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세이] 부끄러운 버스
#01.
220번 버스는 마치 밀당하는 것처럼 눈치를 힐끔 보면서 쬐끔쬐끔 걸어왔다.
남녀노소 구분없이 처음보는 사람들과의 부비부비가 시작되려는 찰나,
뒤에 오시던 할머니께서 보기에도 버거운 짐을 겨우 들고 버스에 타셨다.
#02.
나는 할머니를 본 후, 구석 자리에 앉아 핸드폰 게임을 하고 있는 여고생을 보며 일어나서 양보하라고 눈으로 말했다.
학업에 대한 과도한 부담이 너무 무거워서 그랬는지, 여고생은 일어나지는 않고 힐끔힐끔 할머니랑 캐릭터를 번갈아 보고 있었다.
버스 안의 누군가는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버스는 출발했다.
#03.
누군가의 부끄러움이 답답함을 지나 분노로 변할 때쯤,
여고생은 목적지에 다 왔는지 벨을 눌렀다.
버스는 멈췄고 여고생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순간 사람들은 일제히 그녀를 째려보았다.
그녀는 그 시선들이 민망한 듯 멋쩍은 미소를 띄며 절뚝거리는 한 쪽 발과 함께 버스에서 내렸다.
#04.
누군가는 부끄러웠고
누군가는 미안했다.
누가 누구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어느 날 있었던, 부끄러운 이야기
(이미지 출처 : www.freeqration.com)
평소 눈치도 안보이고 살빠지는(?)기분도 들어 서서가는 것을 선호했는데, 무릎 한 번 다치고난 이후에는 무조건 빈자리를 찾아가게되더라구요. 그런데 겉보기엔 건장한 청년이고 목발도 짚지 않아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쓰였던 기억이납니다. 저 여고생에게 공감이 많이 가네요 ㅎㅎ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눈치'와 '예의'같은 주제는 참... 여러가지 생각을 들게 하는 것 같아요!
이 시간에 깨어 있으시군요?! : )
그 사람을 알기 전까진 함부로 판단하면 안 될거같네요!!^^
한 줄 요약이군요 ^^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
좋으네요
뭐라고 더 글을 써드려야 할꺼 같은데 뭐라고 써야 할지 모르겠고
좋으네요
왠지 제가 상황 속에서 느낀 기분이 다시 떠오르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