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기적

in #kr-newbie7 years ago

image

2002년 오늘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이탈리아의 16강전에서 한국은 설기현의 동점골에 이어 연장 후반 12분에 터진 안정환의 골든골로 이탈리아를 2대1로 꺾었습니다. 당시 필자는 운 좋게도 몇 곳의 월드컵 경기를 직접 관람하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휴대폰에 촬영한 사진들이 전화기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날아가 이를 증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당시 들어갔던 입장권이 어디 남아있을지 모릅니다.

어쨌든 당시 출발상황은 좋지 않았습니다. 전반 4분에 얻은 페널티킥 득점 기회를 날린 것이었죠. 안정환의 슛이 너무 약했고, 방향을 잘 잡은 상대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이 몸을 날려 막아내고 말았습니다. 이때부터 안정환은 거의 지옥을 간 것 같다고 했습니다.(이후 방송출연시 언급)

선제골을 내준 것은 전반 18분. 토티가 왼쪽에서 코너킥을 올리는 순간, 골문 앞에서 기다리던 비에리가 한국 수비를 밀쳐내며 헤딩슛으로 한국의 네트를 흔들었습니다. 극적인 동점골은 후반전이 거의 끝나가던 시점에 터졌습니다. 황선홍이 오른쪽에서 올려준 공이 상대 수비 파누치의 몸에 맞고 튕기는 순간, 설기현이 왼발 슛으로 상대 골대에 꽂아 넣었습니다. 골을 넣고 좌우로 어쩔 줄 모르고 뛰던 설기현 선수가 눈에 선하네요.

연장 후반 12분 이영표가 좌중간에서 올린 공을 안정환이 달려들며 헤딩 슛, 천금 같은 골든골이 터졌습니다. 전반 페널티킥 실수를 깨끗이 만회하는 멋진 골이었습니다. 골을 넣고 반지에 키스하며 그라운드를 누비던 안정환 선수, 이로써 한국은 8강 티켓을 손에 넣게 되었습니다.

image

전반전 안정환의 실수를 개의치 않고 그를 믿어준 히딩크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상대가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그 사람이 기적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힘입니다. 스티밋 동지 여러분 넓은 아량으로 사람을 대하는 여유를 가져보세요. 활기찬 월요일 준비하세요...

Sort:  

시청앞에서 정말 목청 터져라 응원했었는데..
그게 15년 전이라니 믿기지가 않네요^^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그 당시를 경험할 수 있었던것 만으로 정말 행복했습니다. 게다가 어찌나 눈물은 또 흘렸는지 ㅎㅎ
우리 영혼이 행복했던 날들. 벌써 15년이 지났군요...

감사합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20
TRX 0.16
JST 0.030
BTC 65834.12
ETH 2676.99
USDT 1.00
SBD 2.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