 스펜터 마이뉴 현상을 일으켜버리네. 마치 수증기가 차가운 물체 주변에 물방울 형태로 액화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야.
살라딘 : 그 이론대로라면 우리들의 영혼이라는 것도 기실 한낱 물방울과 다를 바 없겠군요.
리차드 :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 거대한 사념체라는 것도 조그만 영자파동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일세. 어쩌면 우리는 모두 거대한 존재의 한 단면들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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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K :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며 자네가 사회운동으로 빠지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부터였지?
리차드 : 어쨌든, 물방울을 다시 수증기로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네. 바로 열이라는 형태로 에너지를 공급해 주는 것이지. 마찬가지로 영자가 비정상적으로 밀집되어 있는 장소에 강력한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공급해 준다면 개별형태의 영자가 하나로 융합하여 거대한 사념체로 되돌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되는데 이를 앙그라 마이뉴 현상이라고 정의했네.
살라딘 : 그렇다면... 앙그라 마이뉴라는 것은 어찌 보면 전 인류, 전 생명의 멸망을 가져 오게 되겠군요.
리차드 : 그렇다고도 볼 수 있지. 순간적으로 영자적 에너지 파동이 증폭되면서 주변의 모든 영자파동을 흡수하게 되리라 예상되네. 그렇지만, 어차피 인간은 언젠가 죽지 않는가? 그것이 조금 앞당겨 졌을 뿐이야.
살라딘 : 그렇지만...
리차드 : 앙그라 마이뉴는 어차피 어디선가 스펜터 마이뉴화 되어 생명을 탄생시키게 되어있어. 전 우주적으로 영적 질량은 항상 동일하다네.
살라딘 : 그렇다면... 리차드 당신이 생각한 방법이라는 건...
리차드 : 그래, 내가 생각해낸 방법은 바로 앙그라 마이뉴 현상이네. 인위적으로 앙그라 마이뉴를 만들어낸 다음에 그를 새로운 성단으로 인도하는 방법이지.
살라딘 :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모든 이들의 인생을 끝내는 게 옳은 일일까요?
리차드 : 그렇기 때문에, 내 생각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네. 어차피 하나의 가설이었을 뿐더러 너무 많은 희생이 감수되어야 했거든. 더구나, 일단 거대 사념체로 화한 앙그라 마이뉴를 컨트롤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고...
닥터K : 그렇지만, 전 인류가 '인류' 로써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그 후손을 어딘가에 번식시키는 일 밖에 없네. 내 예상이 맞다면 머지 않아 성단의 모든 행성들은 전부 파멸의 운명을 맞이하고 말 걸세. 이건 아르케도 피할 수 없는 운명이야. 그렇게 된다면, 이 성단 내에 생명이란 건 더 이상 존재할 수도 없게 될 테지.
살라딘 : 하나의 탄생을 위해서는... 하나의 희생이 있어야 한다는 말씀입니까?
리차드 : 앙그라 마이뉴 현상이 일어난다면 우리 모두 살아 남지 못 할 걸세. 그리고, 그들이 우리를 기억할 수도 없을 거야. 아마 인류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될지도 모르네.
닥터K : 꼭 그렇지는 않을 거야.
리차드 : 무슨 뜻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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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K : 아이린은 죽기 전에 순환하는 영자를 특정한 금속에 고착 시키는 방법을 알아내는데 성공했네. 그리고, 그녀의 딸인 엠블라는 지금 그것을 거의 완성시켜 실용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네.
리차드 : 그렇다면... 앙그라 마이뉴에 흡수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
닥터K : 최소한 몇 명 정도는 가능할거야... 그렇게 해서 이곳 아르케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몇 명의 인간이 여러 가지 자료들을 가져간다면 인류의 문명 발전은 수 만년 정도 앞당겨질지도 모르지.
리차드 : 믿을 수 없군. 그렇다고는 하지만... 우리 손으로 수십억의 사람들을 죽음의 길로 몰아갈 수는 없지 않나.
살라딘 : 하지만 이 상황에서라면 결국... 누군가는 할 수 밖에 없는 거군요.
[고대 유적의 흔적]
닥터K : 어때? 이 유적, 굉장하지 않은가? 리치에 오래 전에 이런 문명이 존재했다니... 정말 상상도 못 할 일이지.
리차드 : 이거 대단하군. 추정연령 수십만년 전의 유적이 이런 문명을 지니고 있었다니... 이 문명이 계속 발전했더라면 분명 아르케를 능가할 정도로 대단한 문명으로 거듭났을 텐데...
살라딘 : 이... 이건...! 분명히...
닥터K : 이 문명은 이상해. 최근 리치 곳곳에서 이 정도 수준의 문명이 계속 발견되고 있는데 하나같이 사람들이 어느 순간에 갑자기 없어진 것처럼 문명발전이 종결된 것 같다더군. 고고학자 말들을 빌리자면 '사람들이 증발해 버린 것 같이' 되었다나? 뭐, 어차피 그 시점에 문명이 소멸되지 않았다 해도 이렇게 사람들이 증발해 버린 뒤 약 100년 정도 후에 초신성 폭발이 일어날 예정이었으니 어차피 끝날 운명이긴 했지.
살라딘 : 초신성 폭발이라니요...? 리치가 이미 멸망할 운명이었단 겁니까?
닥터K : 그렇네. 그 때문에 리치가 지금 이 꼴이 된 게 아닌가?
리차드 : 신기한 사람들이군. 혹시 모두 미리 알고 다른 행성으로 워프라도 한 것은 아닐 테지...?
닥터K : 글쎄. 어쩌면 단체로 아르케로 워프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은 세워봤지만 증명할 길이 없으니... 리차드, 이번엔 저 쪽으로 가보게. 지하에 내려앉은 신전 같은 게 있다네. 상당히 볼만하지.
리차드 : 후후, 프라이오스가 보면 좋아서 어쩔 줄 몰랐겠군. 가보지.
살라딘 : 어떻게... 아르케가 아닌 리치가 안타리아인 거지? 설마 우리... 뭔가 크게 착각하고 있었던 걸까?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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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이프]
살라딘 : 크리스티앙, 죠안... 이제야 겨우 연락이 됐군.
크리스티앙 : 살라딘?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당신한테 메일을 보냈는데 못 받은 거야?
살라딘 : 메일? 난 유진한테 처음 온 메시지 빼고는 아무 것도 받지 못 했는데...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혹시 자네... 모노리스에서 만나자는 메일을 보낸 적 있나?
크리스티앙 : 모노리스?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야? 우린 가브리엘 항성군으로 간다고...
죠안 : 메일에 뭔가 오류가 있었던 모양이죠. 그래도 연락이 됐으니 다행이네요. 어떻게 우리 연락처를 안 거죠?
살라딘 : 아, 베라... 아니, 닥터K라고 해야 되나, 당신들은 그 이름으로 알고 있을 테니. 그 사람하고 만나 우연히 당신들의 위치를 알게 됐네. 하지만 지금 그보다 훨씬 중요한 사실이 있네. 이번에 우리 임무와 관련된 숨겨진 진실을 찾아냈어.
크리스티앙 : ...?
살라딘 : 바로 앙그라 마이뉴일세. 앙그라 마이뉴와 안타리아, 그리고 아르케간의 관계를 알아냈네. 베라모드가 어떤 목적으로 그 일을 추진했는지도 이해할 수 있게 됐어. 우린 그 동안 베라모드란 자에 대해 상당히 오해를 해왔다네.
죠안 : 오해요?
살라딘 : 우린 가장 근본적인 것부터 잘못 알고 있었어. 일단 안타리아와 아르케의 관계에서부터 파고들어가야 하네. 사실 안타리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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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 이런, 통신 중이었군. 필라이프에서 긴급 통신일세. 아르케 중앙군이 대거 병력을 모아서 집결 중이라는 소식이 들어왔네. 자네, 지금 출발할 수 있겠나?
살라딘 : 전... 전 좀 곤란합니다. 이제 겨우 죠안들과 만나 임무를 완수하려는 참인데...
리차드 : 하지만 자네가 오지 않으면 모두 이상하게 생각할 텐데... 게다가 엠블라도 자네를 기다리고 있을 걸세. 자네 임무가 정 급하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필라이프에 먼저 가 줄 수 없겠나? 이 쪽도 상당히 상황이 급박하네. 게다가 아직은 자네가 수장이니까 일단은 길드 연합의 안정을 위해서도 와 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살라딘 : ...알겠습니다. 죠안... 미안하지만 아무래도 중요한 일이 있어서... 시간이 된다면 필라이프로 와주지 않겠나? 되는 대로 연락하겠네.
크리스티앙 : 중요한 임무라니... 우리 일보다 더 중요한 게 어디 있다는 거야? 당신은 전부터 계속 엉뚱한 일에 발목이 잡혀 오도 가도 못 하는 것 같군.
살라딘 : 미안하네... 하지만 이번으로 끝날 테니... 이해해주게.
크리스티앙 : 젠장...
죠안 : 그러지 말고 우리도 그냥 함께 필라이프로 출발하죠. 겨우 연락이 됐잖아요. 게다가 살라딘은 뭔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된 모양인데...
크리스티앙 : ...할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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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오스의 비밀 연구실]
데미안 : 이곳이다... 아버님의 연구소에서도 제일 깊숙한 데 숨겨진 비밀 연구실. 언제부턴가 여길 헤매는 꿈을 자주 꿨는데... 이유가 뭘까? 혹시 내 기억과 뭔가 관련이 있는 걸까? 이 사람은... 엠블라 누님!? 아니야... 누님하고는 분위기가 달라. 하지만 이렇게 닮을 수가 있다니... 이건 아무래도 시신을 동결 보관한 것 같은데... 혹시, 아이린일까? 그 분도 엠블라 누님과 똑같이 생겼던데... 확실히 아버님이 최근 이 곳에 자주 내려가셨던 건... 그런 이유 때문일지도 모르겠군. 여긴...?

알바티니 : ...으음, 여기는...?
프라이오스 : 정신이 드나...?

데미안 : 그래... 난 여기서 눈을 떴어. 그때 아버님의 얼굴을 난생 처음 뵈었고... 하지만 어째서 내가 이런 데서... 이건...? 이상한 문자로군... 하지만 처음 보는 데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저절로 의미가 머리 속에 흘러 들어온다. '생명은 영원히 돌고 도는 것, 그에게로 이어져, 나에게로... 그리고 다시 당신에게로... 무한히 그려지는 루프. 하지만 그 끝없는 반복 속에 당신과 다시 마주 할 그 날이 오리라고 나는 믿고 있습니다.'

크리스티나 : 메디치에게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당신이 그...?
알바티니 : 알바티니 데 메디치라고 하옵니다, 황제 폐하...

데미안 : ...잊고 있었어... 나의 기억보다 소중한 당신을... 잊고 있었다니... 크리스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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