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기반 사회, STEEMIT

in #kr7 years ago

스팀잇에는 저같은 몽사가분들이 많이 계신것 같습니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휘갈긴 글(https://steemit.com/kr/@yguhan/steem-x10)에 감사히도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네요.

이번에 해보고 싶은 이야기는 스팀잇 생태계가 품고 있는 독특한 특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주제는 바로 인터넷상에서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찾기 어렵다는 '신뢰'입니다.

얼마전 KR 커뮤니티에는 kr-market을 중심으로 한 장터가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시작가를 제시해서 경매 방식으로 진행되다 글의 보상만큼 할인해주는 기발한 시도입니다. 서로 win-win하는 구조로 활발한 거래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거래 포스팅 중 [안전 거래]를 요구하는 작성자나 구매자가 있었던가요?

사실 인터넷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거래에는 상호불신을 기본적으로 깔고갑니다. 판매자는 돈을 받기 전 물건을 보내면 돈을 떼이지 않을까 걱정하고, 구매자는 불량 물품이 아닌지 집요하게 확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눈으로 직접 보고 구매하는 직거래와, 피치 못한 사정으로 직거래가 아닐 시에 안전 거래라는 이중 장치를 두는 것이죠.
하지만 제가 본 kr-market의 모든 글에서 구매자는 그냥 스달을 보내버립니다.
(여기선 스달 transfer의 속도, 수수료 0% 등 재미난 특징에 대한 이야기는 미뤄 봅시다)
이들은 바보 혹은 너무 부자이기 때문에 돈을 함부러 다루는 걸까요?

저도 스달을 통한 거래들을 경험해 봤는 데(10 SBD 경매 주최, kr-qna 보상 지급, EOS 번역 참여, 보상 나눔) 그 과정에서 돈을 못 받을까봐 불안해하거나, 돈을 들고 도망칠 악랄한 생각을 한번도 해 본적이 없습니다. 제가 착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지만;; 좀 덜 착한 사람이라도 착하게 만드는 스팀잇의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명성도

RPG 게임이나 타 커뮤니티의 레벨 제도가 있는 것처럼 스팀잇에는 명성도가 있습니다. 좋은 글을 작성하고 소통하며 차근 차근 팔로우를 모으다보면 한 단계씩 높아지게 되어있죠. 계정의 명성도가 일정 수준(60) 이상 도달하면 그 사람의 신용등급은 최상에 달하게 됩니다. 우선, 이들은 보유하고 있는 스팀 파워 자산이 많기도 하지만 스팀잇 내에서 쌓아온 사회적 자산(팔로우, 친구, 이웃)의 가치가 매우 크기 때문에 이를 함부로 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2. 스팀 파워

만약 파워 다운을 해서 스팀 파워-> 스팀 환전을 시도한다면 총 13주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스팀 파워가 많은 사람이라 믿었는 데 갑자기 먹튀를 했다? 충분히 미래에 일어날 법한 상황이나 13주의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기에 어지간해서 시도하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 버린겁니다. 1에서 말한 명성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포기하면서까지?? 똑똑한 사기꾼이라면 시도할만한 메리트가 별로 없어 보이는 행위입니다.

3. 작은 호의가 배가 되어 돌아온다

모두 아시다시피 포스팅 보상의 종류에는 크게 2가지가 있습니다. 글 작성으로 인한 75%의 보상, 보팅한 이들에게 나누어지는 25%의 보상. 아무리 많은 스팀 파워를 보유한 자산가라도 다른 이들의 보팅이 없으면, 보팅을 함으로써 얻는 25% 중 일부만 얻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 말을 다시 표현하면, 관심과 애정을 담아 나누었던 25의 가치 중 일부만 돌아와도 75의 가치가 되어 반겨준다는 말입니다.

제주.jpg
제가 느끼는 KR 커뮤니티는 제주도의 돌담집을 닮아 있습니다.
찬 바람을 막을 정도의 돌담을 쌓아 이웃과 가까이 지내고, 문을 열고 나갔다와도 도둑 걱정을 하지 않는 그런 사회말입니다.

재벌.jpg
재벌집 어르신들은 높은 2-3층 높이 담벽을 사방으로 둘러 쌓아 집을 감싸고, 사설 경비 업체를 고용하여 집을 지킨다던대 정말 안전하고 행복해 보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실 현재 누리고 있는 KR의 따스함이 얼마나 갈 수 있을 지는 모르겠습니다.
신규 유입자가 많아졌다고 하나, 등하교 길, 출퇴근 길에 하나 하나 읽으면 당일 포스팅을 모두 읽어볼 정도로 아직 커뮤니티가 작기도 하고, 사익에 매몰되어 평화에 금을 내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지요.

오직 내 집 주위를 두터운 벽으로 깜싸 나를 보호하는 것,
내가 살고 있는 동네를 안전하게 만들어 그 동네에서 살아가는 것.
약.jpg
어떤 약을 고르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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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은 글 잡 봤습니다.
예전에는 택시면허 하나 사서
노후 즐겨야지 할텐데

미래에는 명성도 높은 스팀아이디를 사거나
스팀파워에 투자하여 연금 받고
글쓰고 하는 사람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이런생각도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시대의 변화를 빠르게 읽어내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습니다. 벤티님이 평소 다루는 주제들처럼요.

본문의 말씀처럼 평화에 금을 내는 사람들, 정말 혼내주고 싶습니다. 참 좋은 커뮤니티인데, 몇몇분들이 물을 흐려 탁해지는 것만 같아 가슴이 아프네요. 좋은 글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아직 까지는 자정 작용이 잘 일어나고 있는 듯합니다.

네 맞습니다. 덧붙여 원인도 생각해 본다면 블럭체인에 기반하고 가상화폐 와 접목시킨 커뮤니티의 새로운 특징이 이와 같은 현상을 만드는듯 합니다:)

넵 블록체인 기반인 것도 SNS에 독특한 특징을 더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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