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해체하라

in #kr8 years ago



"올해도 그냥 간단하게 하게요." 명절 전날, 엄마는 작은할머니와 짧은 합의를 한다. 그러나 매년 차례상 위 광경을 보면 '간단한' 그 기준이 무엇인지 정말 모르겠다. 우리 가족은 명절때 딱 두 분이 우리 집으로 오신다. 꼬장꼬장한 어르신도 없고 사사건건 훈계하는 어르신도 없다. 엄마의 의견이 존중되고, 식구들도 많이 엄마를 돕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명절이 명절 아닌 것일 수는 없다. 명절이 여전히 명절인 이상은, '돕는다'는 표현이 갖는 한계처럼, 언제나 명절에서 가장 스트레스 받는 사람은 엄마다. 명절에서 '엄마'는 모든 집이 마찬가지로 대체불가능한 존재다. 긴 말할 것 없다. 현재의 명절은 폭파해야 할 퍼포먼스다.

나는 진즉에 아버지에게 고한 바 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후손이란 무엇인가". "차례란 무엇인가" 에서 그치지 않았다. 집안의 대는 장손인 제가 끊을 것이며, 차례나 제사는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즉시 중단될 것입니다, 라고. 그런데 이번 추석 때는 그것으로도 성이 차질 않는다. 차례상에 단체로 절하는 모습이 그렇게 우스꽝스러워보일수가 없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2018년에. 눈물없이 보기 힘들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굳은 결심처럼, 현 대통령도 고심 끝에 하나만 결정해줬으면 한다. 명절을 해체하라. 그게 싫으면 엄마를 해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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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해체 !! 엄마 해방 !!

이미 해체한 많은 집안이 있습니다.
굳이 대통령이 나서지 않아도 바뀔 수 있습니다. ㅎㅎ

저희도 차례를 없앤지 8년차가 되었네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가장 서운해 하시는 분이 맏며느리인 저희 어머니 인 것은 함정이라면 함정 이네요 ㅎ

아버지가 결단내리지 않는 이상 제사나 차례가 없어질 가능성은 전혀 없지요. 어머니가 차례 없어진 것에 대해 느끼셨다고 하는 서운함은..뭐랄까요 여러 감정의 결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해체라는 단어에 생각을 많이 하고 갑니다. 그 끝이 가족 모든 구성원의 행복과 사랑의 결실을 누리는 날이 되면 좋겠네요.

어차피 제사니 명절이니 하는 것도 세대가 바뀌면 자연스럽게 없어질 거라고 봐요. 이 지겨운 유교 퍼포먼스가 한번 해체되고 나서야, 그 다음에 죽은 자를 기리는 새롭고 창의적인 형식의 뭔가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격하게 공감합니다. 아버지가 어제 상 하나 더 놔야하는 거 아니냐고 말씀하시는데 소리지를 뻔 했습니다...

천동설보다 지동설이 세상에 받아들여질 때, 천동설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설득해서 바뀐 것이 아니라고 어디서 들었습니다. 천동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다 죽고 난 다음에서야 학계의 주류적 이론이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결론은.. 제사도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현재 아버지나 할아버지들을 설득할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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