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적인 성격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in #kr-psychology6 years ago (edited)

doughnut 206.png

대문 이미지 by @gamiee

우리가 보통 어떤 사람을 내향적이라고 말할 때는 대체로 수줍음이 많고 사람들과 같이 어울리기보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고, 좀 안 좋게 말할 때는 사교성이 떨어지는 그런 이미지를 떠올리게 마련입니다. 최근 방송이나 대중적인 심리학 서적이나 팟캐스트 등을 통해 내향성에 대한 이런 선입견들이 많이 희석되고 있는 게 반가운 일이지만, 여전히 내향적인 사람들은 사회에서 뭔가 마이너리티의 위치에 있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특히 조직문화가 강한 곳일수록 내향성이 환영 받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돼 있게 마련이죠.

내향성이란 게 수줍음이나 낮은 사교성과 동의어일까요? 아니겠죠. 내향적인 사람 중에도 수줍음을 타지 않고 사교성도 좋은 사람이 많습니다. 그럼 내향성이 뭘까요?

1921년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 칼 융은 심리유형이라는 충격적인 책을 출간했다. 융은 그 책에서 인간성의 중심이 되는 구성요소로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이라는 용어를 널리 소개했다. 내향적인 사람은 생각과 느낌이라는 내면세계에 끌리고, 외향적인 사람은 사람과 활동이라는 외부세계에 끌린다고 칼 융은 말했다. 내향적인 사람은 주위에서 소용돌이치듯 일어나는 사건들의 의미에 집중하는 반면, 외향적인 사람은 사건 자체에 빠져든다. 내향적인 사람은 혼자 지낼 때 배터리를 충전하지만, 외향적인 사람은 어울리면서 충전한다. - 콰이어트, 수전 케인, p. 30-31.

이런 개념 틀은 오늘날에도 유효합니다. 융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외향과 내향은 단지 차이일 뿐 성격 특성 간의 우열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외향적인 성격에 비해 내향적인 성격이 왜 열등한 것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는지 궁금하네요. 이 글에서는 그 궁금증은 잠깐 옆으로 제쳐 놓고 대체 내향성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성격심리학이라는 분야가 따로 있을 정도로 성격에 관한 연구는 방대합니다. 성격을 측정하는 심리학적 도구도 다양하죠. 누구나 한 번쯤 해보았을 MBTI부터 임상/상담 현장에서 흔히 쓰이는 MMPI, TCI까지 다양한 도구가 존재합니다. 인간의 성격이란 것이 워낙에 복잡하고 미묘한 특성을 지니기 때문에 성격 전반을 아우르는 검사를 개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고, 이에 도구가 개발된 이론적 배경에 따른 성격의 특정 차원을 보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연구자마다 내향성에 대한 정의가 조금씩 다를 수 있다는 것이죠. 그걸 여기서 다 다루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저는 엑스너라는 미국 사람이 Rorschach Test의 규준을 만들고 해석지침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사용한 내향성의 정의를 살펴보겠습니다.

내향형인 사람은 결정을 내리기 전에 심사숙고하길 좋아한다. 그들은 생각하는 동안에는 정서를 보류해 두고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하기 전까지 행동하는 것을 미룬다. 외향형인 사람은 더 직관적이다. 그들은 감정과 생각을 분리하기 어렵고 결정을 내리는 데 감정을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결정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다양한 접근을 실제로 시도해 보는 것에 매우 편안해한다. 이러한 두 방식 모두 성인과 후기 청소년기에 보편적이며, 어느 한 쪽이 더 바람직한지를 판단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그것들은 단순히 일상생활의 대처에 사용되는 매우 다른 심리적 접근법이며, 둘 다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 엑스너 종합체계 4판(1판 1쇄), 윤화영 역, p. 392-393.

이러한 정의는 융의 개념과도 닿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내향형이 행동하기 전에 숙고하는 유형이라면 외향형은 일단 부딪혀 본 뒤 시행착오를 통해 문제를 개선해 나가는 유형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다만 엑스너의 정의에서는 의사결정에서 감정의 개입을 어느 정도로 허용하느냐를 중요하게 보는 것 같습니다. 내향형은 감정을 ‘보류’해 두고 외향형은 의사결정에서 감정을 적극 활용한다는 차이가 있겠네요.

엑스너는 이러한 내향/외향의 가로축 위에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라는 세로축을 놓습니다. 사분면이 생기는 것이죠. 경험에 대한 개방성은 심리적인 복잡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세상만사가 다양한 인과와 상호작용의 뒤얽힘인데, 이런 복잡성을 얼마나 허용하고 또 명료하게 인식할 수 있느냐가 내향과 외향 각각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됩니다.

예를 들어 보죠.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애청하는데 이 팟캐스트에서 세대게임이란 책이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세대게임의 저자는 청년/기성세대로 세대 간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이미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는 기성세대의 기득권 때문에 청년들의 삶이 궁핍해져 간다는 주장을 반박합니다. 기성세대 중에도 빈곤층이 많고, 설령 기성세대(특히 노인) 복지에 쏟아붓는 예산으로 인해 청년들의 복지 예산이 줄어든다 하더라도 그 수혜를 청년들의 아버지나 어머니가 보고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이런 이분법적 사고를 부추김으로써 누가 이득을 보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단순한 사고를 경계하고 있죠.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낮다는 것, 즉 세상을 매우 자의적인 방식으로 단순화하여 본다는 것은 그 나름의 이점이 있습니다. 빠른 판단이 요구될 때 특히 그렇죠. 누가 내 편이고 누가 적인지 빠르게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상황을 단순화함으로 인해 잃어버리게 되는 중요한 정보들이 너무 많죠. 그 정보들이 첨가되었을 때 완전히 다른 상황 판단을 하게 될 수도 있고요.

내향적이면서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높은 사람들은 시행착오를 선호하지 않는 대신 심사숙고할 수 있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논리적이고자 합니다. 다양한 조건이나 변수를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섬세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죠.

외향적이면서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높은 사람들은 숙고하기보다 시행착오를 통해 배우기를 즐깁니다. 문제해결 과정에서 사고만큼이나 감정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내향적이면서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높은 사람들에 비해 신중하지 못 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사고의 조리가 없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융이 말했듯이 사건 자체에 직접 빠져들어 외부 피드백에 따라 의사결정 및 판단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향적이면서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낮은 사람들은 어떤 모습일까요? 엑스너는 이를 두고 회피-내향성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엑스너의 말을 직접 들어보죠.

회피-내향성은 사고 지향적이지만, 진정한 내향성과는 실제로 다르다. 그들은 다양한 조건을 고려하는 동안 의사 결정을 미루는 경향이 있지만, 회피 방식이 우세하면 항상 철저하지 못하고, 개념적 활동을 더 단순화시키게 된다. 그들은 문제 해결이나 의사 결정 동안 피상적 수준의 감정을 유지하기를 선호하지만, 복잡하고 모호한 상황에 직면할 때 정서가 사고에 침투하는 데 취약하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복잡하지 않은 논리 체계를 좋아하며, 될 수 있는 한 시행착오적 탐험을 회피한다. 이런 대처 방식을 지향하다 보니 환경이 일상적이고 모호하지 않을 때 상당히 효과적일 수..(후략). - 같은 책, p. 542.

내향적이면서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낮은 사람들은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일들에서 나쁘지 않은 대처 효율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복잡해질수록 효율이 낮아지게 마련이죠. 상황이 복잡한데 복잡성에 대한 인내력이 낮다 보니 상황을 단순화시키고, 이는 부적절한 판단의 가능성을 높이게 되죠. 내향형의 강점인 숙고하는 능력이 반감되는 것입니다. 숙고하려 하더라도 사고의 명확성이 떨어져서 결정을 내리지 못 한 채 과도하게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기 쉽습니다. 더욱이 감정을 보류하는 내향형의 특성이 강해짐으로써 감정을 지나치게 억제하는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기 쉽습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좀 경직돼 있고, 대인관계나 일처리에 있어 융통성이 없는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죠.

외향적이면서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낮은 사람들은 어떨까요. 이들은 회피-외향형입니다. 회피-외향형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감정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고, 감정에 휘둘림으로써 일을 그르치게 되는 경우가 많을 수 있습니다. 시행착오적이라기보다 충동적인 사람으로 보이기 쉽죠. 또한 외향형의 특성인 감정 표현에서의 자유로움이 방종으로 변질되기 쉽죠. 즉 정서 인식에서의 명확성이 떨어지는 데다 이러한 정서를 적절하게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보니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 사람으로 보이기 쉬울 것입니다. 외향적이면서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높은 사람들처럼 시행착오 과정에서 외부 피드백에 따라 문제를 잘 조율해 나간다기보다, 사소한 일에도 일희일비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외향/내향, 경험에 대한 개방성 차원에 따라 성격을 네 가지로 분류해 보았는데요. 사실 외향도 아니고 내향도 아닌 어중간한 유형이 있습니다. 거기다 경험에 대한 개방성까지 낮으면 일상생활에서 역기능적인 면이 많을 수 있죠. 미운 네 살 아동을 떠올리시면 이해가 빠를까요? 성인이 이런 특성을 나타낸다면.. 다른 사람들의 인내심이 금방 바닥나겠죠.

현상은 이것보다 훨씬 복잡할 테지만, 이런 프레임을 가지고 있는 것이 성격 평가에 도움이 됩니다. 단, 개개인이 자라온 배경이나 내력을 고려하여 한 사람의 성격을 세밀하게 스케치하는 과정이 중요할 수 있겠죠.

내향성과 외향성은 각자의 성격 특성과 개인사와 상호작용하면서 극도로 다른 인간들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여러분이 만약 예술적인 미국인 남자인데 아버지가 여러분에게 다른 ‘거친’ 형제들처럼 축구팀에 들어가기를 바라는 상황이라면, 부모님이 등대지기를 하고 있는 핀란드인 여성 사업가와는 전혀 다른 내향적인 사람이 될 것이다. - 콰이어트, p. 36-37.

Sort:  
@slowdive14님 안녕하세요. 개수습 입니다. @qrwerq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개수습님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뵙는 듯한 느낌이네요. 감사합니다. ㅎ

잘 읽었습니다.

introvert 에 대해 @menerva형이 참고하면 좋을 글! ㅋ

@menerva 님이 내향형인가보군요. ㅎ

아, 아뇨. 제가 내향형인데요, 제 화법이 일반적으로 그렇게 분류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저더러 "이렇게 extrovert 한데 어떻게 그 MBTI인가에서 INTP가 나오느냐"고 했거든요.ㅎㅎㅎ

나이를 먹어도 잘 변하지 않는 내향성이라는 특질을 지닌 게 맞다 하더라도, 스팀잇이라는 환경과 다른 몇몇 변수들이 @jamieinthedark님을 외향적으로 보이게끔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 혹은 MBTI 검사 자체가 과학적인 기준에 미달한다고 보는 사람도 있어요. INTP가 @jamieinthedark님의 일반적인 행동 경향을 예측한다기보다 '이상적으로 여기는 내 모습'을 반영한 결과일 수도 있겠네요.

일단 저도 어떤 종류든 테스트라는 것엔 의미를 안 둡니다. 그게 저 다른 분 글에서 먼저 다뤄져서, 짧은 대화가 있었단 것 뿐이죠. 그러나 최대한 성실하게 (즉흥적으로나마) 테스트에 답변을 하죠.

'이상적으로 여기는 내 모습'을 반영한다는 얘기는, 스스로 포장하고 싶은 마음이 전제가 되는 것 같은데 진짜 그런 태도로 임하는 사람을 상상하니 개인적으로 경멸스럽군요...제가 의식하는 한의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ㅎ누구나 그런 행동을 조금씩은 할지 모르지만요. 게다가 굳이 따지자면 외향적으로 오인(?)되는걸 더 즐기는 편이지, 내향적이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단지, 결과가 어떻게 나왔다는 사실이 있고, 내향성에 대한 대부분의 사람들의 편견(?)에 비춰보면 제가 많은 사람들 앞에서도 말을 꺼리지 않는 성격이기에 결과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 있다는거죠. (혈액형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혈액형 따위에 제가 의미부여한다고 이해하진 않으시겠지만, 남들의 반응이 그렇다는 것이죠.)물론 오랜 지인들은 안 그럽니다.

제가 의식할 수 있는한은 내향성이 분명하고, 보이는 성격은 스팀잇 아니 온라인에서나 오프라인에서나 같습니다. '외향적으로 보이게끔' 인터넷에서의 모습이 다르리라는 것도 개인적으론 기분이 나쁜 상상이군요. 외향적이라는 평가는 어디서나 항상 비슷하게 있어왔죠. 물론 잘 아는 이들은 다릅니다. 평소에 제가 아무리 달변이더라도, 사실은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훨씬 많고, 사람들을 안 만나면서 충전이 되는 스타일이라는 것 정도는 아니까요.

어떤 스스로에 대한 혼란이나 궁금증 따윈 없는데, 말씀하신 두 가지(온라인이라 어떻게 보일 수 있다, 이상적으로 여기는 모습을 테스트 따위에 투영한다)는 불쾌하군요. 화난 것은 아닙니다. 감정이 그렇게 풍부하진 않아요. 단 불쾌감이 들면 바로 표현하는 사람이라서 얘기하는 것이죠. 또한 님의 의도가 악의도 아니고,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이해되니까요.

확실한 것은, 전 평을 부탁한 적이 없단 사실입니다. 정확히는 평이 아니라 '이런 경우에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가능성'이지만요.

암튼 그렇고, 모바일이라 가독성이 떨어질 수도 있겠군요.

음.. @jamieinthedark님에게 불편감을 안겨드린 것 같아서 가슴이 쿵쾅쿵쾅 뛸 정도로 당혹스럽고, @jamieinthedark님과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저로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제 댓글에 대해서 솔직하게 표현해 주셔서 감사해요. @jamieinthedark님의 이 댓글 여러번 읽었고, 제 의도가 제대로 전달이 안 됐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의도가 제대로 전달이 안 된 것은 전적으로 저의 과오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도 최대한 제 생각을 분명하게 말씀드리는 게 예의인 것 같아요.

누구나 자기가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길 원한다고 생각해요. '이상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진짜 내가 못 났기 때문에 그걸 포장하기 위해 이상적 나를 내세운다는 의미로 사용한 것이 아니에요. 아마 이렇게 생각하셔서 불쾌해지신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봅니다.

현실적 자기와 지향점으로서의 이상적인 자기가 있는데 이 둘 간의 갭을 극복하려는 동기가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사용한 표현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저는 MBTI를 해보면 ISTJ로 나올 때가 많아요. 저도 @jamieinthedark님처럼 최대한 검사에 성실하게 답변한 결과이죠. 하지만 이건 현실에서의 제 모습이라기보다 제가 사회적 생활에서 중시하고 이상적이라고 여기는 가치나 태도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받아들이거든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썼다는 것을 부연하면 제 의도가 조금이나마 전달이 되지 않을까 싶고요. '현실의 나'가 ENFP에 가깝다 하더라도 '이상적인 나'는 ISTJ에 가까울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겉과 속이 혹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다르게 행동한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jamieinthedark님 가족이라고 해도 @jamieinthedark님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울 수도 있는데 하물며 일면식도 없는 제가 어떻게 @jamieinthedark님이 온/오프에서 다르게 행동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말한다면 독심술이나 천리안을 지녔다고 믿는 환자겠죠.

스팀잇이라는 환경과 다른 몇몇 변수들이 @jamieinthedark님을 외향적으로 보이게끔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

이 말을 쓸 때 @jamieinthedark님이 내향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스팀잇에서 외향적으로 보이고자, 즉 포장하고자 애쓴다는 의미로 쓴 것이 아닙니다. "외향적이라는 평가가 어디서나 항상 비슷하게 있어왔"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jamieinthedark님을 잘 아는 사람들은 @jamieinthedark님이 내향적이라는 데 대해 동의할 것이지만, @jamieinthedark님을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스팀잇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모습만을 보며 '저 사람 되게 외향적이다'라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Loading...

저 같은 경우는 온라인에서 사람들과 조금 더 서스럼없이 친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이랑 잘 못어울리는 것은 아닌데 관계를 맺을 때 여러가지로 생각할 것들이 많아서인지 쉽게 몰입을 하지 못하는 스타일이죠.

그에 반해 온라인에서는, 특히 스팀잇에서 처럼 아바타를 놓고 활동하는 경우에는 더 마음 편히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서스럼없이 지내기가 편해요.

제 자신이 그런 경향이 있다보니 남들도 비슷할거라 생각하고 투영한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죠.

제이미님께서 써주신 설명 잘 읽고 갑니다 ^^

저 같은 경우는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으로 여기는 내 모습이 어느정도 나온 것 같습니다. 이것도 케바케라 사람마다 다른 것 같네요. 저 같이 생각하는 사람도, 제이미님 같이 생각하는 분도 계시니까요.

혈액형 테스트 같이 재미있게 보고 깔깔 웃어 넘기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ㅎㅎ 아무리 과학이라 할 지라도 소울이 있는 인간을 과학으로만 규정할 수는 없는 거니까요.

제이미님과 두분이서 대화한 내용 잘 읽고 갑니다. 저도 가볍게 농으로 던진 말들이 있었는데 상대방에 따라 그 말의 무게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고 가네요.

사실 self-report questionnaire는 아무리 검증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 태생적 특성상 평가자에게 자신의 긍정적인 특성을 강조하여 보여주고자 하는 수검자의 의도에 오염될 가능성이 조금씩은 있습니다. MBTI뿐만 아니라 보통 병원 장면에서 사용하는 검사들도 마찬가지죠. 최대한 수검자의 특성을 정확하게 포착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들을 질문지 안에 심어두고, 수검자가 쉽게 검사의 의도를 알아채기 어려운 투사적 검사 같은 것들도 동시에 활용하지만요,

다만 MBTI 결과가, 수검자가 이상적으로 여기는 모습이 투영되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실제 현상을 완전히 비껴간다고 보기도 어렵죠. 통계적인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 경험상 MBTI에서 내향적으로 나온 사람은 외향적으로 나온 사람과 확연하게 대조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특히 집단 MBTI 실시 때 그런 대조가 더 뚜렷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사람이 많을수록 내향과 외향의 평균점에 더 수렴할 테니까요.

아무튼 검사들이 지닌 한계, 더 나아가 과학이 지닌 한계, 그리고 그 과학을 활용하는 인간이 지닌 한계를 항상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꽤나 폭력적인 결과가 초래되는 것 같아요. @menerva님 말대로 " 아무리 과학이라 할 지라도 소울이 있는 인간을 과학으로만 규정할 수는 없는 거니까요."

어익후 댓글을 정성스럽게 달아주셨는데 이제야 봤습니다. 비슷한 유형의 테스트를 시간에 걸쳐 하면 어떻게 변할지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듯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테스트를 블록체인에 박제시켜 놓았으니 1-2년 쯤 뒤에 다시 해본다음 비교해보면 재미있을듯 하군요 ㅎㅎ

저도 같은 마음에서 MBTI를 다시 해보고 싶어지네요. 좋은 한 주 되세요~!

엄한 사람이 울고 가심 안됩니다ㅋㅋ

아바타도 재밌군요. 그 얘길 들으니 저는 예전에 학교 익명게시판에서도 이름 밝히고 쓰던 기억이 나네요...어떻게 보면 크게 의미가 없을 수 있는 행동인데도 저는 그런 것들 어디에선가 스스로 원하는 모습을 발견하는 것 같습니다. ㅎㅎ

제가 괜한 말을 ㅜㅋㅋ 사실 저도 어렸을 때는 외향적인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요즘은 내향적인 사람인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사람의 성격을 크게 두 분류로 나누는 것도 조금 웃기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그냥 참고사항 같은 것일 뿐이죠. 밑을 보고 오니 제이미님 께서 이미 훌륭하게 글을 달아주셨군요.

에너지 충전의 방법(교류 vs 잠적)에서 제일 큰 차이가 난다고 생각하는데, 그거만으로 확실히 나누기 어려울수도 있겠죠. 신체적 질병에서도 그렇고 모든 분류는 결국 현실의 깊은 반영보다는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리스팀!!
불금 즐겁겁~ 주말에도 편안하게 보내세요^^

리스팀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수전 케인의 『콰이어트』는 저도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인데요. 이곳에서 만나니 반갑네요. 내향성/외향성으로 성격을 나누는 것이 편리하고 유용하기도 하지만, 말씀대로 인간의 성격을 무 자르듯 구분할 수는 없겠지요. 내향성, 외향성이 혼재하고 그것이 어떤 비율로 섞여 있느냐에 따라 발현되는 성격에 차이를 보인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을 듯해요(말미의 인용 글처럼 외부 환경도 한몫하겠죠). 제가 몰랐던 엑스너의 개념을 소개해 주셨네요. 유익했습니다.

콰이어트는 잘 씌어진 심리학 대중서의 표본인 것 같아요. 논지가 명확하고 저자의 작법이랄까 그런 것도 부럽더라고요. 어제부터 재독하기 시작했습니다. 읽은 책 목록에서 perspector님과 겹치는 부분들이 있네요.

성격의 차원은 내향/외향뿐만 아니라 다양한 축들이 존재하고 말씀하신 대로 섞인 비율이나 경험한 환경, 환경을 어떻게 지각했는지 등등의 여부도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한 사람 같을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심리학 전반에 관해 소개하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 공부하고 개념을 정교화시키는 게 즐거운 일인데, 이렇게 긍정적 피드백까지 받으니 동기 부여가 더 됩니다. 감사해요.

프레임을 가지고 있으면 아무래도 자신/타인을 고찰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과 성격은 다차원적이고, 심지어 양극단을 취하는 것이 아닌 - 스펙트럼으로서 분포한다는 것만 염두에 둔다면 말이지요. :)

@홍보해

네. 어떤 관점이나 프레임이 없이 현상을 이해하기는 어려운 노릇일 테니까요. 스펙트럼 관점을 저도 동의해요. 병리적인 것도 사실 기능적인 측면의 일부죠.

자아정체성이 한창 자리잡을 시기에

좋은 행동에서 자기 표현을 했는데도 불과하고
지속적으로 거절을 받은 경우가 많은 경우

성인이 되어서도 자기 표현하는게 어려울 수 밖에 없고
그게 성격적인 분류로 내성적이다

라고 하더라는걸 들었어요 ㅇㅅㅇ

내향성이 말을 안해서 그렇지!!
사람 성격이 내향성이든 외향성이든

분명 자기만의 기준과 생각이 있다!!

내가 말을 안해서 그렇지 ㅇㅇ

트윈스터즈라는 다큐에 보면 일란성 쌍둥이가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에 따라 성격이 많이 달라지는 걸 알 수 있어요. 인종차별이 심하지 않은 지역에서 오빠들과 자라난 아이는 강한 외향성을 띠게 되지만 인종차별이 심한 지역에서 외동으로 자란 아이는 수줍음이 많아지죠. 말씀하신 것처럼 지속적으로 거절이나 부정적 피드백을 많이 받다 니 자기 표현에서 위축되는 면이 있었을 것 같아요.

자기표현에서의 위축은 내향이나 내성적인 성격보다는 수줍음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내성적인 성격 중에도 수줍음을 타지 않고 자기표현해야 할 때 잘하는 사람들이 있거든요.

표현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자기만의 기준과 생각이 없다고 볼 순 없겠죠. 맞는 말입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18
TRX 0.15
JST 0.029
BTC 62907.73
ETH 2531.30
USDT 1.00
SBD 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