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책방] 제주의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
그곶
그곶에 간 건 2014년 12월이었다.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에서 2013년 7월 문을 열었으니, 1년 5개월이 되던 무렵이었나 보다. 당시에는 그런 거에 대해선 전혀 알지 못했다. 그곶은 그 후 3년 정도를 더 금능리에 있다가 2018년 한림읍 수원리로 가게를 옮긴 걸로 보인다.
2017년 하반기에 로컬숍 연구 잡지 브로드컬리와 인터뷰를 한 듯 한데, 가게를 옮기기 전 불안한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곳곳에 묻어있다.
제주의 3년 이하 이주민의 가게들: 원했던 삶의 방식을 일궜는가?
김기연최근에 재계약을 요청했는데, 5년 전 최초로 계약했던 임차료의 3배로 올리자고 하신다. 이미 건물을 계약하고 1년 만에 1.5배 올려 내던 형편인데 말이다.
어떤 근거로 1년 만에 임차료를 50% 올리나?
김기연알다시피 제주도에 부동산 붐이 있었다. 갑자기 집값이 뛰다 보니, 마을 사람들이 모이면 서로 월세 비교하고 그랬다. 누구는 방 한 칸에 얼마를 받는데 너희는 그것 밖에 못 받느냐, 그런 식으로 서로 부추기는 상황에서 근거가 무슨 소용이겠나.
물론 서울과 비교하면 절대적인 금액이 높은 것은 아니다. 다만 영업 환경 또한 서울과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에, 단순히 금액을 기준으로 싸다고 말하기도 어려울 거다. 나름대로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계약을 맺고 자리 잡은 것인데, 임차료가 자꾸만 높아지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나마 3배로 올리는 재계약도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주를 통해 원했던 삶의 방식을 일궜다고 보는가?
김기연카페 오픈 3년 차에 들어서야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면서, 원했던 삶의 방식도 조금씩 일궈보려던 참이었다… 한데 안타깝게도 건물 재계약을 걱정하는 형편이 되어 버렸다. 행여 자리를 옮기게 되면 모든 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다. 지금껏 자리를 잡기 위해 함께 고생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아쉬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조윤정주거는 다소 불안하게 가더라도, 무리를 해서라도 카페 건물을 매입했더라면 어땠을까 상상한다. 집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살아보니 가게가 핵심이다. 집은 나가라면 이사하고 말 텐데, 카페의 앞날이 불투명하니 삶의 기반이 통째로 흔들린다. 공간의 지속이 건물주의 의중에 좌우되는 상황이 너무나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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