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스팀 / 책 추천 #3 ] 《 히트 리프레시 》 마이크로소프트 회사 현직 CEO, 사티아 나델라 著 서평 / 책리뷰 ( 경영 경제 분야 서적 ) : 북리뷰 & 서평 블로거의 독서 일기, 에세이
북스팀 / 책 추천
북리뷰 & 서평 블로거의
독서 일기 · 에세이
제 3 편
책 < 히트 리프레시 (Hit Refresh) > 서평
( 마이크로소프트 현 CEO ' 사티아 나델라 ' 著 )
( 빌 게이츠 서문 )
책 카테고리 : 경제경영 / 경영일반 / 해외 경영 이야기
책리뷰 written by @sunnynight
마이크로소프트사는 퇴물이 되었나
'FANG'이란 약어를 아는가. 미국의 공룡 IT 기업들의 첫 글자만 딴 신조어다. 순서대로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구글(Google)이다. 안타깝게도 한때 IT 업계의 대부였던 마이크로소프트사나 애플의 첫머리는 여기에 없다. 신생 기업들이 나래를 펼치는 동안 과거의 영웅들이 차츰 퇴락한 셈이다. 그나마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사보다 낫다. 아직 애플은 컴퓨터 아이맥(iMac)과 아이폰(iPhone)으로 나름 선전을 하고 있다면 선전을 하고 있는 중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사는 IT 동향을 구체적으로 모르는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 앞서 말한 기업들에 비해 존재감이 매우 약하다. 아마 사람들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이 정도로 알고 있을 것이다. “윈도우 10 만든 회사?” 아니면 “오피스 프로그램 만드는 회사?”
자사의 퇴보를 인정한 자기 반성문
이 책의 시작 중 일부는 마이크로소프트의 3대 CEO로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가 자사가 저지른 과오들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그를 반성하는 내용들로 구성되어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pc와 소프트웨어 제작에만 열중했을 뿐, 모바일과 네트워크 생태계를 홀대했다는 점에 대해 시인한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사가 트렌드에 뒤쳐졌을 당시에 사이타 나델라는 본인이 CEO가 아니었기 때문에 딱히 죄송스러워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그는 현(現) CEO로서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일궈놓은 서사에 대해 연대책임을 지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 그리고 이 책임감을 바탕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다시 트렌드를 선도하는 일류 기업으로 ‘새로 고침’하겠다고, 아니 ‘새로 고침 중’이라고 역설한다.
이러한 저자의 다짐과 진정성은 책을 읽는 내내 매 챕터마다 여러 사례들로 변형되어 등장한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사원으로 시작해 22년간 근무한 뒤 CEO로 발탁된 이력만큼, 정통 ‘마이크로소프트 Man’의 자부심과 열의가 느껴진다. 바로 이 점이 본서가 일개 CEO들의 자화자찬과 허세를 남발하는 잡서가 아니라, 올바른 기업가 정신과 현재의 IT 생태계를 알아볼 수 있는 <경영·경제 실록>으로 손색이 없는 이유다.
경영·경제서와 4차 산업 미래학의 콜라보
책은 내용상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제1장부터 제5장까지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다시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도록 어떻게 새로 고침을 하고 있는 중인지 상세하게 설명한다. 그리고 제6장부터 마지막 장(제9장)까지는 앞서 말한 새로 고침이 완성된 ‘이후’의 상황을 상상하고 저자 나름의 견해를 덧붙인다. 바람직한 CEO는 기업의 현재만이 아니라 그 너머를 항상 대비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에 따르면 사티아 나델라는 CEO의 표본이자 정석이다. 앞부분이 앞에서 말한 대로 <경제·경영 실록>으로서 가치가 있다면, 뒷부분은 약간 대중화된 <4차 산업 미래학 에세이>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어느 쪽이든 IT 업계의 수장이 썼다는 이유로 폄훼하거나 가볍게 볼 수 없을 만큼, 읽는 사람에게 수많은 영감과 통찰력을 제공할 정도로 내용이 빼어나다.
클라우드 시스템에 기업의 사활을 건다 (제1장~제5장의 핵심 내용)
"오픈소스는 지식재산권에 붙은 암적인 존재다.
스티브 발머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의 2대 CEO였다. 1대 CEO였던 빌 게이츠 때부터 2대 CEO 스티브 발머에 이르기까지,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소스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컴퓨터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에 사용되는 코드들을 본인들만 보유했고, 특별한 경우에 타인에게 제공할 때도 비용을 받고 파는 형식이었다. 이렇듯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윈도우 OS와 소프트웨어 제작의 1위 업계답게 기타 업체와 협력하는 일이 좀처럼 드물었다.
그러나 3대 CEO 사이타 나델라는 견해가 달랐다. 그는 ‘공유’와 ‘협력’의 미덕을 강조했다. 공유와 협력, 그것이 기업에게 더 큰 ‘이익’을 줄 것이라고 믿었다. 사이타 나델라는 이제 인터넷 생태계의 핵심적인 특징은 모빌리티(mobility, 이동성)이라고 정의했다.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이 시대의 대세가 되었다는 이유로 모빌리티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생각하기에 모빌리티 시대의 핵심 아이콘은 ‘폰’이 아니라, ‘시공에 구애받지 않는 정보·데이터’다. 언제 어디서든 더 많은 사람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자신과 남들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그가 생각하는 인터넷의 현재 그리고 미래였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리눅스, 애플, 삼성 등 마이크로소프트의 상품과 서비스를 진화시킬 수 있는 유관 업체들과 이제는 콜라보를 이뤄야한다는 것이 그의 견해였다. 그리고 그는 그러한 관념을 토대로 그가 CEO로 취임하기 전부터 마이크로소프트사에 근무하면서 본인 주도로 사업화했던 클라우딩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중이다.
그는 클라우드 시스템의 성사 여부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생사를 결정지을 만큼 중요한 과제라고 말한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사는 <AZUER(애저)>라는 클라우드 컴퓨터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고, <오피스 365> 역시 클라우드 기술이 적용되어 이제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뿐만 아니라 맥OS나 아이폰·아이패드 등에서도 구동되는 중이다. 책 속 표현에 따르면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사업으로 2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다.”고 한다.
「… 오늘날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사업으로 2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다.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를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 높은 기업으로 만들었던 패키지 제품들 너머,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와 클라우드 서비스인 오프시 365(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오피스 생산성 도구의 온라인 버전) 등에서 더 큰 가능성을 봤다. …」(113p)
「서피스 프로 3Surface Pro 3은 개인 소비자와 기업 모두가 랩톱을 대체할 태블릿을 원하고 있음을 증명할 터였다. 우리는 아이폰을 비롯해 모든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오피스를 내놓았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오피스 365 서비스에는 1000만 명 가까운 사람이 추가로 가입했다. … 아마존과 경쟁하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145p.)
사티아 나델라는 현재 그가 클라우드 서비스에 사활을 거는 것이 결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주였던 빌게이츠의 본래 이상과 결코 위배되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빌 게이츠는 모든 가정과 모든 회사에 퍼스널 컴퓨터를 공급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했다.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컴퓨터를 가졌을 때 세상 사람들 모두가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스스로도 정보를 생산하는 주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람들을 시스템에 종속된 수동체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견을 개진하고 심지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능동체로 만드는 일이었다. 사티아 나델라는 모빌리티가 강조되는 21세기 이후부터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협조하고, 유용한 정보와 데이터를 언제든 클라우딩하여 활용할 수 있어야 사회의 ‘주체’ ‘능동체’가 될 수 있는 다고 믿는다.
책 소개 포스터 中 (출처 : 교보문고)
클라우드를 넘어서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무엇을 꿈꾸는가 (제6장)
사티아 나델라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는 IT 세계가 클라우드 시스템을 구축한 이후에 다시 어떻게 변할지를 예상하고, 그때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할지를 고민한다. 그러나 단순히 “열심히 하겠다! 멈추지 않겠다! 우리는 계속 성공할 것이다!” 따위의 자기 다짐이 아니다. 오히려 “아직도 우리는 갈 길이 멀다”며 한 번 더 자기반성을 꾀한다.(이렇게나 빼어난 기업인이 겸양을 자주 보여주는 바람에 책을 읽다가 문득문득 괜스레 나 자신이 계면쩍어지는 기분이다.) 저자가 말하는 바에 따르면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미래의 전략 사업으로서 세 가지 영역에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첫째는 혼합현실, 둘째는 인공지능, 셋째는 양자 컴퓨팅이다. 최근에 4차 산업을 다루는 개론서나 교양서적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데, 이 책 《히트 리프레시(Hit Refresh)》의 제6장만이라도 정독한다면 엄청나게 짧은 분량으로 4차 산업 관련 개론서나 교양서를 훑는 효과가 일듯하다. 그만큼 저자는 제6장 속에다 미래 문명에 대해 압축적이면서도 중요한 내용들을 선별했다.
「… 우리는 몇 년 뒤에 각종 산업의 형태를 빚을 세 가지 핵심 기술, 즉 혼합현실과 인공지능, 그리고 양자 컴퓨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투자 중이다. 세 기술은 필연적으로 우리 경제와 사회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 현재는 혼합현실과 인공지능, 그리고 양자 컴퓨팅이 독립적인 흐름일지 모르지만 앞으로는 하나로 얽힐 것이다. 장담한다.」(220p~222p)
혼합현실 영역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를 개발 중이다. 홀로렌즈를 신체에 착용하면 어디든 무엇이든 실제 그 곳에 존재하는 것들을 느낄 수 있다. 그곳이 우주든, 세포 속이든, 미래든, 과거든, 우리가 체험할 수 있는 가상 현장은 성역이 없다. 심지어 우리가 손을 뻗어 어떤 것을 만지면 정말 그를 만지는 것 같은 촉감까지 구현하려는 중이란다. 감촉이 실현되면 가상 체험 현장은 ‘실존’ 체험 현장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한편 인공지능 영역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개개인마다 인공지능 비서를 소유하는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언어를 이해할 줄 알아야 하고, 인간 못지않은 시각 능력을 가져야 한다. 저자는 인공지능 개발의 목표지수가 100이라면 현재 인공지능 개발 수준은 겨우 0.2 수준이라고 한다. 알파고가 일급 바둑기사들을 처참히 굴복시키고, 자율주행자동차가 도입되기 시작했고, 기계가 글을 쓰거나 작곡·그림 등 예술까지 해내는 지금의 AI가 고작 완성도는 0.2%라니, 이 책을 읽다보면 향후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발전할지 기대되면서도 두려울 정도다.
양자 컴퓨팅은 양자 물리학 이론을 활용하여 제조한 컴퓨터다. “전통적인 컴퓨터가 2진 코드의 물리학 법칙에 묶여 있는 반면 양자 컴퓨팅은 비트로 구성된 선형 세계에서부터 큐비트로 구성된 다차원적 우주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연산, 다시 말해 모든 수학적, 과학적, 공학적 연산을 훨씬 더 빠르게 처리한다.”(245p)고 한다. 한마디로 슈퍼 컴퓨터를 초월한 슈퍼-슈퍼 컴퓨터다. 나와 같은 일반인 입장에서는 지금의 컴퓨터 수준만으로도 할 줄 모르는 것이 없는 절대적 존재라고 생각되는데, 저자처럼 IT 업계 종사자들은 지금의 컴퓨터가 데이터를 계산하는 수준이 거북이의 달리기 속도처럼 답답한가보다. 그래서 저자는 양자 컴퓨터가 제대로 활용되면 불치병의 원인 분석부터 전 세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일까지 세상의 난제가 극적으로 해결될 것이라며 상당히 흥분하는 상태다.
기술만이 아니라 그 쓰임새의 가치를 고민하는 기업가 (제7장~마지막 장)
책의 후반부에서는 현실과 인간을 압도할 정도로 기술 문명이 극적으로 진보했을 때 우리 인간들이 어떻게 가상세계와 기계(AI 포함)를 대해야하는지에 대해 소상히 다룬다. 인간의 대응방식으로 우리가 어떠한 윤리 가치를 합의해(놓아)야 하는지, 그러한 윤리 가치를 어떠한 형태로 법·제도화할 것인지에 관한 사티아 나델라 나름대로의 제언이다. 솔직히 기업인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 대목에서 적잖게 놀랐다. 물론 저자가 마이크로소프트라는 걸출한 IT 기업에서 경영 정책과 최첨단 기술 양쪽을 섭렵한 인재였기에 경제나 과학·기술에 관한 조예가 깊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 책의 제7장부터 마지막 장까지는 논의의 폭과 깊이가 예상을 초월하는 정도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에서 탄생한 기업이다. 우리가 받은 유산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빚었다. 우리는 아메리칸 드림을 믿는다. 고용인이 되어 아메리칸 드림을 실천하고 다른 사람이 같은 길을 걷도록 돕는다. 우리는 지속적인 가치, 즉 프라이버시, 보안, 언론의 자유, 기회, 다양성, 포용성에 헌신한다. 우리가 헌신하는 가치가 우리를 살게 한다. 우리는 세계 어디에서든 가치가 시험대에 오르면 가치를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다.」(344p)
전반부 및 중반부는 그것대로 일독할 가치가 있지만, 본인이 경영 전략이나 기술·문명에 특별히 관심이 없는 독자라면 차라리 제7장부터 마지막 장까지만 읽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제7장의 내용도 앞서 제1장부터 제6장까지의 내용에 연속되는 것이지만, 제7장부터 마지막 장까지는 존재(sein)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주장, 즉 당위(sollen)을 설파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 앞부분까지와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의 후반부에서 ‘수많은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갖고 있는 회사 입장에서 어떻게 고객들의 신상을 관리해야 하는지’, ‘인공지능이 인간과 공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할 텐데 그때 어떻게 해야 인간적 가치를 우선시할 수 있는 원칙을 사회 구성원들끼리 합의할 수 있는지’, 마지막으로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여 더 이상 생산 주체로서 인간이 불필요할 때 어떻게 경제 성장과 동시에 부의 재분배도 이룰 수 있을지’를 논의한다. 쟁점 하나하나마다 제대로 논의하려면 단행본 한권으로도 모자랄 지경이지만, 저자는 놀라울 정도로 효율적일만큼 문제의 핵을 짚고 자신의 진단을 첨부한다.
각 진단마다 100% 공감할 수 없는 부분들도 있었고, 일부 견해에는 ‘과연 어쩔 수 없이 다국적 기업이구나’라고 생각할만한 대목들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최대한 설득력 있는 논거를 제시하면서 주장을 개진하는 태도 자체는 인상 깊었다. 특히 최근에 페이스북의 정보 유출 사건과 대비하여, 아주 특수하고 예외적인 상황이라 하더라도 가급적 외부 기관에 고객정보를 공유하는 일은 삼가려한다는 저자의 입장은 자사를 믿음직스러운 기업으로 이미지화하려는 현직 CEO의 노고가 느껴질 정도였다.(지금 나도 윈도우 10의 MS WORD를 이용해 글을 작성하는 중인데, 나탈리 사델라의 다짐 덕분에 한결 마음이 편하다.)
또한 저자는 4차 산업 시대에도 대량 실업 사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호언한다. 오히려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다른 방식으로 ‘구제’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인수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링크드인’, 자전거 제조업체 ‘켄트 인터내셔널(Kent International)’, 책 《연결하는 인간(The Start-up of You)》 《미국의 성장은 끝났는가(The Rise and Fall of American Growth)》 등을 거론하면서 자동화 공장과 취업률 상승이 아름답게 공존하는 실례(實例)들을 무수히 보여준다. 워낙 사례와 책 내용을 간략히만 소개해서 혹시 본인의 주장에 걸맞은 방식으로 논거들을 재구성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지만, 만약 이 내용들이 사실이라면 4차 산업 혁명은 기대해봄직하다.(그래도 검증은 필요하므로 위에 열거된 사례와 책들을 하나씩 훑어볼 필요는 있겠다.)
노린 것이었다면 제대로 성공한 자사 홍보 책
회사를 홍보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다. 대표적으로는 광고를 하는 것이고, 오프라인 곳곳에 체험 부스를 마련해 호객하는 것도 방법일 테다. 그러나 이 책 《히트 리프레시(Hit Refresh)》처럼 기업의 운영자가 전면에 나서서 자신의 진정성이 담긴 책을 저술하고, 사티아 나델라만큼 호소력 있게 자기 회사의 철학을 설파할 수만 있다면 이것만큼 더 좋은 자사 홍보가 또 있을까 싶다. 책 속에서는 굉장히 미래 지향적인 이야기들이 이 분야 저 분야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이 숱한 이야기들 속에 관통하는 한 줄기 빛을 알게 된다. 바로 ‘사용자의, 사용자에 의한, 사용자를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위해 헌신하려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기업 이념이다. 저자는 무엇을 이야기하든 그 저변에 ‘인간에게 더 많은 가능성과 자유를!’이라는 슬로건을 심어놓는다. 그리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행간을 읽는 독자는 불가항력적으로 저자의 트랩에 걸려든다. 그러고는 이렇게 세뇌된다. “아! MS사의 CEO는 진정 기술 시대에 휴머니즘을 실천하려는 자구나!”
아마도 이 책을 제대로 읽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책의 끝을 향해 갈수록 개인적으로 사티아 나델라를 특정 회사의 CEO가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서 좋아하게 된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그에 대한 호감은 마이크로소프트라는 회사에 대한 호감으로 전이한다. 만약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대해 관심이 없었거나, 반대로 악감정이 있던 사람조차도 책을 읽고 나면 결국 MS사에 관한 기존의 이미지가 《히트 리프레시(Hit Refresh)》 될 것이다. 만약 이 모든 것이 저자나 MS사가 노린 것이었다면? 제대로 성공했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힘내세요! 짱짱맨이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