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소망 릴레이] 3년간의 제 일기장, 같이 보실래요?

in #kr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꿈꾸는 플랑크톤, 쏭블리입니다. :)

@songvely Jan.14.2018.


@cafemocha 님의 지목을 받아 저도 릴레이에 참여하게 되었네요. :)
이왕 이렇게 된 거 조금 길게, 제 마음대로 끄적여보기로 했습니다.

매년 저는 11월쯤부터 다음 해에 쓸 플래너를 물색하고
12월의 시작과 함께 새해 목표를 고민해 나갑니다.
그리고 1월 1일, 플래너 맨 앞장에 새해 소원을 씁니다.

IMG_4127.JPG

그런데 저는 아직 2018년 다이어리 맨 앞 장을 채우지 못 했어요.
채울 생각을 못했죠.
바빴다기 보다는 무언가를 바라기에 지금의 상황이 여의치 않았던 것 같아요.
새해 소원을 적어볼 마음의 여유조차 없었던 거지요.

문득 지난 3년간 제가 적어둔 일기장들이 궁금해졌어요.
하나씩 꺼내서 들춰보기로 했습니다.
중2였던 지는 20여년이 되었는데 아직도 그 병을 못 고쳤어요.
오글거리는 글이 너무 많아 다 보여드리지는 못합니다.
잘못했다가는 내일 이불킥을 할거고, 일주일 뒤에는 스티밋을 탈퇴할 지도 몰라요.ㅋㅋ

2015


FullSizeRender.jpg

미국에서 3분 카레와 짜장에 의존하던 저와 햇님군을 불러 사골국을 끓여주고 순대볶음을 만들어주던 언니가 준 플래너에요.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왕창 마셔서 무려 4권이나 있다며 한 권을 하사해 주셨습니다.
지금은 캐나다에서 천사같은 아이 둘을 키우고 있어요.

IMG_4126.JPG

2015년의 플래너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새로움"입니다.
2년 반을 백수로 놀다보니 정말 믿을 수 없게도 심심해지는 순간이 오더라구요.
(저도 그럴 줄 몰랐습니다.)
그렇게 대학원에 갔고, 정말 치열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1년을 보냈어요.
공부가 즐거웠던 적은 몇 번 없었지만 대학원 시절만큼은 모든 것이 새롭고 재미있었어요.

FullSizeRender 17.jpg

아참, 여름에 유럽 여행을 다녀왔었어요.
허접스러운 런던아이 그림 보이시나요. ㅋㅋㅋ
이상하게 춥고 배고프다는 내용이 많이 보이는 여름 여행 기록이에요.

2016


FullSizeRender 3.jpg

2016년에는 어린왕자 데일리 플래너를 구입했어요.
저는 보통 위클리를 쓰는데 정말 단순히 표지 그림 하나 때문에 저걸 골랐습니다.
결국 매일 후회했어요. 너무 무거워요!!

FullSizeRender 11.jpg

1월부터 고뇌의 흔적이 보입니다.
논문을 썼거든요.
개인적으로 빨리 졸업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라
스스로를 다그치고, 다독이고, 그렇게 해서 한국 오기 이틀 전에 논문을 완료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토 나와요..

2016.JPG

가을부터는 일기장이 다른 주제로 채워집니다.
복직을 했거든요.
학교에 있다보니 아이들 관찰한 것, 주의할 점 등등을 자주 쓰고
환경미화 아이디어도 끄적거려보았어요.
뭔가 대단하게 꾸몄을 것 같지만 실제 완성된 반 모습은 많이 다르더라구요.
그저 똥손 담임 선생님을 만난 탓이지요.

2017


FullSizeRender 9.jpg

이놈의 어린왕자 사랑은 식을 줄 몰라요.
1년 더 이 소년을 보기로 했습니다.
2016년의 경험을 토대로 무조건 위클리로 구입했습니다.

2017.JPG

나름 예쁜 글씨로 반듯이 써놓은 1,2월달과 다르게
6월쯤부터는 백지가 수두룩해요.
초등학교때부터 쉬지 않고 일기를 써온 결과,
일기장에 백지가 많다는 건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뜻이라는 걸 이제 알아요.

그렇게 팍팍하게 2017년을 마무리했어요.

2018


IMG_4121.JPG

그리고 올해를 맞이했습니다.
플래너는 따로 사지 않고, 예전에 쓰던 가죽 다이어리에 속지만 바꿔서 쓰기로 했어요.

자. 이제 첫 페이지 어떤 소원을 쓸까요.
저는 그 답을 2017년 12월 정동진 해돋이를 보고 쓴 일기에서 찾았어요.

IMG_4129.JPG

"... 해가 뜨고 지는 것은 수만년, 수십만년 전부터 반복되어온 평범한 일들 중 극치이기에 새해라고 일출을 보는 것은 바보같이 느껴졌다. 늦잠을 좋아하는 내겐 더더욱 귀찮았다. 하지만 이번에 본 일출은 마치 어머니가 아이를 낳듯, 가슴이 두근거리고, 애틋한 것이었다. 아마도 내가 내년을, 미래를 기다리고 바라는 마음이 그러하기 때문일 것이다. 넋을 놓고 해를 보다가 뒤늦게 소원을 빌었다. 사실 돈을 많이 벌게 해달라고, 남편이 좋은 직장을 갖게 해달라고 빌고 싶었지만. 역시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면 결국 건강과 사랑이기에. 난 그것을 소중히 빌고 또 빌었다."

1년 중 가장 감동적이었던 그 순간.
저는 건강을 빌었고, 사랑을 빌었고, 제 옆에 있던 남편을 떠올렸어요.
그래서 나의 2018년의 소원은

  1. 가족 모두 건강하기를.
  2. 우리 서로 사랑하기를.
  3. 이제야말로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노력중인 사랑하는 그이가 진정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기를. 그것이 내가 바라는 "좋은 직장"임을 그도 알 수 있기를.

릴레이 규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소원 3가지 작성하시고, 5분을 지목한 다음 계정을 찾아가서
업봇25%이상으로 하나 찍으시면 됩니다.
뉴비를 위한 프로젝트에 참여 바랍니다.

1월 중순이 되기도 했고 릴레이를 저에서 멈출까 했지만
저처럼 새해 소원을 기록해볼 기회를 가지시면 좋을 것 같아서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제가 정말 뉴비라 아는 분이 별로 없어서 잘 모르는 분들도 지명했습니다.ㅋㅋ

건축가이자 사진작가이신 @yyromkim
글로 세상을 보여주시는 여행작가 @munhwan
새로 스티밋에 오신 @sujisyndrome
그림을 잘 그리시는 대학생 @pinkpig
따뜻한 마음을 지닌 @showroo 님(뉴비는 아니시지만... 제가 워낙 인맥이 좁아요)


1월이 가기 전에 내가 진정 원하는 것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참 다행이고, 감사합니다.
올 한 해 이 소원들이 꼭 이루어지길 소망해요. :-)
쓸데 없이 긴 글 읽어주신 분들도 꼭 원하는 바 이루시길 바랍니다.


Sort:  

부럽네요 깔끔하게 정리도 하시고 저는 종이 글씨를 잘 못써서 ㅠㅠ
제가 쓴 종이를 보면 짜증이..ㅎㅎ 18년 행복하고 소원 이루시길 바랍니다.

아니에요 갈겨쓴 부분도 엄청 많답니당 :) 짜증나면 막 낙서도 많이 해요 ㅋㅋㅋ 소원 축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alexhin님의 소원도 함께 소망합니다. :)

와 글씨 진짜 예쁘시다. 무심하게 쓴 것 같은데 다 채우고 나서 보면 예쁜 글씨체! 지목해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앗, 부끄럽네요 :) 1년간 끄적거려서 채워놓고 보면 그것만으로도 괜히 소중하고 제 눈에는 예뻐보이더라구요- 히힛

우와 지목해주셔서 감사해요!!! 플래너 정말 대단하시다. 저는 ㅠㅠㅠ 3일쓰기도 힘든데!!

안녕하세요!! 포스팅 보고 감동했어요 :) 제 별 것 아닌 플래너를 그리 칭찬해주시다니ㅋㅋ 호호호
워낙 끄적거리는 걸 좋아해서 스트레스 해소가 돼요! 그래서 지금 스티밋도 저에겐 너무 즐겁습니다 :)

별거아닌플래너라니요!! 플래너쓰는게 얼마나 힘들고, 꾸준한 일인데 그건 정말 대단한거에요 ㅋㅋㅋ 저도. 스팀잇 너무 재밌는 거같아요 ㅋㅋ제 그림은 별거아닌건데도 칭찬해주시니 기쁘면서도 몸둘바를 모르겠는ㅋㅋ

매년을 기록하시는군요. 나중에 큰 자산이 되실 것 같네요.
올해도 멋진 일기로 꽉 채워나가시길 빌께요~ ^^

초등학교 때 써놓은 일기를 어머니께서 보관해주셨는데 지금 보니 참 감사했어요. 언젠가 자녀가 생기면 보여주고 싶어요 :) 감사합니다!

삶의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다이어리들이네요. ^^ 새해의 소망들, 모두다 잘 이뤄지는 한 해 되셨으면 합니다. ^^

감사합니다 :) 역사라는 말이 참 좋네요. 어쩌면 저는 지금 제 삶을 역사책으로 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매년기록하신 소중한 보물이네요 ..
2018년 소망도 모두이루시길 바랄께요~~^^

감사합니다. 초등학교 때 써놓은 일기를 어머니께서 보관해주셨는데 지금 보니 참 감사했어요. 그 때부터 쭉 일기를 쓰는데 이젠 이렇게 보물들이 되었네요 :)

@songvely님, 지목해주신 덕에 소망 릴레이 포스트 작성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히힛 찾아가서 읽어볼게요. :) 릴레이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와 글씨도 예쁘시고 다이어리도 정말 잘쓰시고... 저도 소원이 뭔지 어서 생각해서 릴레이 이어갈게요 ㅠㅠ

앗, 부끄럽네요 :) 감사합니다!! 소원 보러 놀러갈게요!!

15년도 스벅다이어리 보니 저도 잠시 추억에 젖어보네요...ㅎㅎ
올 한해 좋은 일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송블리님 > <

하하 그 해에 스벅 다이어리 정말 잘 썼어요! 특히 미국에 있을 때라 친구들이 왜 미국 스벅은 이런 거 안 주냐며 부러워했었죠 ㅋㅋㅋ 감사합니다 :)

Coin Marketplace

STEEM 0.20
TRX 0.14
JST 0.030
BTC 67388.31
ETH 3311.98
USDT 1.00
SBD 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