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간호사란 (2017년)

in #kr7 years ago

2017년, 내가 생각하는 간호사란

요양병원 물리치료실에서 재활운동을 하고 계시는 환자분들의 말벗이 되어주는 봉사활동을 했었다. 낯을 가리는 성격 탓에 먼저 환자들에게 말을 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내 또래 아버지 나이 정도가 되신 환자분에게 먼저 말을 걸어 공통관심사를 찾아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환자분이 말이 많은 분이신 걸 처음 알았다며 물리치료선생님들과 간병인들이 모두 놀라하셨다. 그 이후로 재활하러 오실 때마다 환자분과 서로 대화를 나누었다. 환자분은 항상 외로워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있어준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하였고, 많은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했다. 신체적, 정신적으로 결손 된 환자분에게 특별한 치료행위를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단지 대화를 통해, 환자의 마음이 치유됨을 알았고 보람을 느꼈다. 눈과 눈을 맞추고 마음을 나누는 일에 가장 근접한 일을 하는 것은 ‘간호사’라는 직업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물리치료사 선생님께 불려가 혼이 났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병원에서는 내가 환자분의 며느리라는 둥의 많은 소문이 생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채 사에만 집중해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행동은 정(精)만으로 간호사의 임무는 환자가 가장 편안할 수 있도록 케어해주는 전문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간호사란 공과사의 외줄타기라고 생각했다. 사(私)로 기울어지는 정(精)과 공(公)으로 균형 잡으려는 이성과의 팽팽한 줄다리기라고도 할 수 있다. 사랑으로서의 간호, 직업인으로서의 간호 이 두 가지가 융합 되었을 때야말로 진정한 간호사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자신의 생명이 한 치 앞도 장담할 수 없는 순간에 놓여 있을 때, 무기력함을 느낄 환자들을 위해 진심이 담긴 따뜻한 마음과 위로, 그리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정신)간호사 그리고 그 전에 전문적인 지식과 실력 있는 기술을 갖춰 환자들의 몸 간호를 할 수 있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

옛날 파일을 찾던 중 2년 전 과제로 ‘간호사란 무엇인가’에 대해 적던 글을 발견했습니다.
간호사란 공과사의 외줄타기 :)

@cyber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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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여동생이 10년넘게 간호사일을 하거든요.
그안에서 외줄타기를 하느라 그동안 많이 힘들었겟네요.

좋은 말 많이 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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