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823오늘의서울시] 관광호텔 이후, 난개발인가?

[오늘의서울시] 무리한 관광호텔 계획, 취소하고 상업개발?

도시계획은 참 편하다. 왜냐하면 ‘평가’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A라는 판단을 하고 뒤늦게 그 판단을 뒤집게 되면 그 이유뿐만 아니라 애초 A라는 판단을 하게된 이유와 그로부터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근거를 찾아야 한다. 이건 평범한 사람에게도 필요한 일이다. 거창하게 ‘성찰’ 씩이나 부를 일은 아니지만 말이다.

어제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자신들이 2014년에 허가했던 2건의 관광호텔 계획을 취소했다. 구태여 따지자면 당초 관광호텔로 정해놓은 용도를 취소하고 패키지로 제공된 용적률 인센티브도 없앴다. 그만큼 관광호텔이 끝 물이라는 것이다.

하나는 마포구의 홍대전철역 부근이다. 지금 철도시설공단의 철도부지에 짓는 애경의 사옥이 위치한 곳이다(http://news.mk.co.kr/newsRead.php?no=30057&year=2018). 그 옆에 부지기 방치되어 있는데 당초에는 제주항공에서 운영하는 홀리데이인이 들어올 예정이었다.

다른 부지는 종로5가에 제일은행 주차장 부지였던 곳이다. 여기도 관광호텔을 짓겠다고 했다가 백지화가 되었다.

여긴 이미 오피스텔 계획이 나왔다. 15층짜리 오피스텔/근린생활시설이 지어진다.

애초 해당부지들은 정부차원에서 관광호텔을 건립한다는 특별법의 혜택으로 손쉽게 사업추진을 했던 곳이다. 아무리 사업성의 한계가 있다해도 관광호텔로 도시계획을 잡고 몇 년 묵히다가 오피스텔이니 도시형 생활주택이니 하면서 편한 임대사업자로 전환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이 부지는 작년 7월에 공매도가 진행되어 최초 550억원이었던 부지가 9회차에 이르러서는 378억원까지 빠졌다.

다시 원래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다시 도시계획의 기능에 대해 생각한다. 원래 지구단위계획은 토지의 유기적인 사용을 위한 수단이다. 그런데 사업자의 요청에 따라 관광호텔로 계획되었던 곳이 그대로 오피스텔로 바뀌어도 전체 지구단위계획엔 지장이 없는 걸까?

그렇다면 애초 관광호텔은 주변의 지구단위계획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단독계획’에 불과했던 걸까? 2014년 당시 서울시의 발표를 보면 홍대부지의 경우에는 (http://www.newsis.com/view/?id=NISX20140226_0012751423) 호텔에 맞게 보행도로 등 기반시설이 설치될 예정이었고 종로부지의 경우에는 (http://www.asiae.co.kr/news/view.htm?idxno=2014022708275548299) 관광안내소 설치 등이 지원될 예정이었다.

서울시의 도시건축위원회가 가지고 있는 권한에도 불구라고 절차적 권한 행사에만 집중하고 오히려 필요한 사회적 공론이나 의제의 제안에는 무능해 보인다. 정부와 서울시가 특별법과 각종 특례로 진행한 관광호텔 계획이 줄줄이 취소된다면 이에 대한 평가를 진행해야 하지만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이를 단순히 취소하는 절차만 수행했다.

권한에 비해 별다른 사회적 기능이 없는 위원회다. 가히 권위적 권력기구라 할 만한다. 책임은 없고 권한만 있어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