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100] 잘 가고있다
잘 가고있다 생각하지만 가끔 번져가는 것 같고, 흐려져가는 것 같을 때가 있다. 그것은 내가 나를 믿지 못하는 데서 스물스물 올라오는 불안이다. 딱히 다를 것 없고 재능이나 실력이 특별나지도 않은데 자신감에 가득 찬 이들을 몇 안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가르는 걸까? mbti에 심취해 주변인들을 탐구하며 자신감이 t에서 비롯된다는 어줍잖은 결과를 도출해낸 적이 있다. T들이 사고에서 비롯된 뚜렷한 주관과 자기 확신을 가지고 있다면 F는 감정에 따라 휘둘리고 너무 많은 것을 헤아리다보니 스스로에 대한 평가도 늘 달라진다. 어느 날은 내 글을 미친듯 사랑하고 예뻐하다 불현듯 미워하고 바닥을 파고 밑으로 떨어진다. 꾸준히 계획적으로 일을 자기 아래 두는 j들은 그래서 자기 확신의 감정에 대한 진폭이 차라리 낮다. 결국 반복하며 꾸준히 가꾸는 것이 확신으로 가는 길인데 게으름뱅이 p에게는 그것 또한 자주 무너지기 마련이니 스스로 환장할 지경이다. 어렸을 때는 널뛰듯 바뀌는 내 감정과 스스로에 대한 평가와 게으름을 어떻게 제어하지 못해 무기력에 빠지고 번뇌에 빠졌다면 이제는 좀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알겠다. 나이가 드는 것이 좋은 이유이다. 여전히 나를 믿고 계획적인 일의 도모는 어렵지만 매일 매일 할 수 있는 일들을 하고 그것을 더 하고 싶다면 몰아서 하면서 내 흐름을 내 속도를 계속 찾아간다. 그리고 나는 나를 믿는다. 나를 믿는다. 나를 믿는다. 세 번 주문을 왼다. 난 잘 가고있다. 잘 가고있다. 잘 가고있다. 또 다시 세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