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2월 19일

in #kr7 years ago (edited)

오전 일찍 출근을 해서 일기를 쓰려 했으나 이제야 창을 연다. 명절 연휴가 끝나고 학생들의 밝은 모습을 보니 참 보기 좋다. 어떤 친구는 설 연휴 때 학원 선생님이 명절날 공부하자며 불러서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독종이다. 공교롭게도 그 친구도 명절 때 어디 갈 일이 없었나보다. 

요즘 학부모님들의 의식은 많이 바뀌어가고 있다.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다. 더 이상 옛날처럼 공부가 전부가 아니다.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도와주고는 싶은데, 사실 이 부분이 엄청난 시간투자가 필요한 일이기에 어릴 때의 육아 만큼의 고생은 아니겠지만 정말 힘든 일이다. 아이가 주체적인 성향의 친구라면 참 좋은데 그렇지 못할 때가 더 힘들 것이다. 어떤 경우엔 학원이나 과외도 전혀 안 받고 공부도 전혀 안된 완전 백지 상태의 친구들이 학원에 오기도 한다. 이럴 때는 반갑긴 한데 힘든 여정을 치르어 낼 생각을 하면 깜깜하기도 하다. 그래도 이런 친구들을 잘 가르치면 보람도 있을 뿐더러 입소문도 금방 난다.

내가 일하는 곳이 분당인데, 이 곳은 교육열이 높기로 유명한 곳이다. 내가 15년 이상 학원 쪽 일만 했는데, 점점 학력수준이 하향평준화 되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그리고 영어의 비중이 점차 낮아지는 데, 솔직히 대학에서 공부해 본 사람들이라면 영어공부가 얼마나 깊게 공부해 둘 필요가 있는지 다 실감할 것이다. 인문,사회는 물론이고 이공계도 마찬가지리라 생각한다. 하여간 입시에서의 비중은 확 떨어져서 더더욱 학원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한다. 물론 그 와중에서도 잘 되는 곳은 잘 된다. 다 자기 하기 나름이다. 

변별력을 확실히 가려낼 수 있는 과목으로 인문, 사회쪽에서는 국어영역이 부상하고 있다. 문학이나 화법, 작문, 문법 쪽은 어렵지 않게 풀어낼 수 있으나 독서영역이 아주 까다롭다.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글을 단 시간에 빠르게 완벽히 이해하는 훈련을 해야 하니. 그 부분에서 영어영역과 통하는 부분이 있으나 문제의 수준은 국어가 훨씬 어렵다. 내가 국어/논구술 학원에 승부를 건 이유다. 직접 가르칠 생각도 해보았지만 현재 영어강의가 너무 많아 공부할 시간이 없으니 다른 인재들을 영입해서 진행한다. 그 와중에 과거 함께 일했던 형님도 모시게 되어 함께 일할 생각을 하니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

살면서 인복이 별로 없다 생각했으나 일을 하다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늘 함께 일하는 사람들 덕을 많이 본다. 이제 40대라 지금부터 인재들을 키워내야 한다. 그 분들도 자기 역량과 능력대로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려 한다. 그 실험을 하는 중이다. 그리고 또 하나. 

스파르타식이 싫다. 그렇게 가르치지 않아도 점수 잘 나오게 할 수 있는데, 그 부분을 확실히 어필하고 싶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금까지 이곳에서 1년 이상 하면서 어느 정도는 성과가 있었다. 앞으로가 문제다. 학생들이 재미있게 공부하면서도 성적이 잘 나오는 그런 이상적인 모습을 내가 운영하는 학원에서 만들어내고 싶다.

출근해서 일기를 쓰니 온통 학원 얘기밖에 없다. 인생, 이러면 재미 없는데. 뭐 어쩌겠나. 맨날 밥 먹고 하는 일이니 내일부터 우선 열심히 해서 경쟁력을 갖추는 게 급선무다. 오늘 하루도 재미있게 보낼 생각에 마음이 즐겁다. 

가즈앗!!!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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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잘하고 싶어용. ㅎㅎ

논술 어려워서 논술 안보는 학과와 학교로 냉큼 들어갔던적이... 흠..흠..

저도 고3 여름방학 전까지는 매번 off topic (논지일탈의 오류)에서 헤매던 기억이 납니다~ 가즈앗!! ^^

언어 통감하고 있습니다. 뭘하든 언어의 벽이...... 영어 일어 가즈앗!

공부 하즈앗!!! ㅋ

오늘 하루도 즐겁게 화이팅입니다!
가즈앗!

가즈앗!! ㅋ

언어를 잘 하는 분들은 노력이 물론 뒷받침 되었겠지만, 정말 복 받은 분들이라고 생각 합니다. 외국어를 잘 하려면 일단 국어가 확실히 중요하긴 한 것 같습니다.

네~ 일단 책을 많이 깊게 읽는 게 중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 가즈앗!! ㅋ

휴 제 아들들은 이제 4세 2세인데 갈 길이 멉니다

금방 옵니다~ 군대 가즈앗!! ㅋ

분당에서 알하시는군요.
저도 전에 분당 살때 논술과외를 했었습니다.
거의 십여년을 했으니 참 오래했지요.
초창기에 분당이 평준화되기 전에 서현고등학교 아이들이 공부도 잘하고 참 모범적이어서 가르치는 보람도 많이 느꼈었는데..
평준화 이후 아이들의 학업 능력이 많이 떨어져 논술 수업하는데도 약간 어려움이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그때도 생각했던 것이 가르치는 사람은 어쨌든 뒤쳐지는 아이들에게 좀더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잘 하는 아이들이랑 수업하기가 훨씬 쉽지만..
그렇다고 잘하는 아이들에게만 맞추다 보면 교육의 양극화가 점점더 심해지거든요...
분당에서 학원일 하신다는 말에 제가 말이 길어졌네요 ㅋㅋ

잘 하는 아이들 데리고 수업 잘 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하위권 아이들 잘 이끌어서 공부시키는 것도 못지 않은 능력이죠. 후자를 연습중이고, 전자는 선생님들께 맡깁니다~ 가즈앗!! ㅋ

우와 분당이면... 학부모님들도 장난 아니지 않나요?
재미있게 공부하면서도 성과가 나오면 정말 누구나 가고싶은 배움터가 되겠네요! 꿈의 배움터 가즈앗

제 특기가 일 분배하기입니다. 다른 분들이 주로 상담하십니다~ ㅋ 가즈앗!!!

아 학력이 하향평준화되고 영어의 비중이 줄고 있군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는 건 좋은 현상같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직업세계나 꿈에 대해 탐구할 수 있도록 체계화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은 그다지 없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오늘 하루 잘 보내셨죠? ^^

아무래도 늘 접하는게 학원이시니까요ㅋㅋ
직업에 대한 애정이 듬뿍 드러나는 글이네요 그리고 아이들에 대해서두요ㅋ

네, 제 일이고 제 사업이니 당연히 열심히 해야죠.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가즈앗!!! ㅋ

조선생님 항상 학원 얘기 하시는데 ㅎㅎ 학원 일을 넘 사랑하시는 게 느껴집니다. 설 연휴가 끝나고 아이들이 밝은 모습이라니 좋네요 :)

네~ 아이들은 항상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습니다~ ㅋ 덕분에 저도 힘을 얻고 살지요. 가즈앗!!!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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