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전문가가 생각하는 가상화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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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ion by @carrotc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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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책, 김영익 교수가 쓴 <위험한 미래>에는
김영익 교수가 생각하는 부동산과 가상화폐에 관한 투자 관점이 나온다.

투자 전문가 가운데 한 사람인 김영익 교수가 생각하는
가상화폐는 어떤 것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전 글>
김영익 - 위험한 미래
보험업은 더욱 어려워진다

부동산

김영익 교수는 부동산에 관심이 없다.

나는 항상, 집은 '투자재'가 아니라 '소비재'이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 말해왔다... 남편의 이런 말을 믿고 아내는 이곳저곳에서 전세살이를 해왔다.

김영익 교수 말대로 집은 '소비재'이다. 그러나 건축은 매년 감가상각되지만 토지는 감가상각되지 않는다. 토지는 한정된 자원이고 소모되지 않는다. 투기 심리를 따라 폭등하고 폭락하기도 한다.

김영익 교수는 그 사이 집값이 급등하며 '이코노미스트'로서 남편의 신뢰는 추락하고, 아내는 실망을 넘어 절망했으며, 상대적 빈곤감과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했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비트코인은 가상화폐이다)

가상화폐

김영익 교수의 아내분이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한 때는 2017년 12월이었다. 여기 계신 분들이라면 현재 수익률이 어떨지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김영익 교수는 아내에게 가상화폐 투자를 더 늘리지 말라고 권유한다. 그가 말하는 근거는 이렇다.

• 화폐의 기능은 교환의 매개, 가치 저장 기능 혹은 척도이다.
•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현재 가상화폐는 화폐가 아니라 공급이 비탄력적인 상품이다.
• 설사 가상화폐가 살아남더라도 지금의 가격은 너무 높다.
• 결국 정부가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것이다.
• 디지털 화폐는 마이너스 명목금리도 가능하기 때문에 통화정책에 더 유용하다.
• 일본 정부는 소비를 늘리기 위해 가계에 상품권을 지급했는데 일부는 현금화했다.
• 중앙은행이 사용 기간이 일정한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면 가게는 다 쓸 수밖에 없다.
• 정부가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면 민간이 발행한 가상화폐는 사라질 것이다.
• 미국은 30센트로 100달러를 인쇄해 옷과 신발을 사고 무기를 생산하며 세계 경찰 노릇을 하고 있다. 기축통화 특권을 포기할 리 없다.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반박할 근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에 세계 각국 정부가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사람들이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화폐가 될 것도 분명하다.

그때가 오면 지금의 가상화폐는 모두 사라질까? 그렇지 않으리라 본다. 명목 화폐에 대한 불신,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고자 하는 목적, 유틸리티 화폐로서의 기능 등 몇 가지 이유로 현재의 가상화폐 가운데 일부는 살아남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