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스위스 챌린지(Swiss Challenge)

in #kr-writing8 years ago

'스위스 챌린지'란 무엇인가?
이에 대해 한국어로 생산된 정보가 거의 없기에, 이번 기회에 정리해보고자 한다(한때 스티밋에서 유행했던 '흑백 챌린지'나 '네임 챌린지' 등과 같은, 그런 챌린지와는 상관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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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챌린지, 정식 명칭은 'Swiss Challenge System'이며, 인프라 프로젝트의 사업자 선정방식 중 하나이다. 나름 혁신적인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정말 그런지 살펴보자.

Background

인프라 프로젝트는 돈이 많이 든다.
또한 공공의 이익을 위한다.
도로를 닦고 교량을 놓고 공항을 짓는 등의 역할은 그래서 정부, 곧 public sector가 맡는다.

그런데 인프라 수요는 증가하지만, 투입할 수 있는 재정은 한정적이다.
선진국/중진국이라도 그래서 예산배정에 어려움이 많은데, 하물며 개도국은 말할 필요도 없다.
물론 ECA나 ODA 자금이 투입되지만, 여전히 인프라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그래서 나온 게 PPP (Public-Private-Partnership) scheme이다.
정부 대신 민간부문(private sector)에서 fund를 투입하여 인프라를 공급하는 것이다.

이런 PPP scheme하에서 대상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USP (Unsolicited Proposal, 청하지 않은 제안)이다.
즉, 정부에서 먼저 대상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이를 공개입찰로 내놓는 것이 기존 방식이라면, USP는 민간에서 먼저 대상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그에 대한 개발 제안서를 제출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민간에서 제출한 USP를 정부에서는 어떻게 다룰 것인가.

  1. USP를 다시는 내지 말라고 금지
  2. USP에 담긴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돈(또는 이에 상응하는 benefit)을 주고 산 후, 이를 가지고 공개경쟁입찰로 진입
  3. USP에 담긴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가지고 공개경쟁입찰로 진입하되, 제안한 민간기업(the original proponent)에 advantage 부여

바로 3번 방식이 The Swiss Challenge System의 기본 컨셉이다.

Example

예를 들어보자.
어느 지역에 항공수요가 늘어나는 것을 감지한 A기업. 이를 조사하여 적절한 부지를 선정하고, 2층짜리 여객터미널을 가진 공항을 2000억원에 짓겠다는 내용으로 제안서(USP)를 만들어 정부기관에 제출하였다.

정부에서도 해당 지역에 공항을 만들어달라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던 터라, 위원회를 구성하여 A기업의 제안서를 면밀히 검토하였다. 그 결과, 타당하다는 결론을 얻었고, 이에 그 지역의 공항건설 프로젝트를 공개입찰로 전환한다.

제안서 모집기간은 60일.
그 기간동안 아무도 제안서(counter-proposal)를 안내면 자동으로 A기업은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된다. 그러나 B기업이 counter-proposal을 낸 것!

정부 위원회에서 심사해보니 B기업은 동일한 스펙의 공항을 1800억원에 짓겠다고 제안했다. 이럴 경우, 일반 경쟁입찰에서는 B기업이 프로젝트를 수주하게 된다. 그러나 Swiss Challenge System에서는 original proponent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준다.

위원회: "B기업에서 동일한 공사를 1800억원에 짓겠다네요? 어쩌실래요?"
A기업: "저희는 그럼 1750억원에 짓겠습니다!"
위원회: "좋습니다. 그럼 A기업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겠습니다."

이런 상황이므로 original proponent에게 무척 유리한 상황.
그래서 Private Sector에서 먼저 활발하게 제안과 자금이 들어오도록 유도하는 게 바로 Swiss Challenge System의 탄생배경이다.

이를 채택한 대표적인 나라가 칠레, 필리핀, 남아공, 인도, 그리고 대한민국이다.

Challenges

Private Sector의 활발한 인프라 프로젝트 참여와 그로 인해 더 유리한 조건으로 인프라를 구축할 여건을 가지게 된 Public Sector. 이렇게 장밋빛으로만 보이는 Swiss Challenge System에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부패(corruption)이다.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결국은 운영하는 사람들이 악용하면 말짱 도루묵.
Original proponent에게 주어지는 막강한 advantage 때문에 위축되어 다른 기업들의 경쟁 참여가 극도로 저하되기 쉬울 뿐더러, 입찰결과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그 선정결과가 늘 불투명하다.

일례로, 필리핀 같은 나라는 공무원들이 대놓고 외국기업들에게 뇌물과 kickback을 요구하는 나라인데, 이런 시스템을 적용하게 되니, 오히려 기업 간의 경쟁은 줄어들고 부정부패는 늘어나게 되었다.

이런 문제를 인지하게 된 Duterte 정부는 본래의 정책 방침을 180도 바꾸어서 지방 공항들의 입찰을 정부가 발주하는 공개경쟁입찰로 돌리게 된 것이다.

바로 이러한 취약점 때문에 옹호론보다는 비판론이 더 많은, 비운의 스위스 챌린지.
언젠가 개선된 version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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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넘은 글이지만, 관심 가는 내용이군요.
@sujisindrome 님은 공공부문 쪽에도 일하시나요?

인프라 분야에도 관여하고 있어요. 요즘은 특히 공항 프로젝트들에 관심을 갖고 있고요. 예전 글인데도 읽고 댓글까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규모 큰 일들을 하시는군요.

스위스 챌린지 그런 거였군요~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큐리오스님, 댓글 감사해요^^ 스위스 챌린지 좀 생소하죠? ㅎㅎ 네이버 등을 검색해봤는데 거의 안나오더라고요~

새롭게 배우고 갑니다!

저도 @farmerboy님께 농업에 대해 많이 배워요^^

음.. 웬지 저방식의 하도급? 때문에 가격 경쟁을 하는 부실 공사가 나오지 않았나 싶네요.
어차피 품질을 유지하려면 기본 비용이 있을 텐데 그보다 싸게 입찰을 한다는 건 뭔가 문제가 있는 거겠죠;;

예리한 지적을 해주셨네요. 실제로 필리핀 마닐라 공항 제3터미널 입찰에서 언급하신 것과 유사한, 정말 문제가 있는,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죠. 부패는 필연적으로 품질하락을 부르게 되겠죠.

어려워요
거상 임상옥 얘기 해주세요

어려웠나요? ㅎ 임상옥 시리즈는 이미 핵심은 다 다뤘기에 재연재 계획은 없네요~

프로젝트를 제안한 이에게 advantage가 더 있는 스위스 첼린지가 당연히 맞는건 줄 알았는데.. 부패에 약한 탓에 비판도 많이 받고 있었군요!
오늘도 이렇게 상식을 늘리고 갑니다! ㅎㅎ

프로젝트를 제안한 이에게 advantage가 더 있는 스위스 첼린지가 당연히 맞는건 줄 알았는데

맞아요. original proponent는 누구보다 더 많은 resource를 투입했기에, 그에 상응하는 advantage를 받는 게 당연한 거죠. 그런데 그 점이 부패에 의해 악용되니..
결국은 제도나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운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양심적으로 하느냐로 귀결되는 것 같아 씁쓸해져요.

오오 쪼끔 어려운글이지만 재미있어요! ㅋㅋㅋㅋ

Swiss Challenge라는 방식이 생소해서 저도 어려웠어요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과거 구매팀은 아니지만... 업무상 작게는 몇백만원~몇천만원 납품받는 입장에서도 식사 대접 이야기가 나오고 돈 봉투가 오고가는 시스템인데... 오죽할까 싶습니다. 대한민국 이야기입니다. 장비가 이상하다 싶어서 구매가를 알아보면 턱없이 비싸서... 결재라인에 누가 누가 포함되어 있는지 알아보면... 에혀 에혀~

그러게요.. 안그래도 한국의 부패에 대해서도 적을까 하다가 걍 필리핀만 적었어요.. 하늘님도 부정부패를 겪어보셨군요~ 아무리 좋은 제도와 시스템을 갖춘다해도 운용하는 사람들의 quality(?)가 나쁘면 다 소용없는 듯 해요..

음...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랄까요? 읍읍읍... 엄하게 입찰 단가 높이고 엄한 업체 선정되고 말도 안되는 품질로 물건 들어오고....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진행되는 일을 겪다보면 진절머리가 납니다. 애초부터 제대로 된 가격에 입찰 받아서 제대로 된 물건 들어오면 좋은데 말이죠. 암튼 저는 읍읍읍.... 할많하않입니다. 이제는 아시죠? 이 줄임말? ㅋㅋㅋ

ㅋㅋㅋ 할많하않 하늘님과 셀레님 덕분에 늘린 어휘입니다ㅋㅋㅋ 한국에 만연한 부정부패, 도대체 어떻게 해야 발본색원할 수 있을까 가끔 고민해보지만...
제 주변만이라도 이런 일이 없도록 해보고자 노력해봅니다~

어휘 늘리신 것 축하드립니다. ㅎㅎㅎ 아... 저는 제 주변까지는 못하고 있으며... 저라도 저라도 부정부패 없이 살고자 노력하고 있답니다. 발본색원하려면 내부고발자라는 단어부터 금지시키고 공익제보자로 쓰도록 해야 하고 이것 저것 시스템 적으로 사회분위기적으로 조성이 되어야겠지요. ㅠㅠ

하늘님 포스팅 기다리다 여기로 왔네요
역시 댓글은 대장입니다.

그리고 이거 부패는 참 어리석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거 얼마 먹다가 배아프고 터지는 경우 많이 봤습니다.
미래를 자신하면 이런건 소탐대실이죠. 작은걸로 멋진 미래를 망치는,,
.. 저도 2시간반째 댓글로 포스팅 없이 이러고 있네요.
이젠 자야죠,,, 좋은밤 되세요

기범님도 하늘님처럼 댓글대장(?) 되시겠네요ㅎㅎㅎ
부패는, 어쩌면 인간의 속성상 어쩔 수 없는 게 아닌가 싶어요. 탐욕에서 자유로워지지 않는 이상 말이죠..

탐욕보다 더 큰 이상이 있으면 가능하겠지요.
오늘도 댓글만 달고 있네요,.,.
오늘은 하나 포스팅 해야줘,...

이런 세계는 제게 참 신기하네요 ^^

부패를 극복한 새로운 버전의 스위스 챌린지가 나오길 저도 기대합니다!

네, 여러 modified version이 나오긴 했는데, 아직 부패를 '극복'하기엔 어려움이 큰 것 같아요. 결국 운용하는 '사람'이 문제 아닐까 해요.

덕분에 지식 하나 늘리고 갑니다. ^^

브리님~~~ 오랜만에 와주셨네요^^
저도 어쩌다보니 인프라 분야에 발 담그게 되어 이런 것까지 알게 되었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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