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컨트랙트기반 토큰의 가격은 올라야할까?) 상용화는 가격 상승을 이끈다

in #coinkorea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이전 포스팅에서는 암호화폐 선물시장에 관해 다루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스마트컨트랙트기반 거래 중개 토큰들의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합니다. 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거래 중개 토큰(대표적으로 이더리움 기반 erc20 토큰들)은 상용화되어 갈수록 가격이 올라야할까?
  2. 가격이 올라야한다면 상용화에 따른 적정가격은 얼마일까?

스마트컨트랙트기반 토큰의 가격은 올라야할까?


출처: https://www.ethereum.org/

*시작하기전에

상용화=가격상승에 대한 논의는 꽤나 미묘한 문제입니다. 이 질문은 암호화폐 시장이 투자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것이기도 합니다. 암호화폐 중에서도 거래중개토큰은 가격이 올라야 마땅할까요? 이 명제는 보기에 따라 꽤 의문스럽습니다. 거래중개토큰은 딱히 수익모델이 있는 것도 아니고, 거래를 돕는 중간통화 역할만 수행하니까요. 곧 상용화된다고해서 토큰의 가치가 올라야할 직접적인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 가격이 안정될 수록 실용성은 커집니다.

그러나 위 질문의 답이 "아니오"라면, 우린 불행해집니다. 더이상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의 주식을 사야지, 토큰을 사는 것은 투기다"라는 명제는 부정할 수 없게 됩니다.

본 포스팅은 이 문제를 정성적으로 논의합니다. 이전 포스팅 말미에 선물시장에 대한 이해가 이 고민에 대한 답을 이끌어내기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혹시 선물시장의 순기능(환율 리스크 헷지)에 대해 궁금하시다면 여기를 참고해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미리 자수하겠습니다. 이 분석은 결론을 "토큰 가격은 오른다!"로 정해놓고 이유를 찾는 현대공학적 끼워맞추기(라 쓰고 행복회로라 읽는다)에 기반합니다. 어디까지나 한낱 아마추어의 망상급 분석임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가능한 반박 요인에 대해서는 충분하고도 깊은 논의가 이루어져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들의 열띤 토론의 장이 댓글로 이루어지길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논의의 범위

직관적이고 설득력있는 설명을 위해 이 논의의 범위를 좀 정해야할 것 같습니다. 가정도 몇가지 해야할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에너지 거래 토큰: (가칭) 에코
일단 에너지 거래를 중개하는 토큰으로 이 논의의 범위를 좁히겠습니다. 이 토큰의 가칭은 에너지+코인을 더하여 "에코"라고 하겠습니다.

사용 범위: 한국
사용 범위는 한국으로 한정시키겠습니다. 한국으로 한정시킨 이유는 원화<->에코 사이의 거래만 신경쓰기 위해서입니다. 달러까지 들어가면 너무 골치아플 것 같아요.

에코의 선물시장 활성화
에코의 선물시장이 활성화 되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에코의 기능 및 에너지 거래방법
에코는 스마트 컨트랙트 기반의 에너지 교환 중개 토큰입니다. 에코를 이용해 에너지를 판매하는 공급자는 에너지에 대한 보상으로 에코를 받습니다. 에코를 이용해 에너지를 구매하는 소비자는 에너지에 대한 값으로 에코를 지불합니다. 원활한 거래를 위해 소비자는 에너지 미터기인 "에코 미터기"를 개인 가정에 설치하고, "에코 지갑"에 토큰을 저장해놓아야 합니다. 자세한 규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용 에너지 1kW 당 지급해야한 토큰 개수는 계약할 당시 정합니다. 계약기간동안 이 비율은 토큰 가격에 관계없이 유지됩니다. 최소 계약기간은 1달입니다.
  • 매일 자정, 스마트컨트랙트에 따라 사용한 전기양에 해당하는 만큼 지갑에서 토큰이 차감됩니다. 1일 단위로 후불 시스템이 됩니다.
  • 잔액이 남지 않아 지불 불가로 에너지 공급자가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사용자는 지갑에 보증금(계약시 협의)까지 포함한 금액을 지갑에 넣어두어야 에너지 공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보증금보다 더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하루에 사용될 경우 지갑 잔액의 현황에 따라 에너지 공급이 차단될 수 있습니다.

에코의 경제적 유인
지금까지 중앙화된 시스템에서는 에너지 유통과정에 약 10%만큼의 손실이 있었다고 하겠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에코를 사용하면 이 손실이 최소화됩니다. 이 경제적 수익은 소비자와 공급자가 균등하게 나눠가집니다. 즉, 소비자는 5%만큼 더 싼 값에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공급자는 5% 더 비싼 값에 에너지를 팔 수 있습니다.

에코 보유자 비율
초기 에코 토큰 보유자 비율입니다. 50%는 재단과 재단의 파트너 협력사가 보유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20%는 개인 및 기관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장에는 30%만큼의 에코가 자유롭게 유통됩니다.


*초기 시장

드디어 기본 상황 모델링이 끝났네요! 이제 본격적으로 에코 토큰 초기 시장으로 떠나보겠습니다. 초기 시장의 시작은 개인대 개인 P2P 거래입니다. 처음에는 이게 돈이 되는지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냥 "재미"가 있어보여 개인 투자자가 실험삼아 시작합니다. 저는 옆집 사는 아저씨가 생산하는 태양광 발전소에서 에너지를 끌어다 쓰고 그에 대한 값으로 토큰을 지불합니다.

초기 소비자
옆집 아저씨가 생산하는 에너지로는 제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다 충당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불해야하는 토큰도 워낙 소액입니다. 그냥 투자할 겸 생각해서 넉넉히 사두었습니다. 사놓은만큼 지갑에 넣고 매일매일 쓰면 되겠네요. 제 매수가 워낙 소액이기 때문에 시장에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초기 공급자
실험삼아 남는 에너지의 소량만 판매합니다. 판매한 댓가로 토큰을 지불받아 그때그때 시장에 매도하여 현금화를 합니다. 계약시 에너지당 토큰 비율은 정해지기 때문에 토큰 가격 변동에 제 수익률이 영향을 받습니다. 저는 수익률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전체 에너지 생산량의 10%만 에코 시스템에서 거래합니다.

초기시장 결론
초기 시장에서는 위와같은 토큰 순환에 의해서 토큰 가격이 영향받기 어렵습니다. 토큰 가격은 그냥 횡보합니다.


*중기 시장 (1단계)

중기 시장입니다. 중기 시장에서는 달라지는 것이 있습니다. 규모가 큰 에너지 공급자(이하 사업자)가 시장에 유입됩니다. 사업자는 에코 순환 시스템의 가능성을 보고, 이를 정식 서비스로 제공하고자합니다. 중기 1단계에서는 에너지 공급량이 충분합니다.

사업자의 토큰 환율리스크
그러나 사업자에겐 고민이 있습니다. 본인이 생산하는 대부분의 에너지를 에코 시스템을 통해 판매하려고 하니, 에코의 가격 변동성이 문제입니다. 에코의 규칙상 계약일에 (1kW 에너지:에코)의 비율을 정해야합니다. 이 후 에코의 가격 하락이 발생할 경우 그것은 모두 사업자의 손실이 됩니다.

사업자는 이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계약시 선물 시장에 에코를 공매도하는 전략을 사용합니다. 선물 시장에 공매도하였기 때문에, 현물 시장에 주는 영향은 적습니다. 사업자의 예측능력은 눈이 부셔서, 공매도 수량은 계약 만기일까지 고객에게 받게될 에코의 수량과 같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소비자의 토큰 환율리스크
소비자도 토큰 환율리스크가 있습니다. 토큰 가격이 상승해버리면, 소비자는 계약 말미에 더 비싼 값에 에너지를 구매해야합니다. 그러나 소비자의 토큰 환율리스크는 사업자보다 쉬운 방법으로 회피할 수 있습니다. "미리" 사용할 만큼 토큰을 구매합니다. 개인의 예측 능력에 따라 어떤이는 말미에 토큰이 부족할 수도 있고, 남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군중의 예측능력은 위대하기 때문에, 거시적으로는 소비자가 정확히 사용할만큼만 토큰을 "미리" 구매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또한 개인의 소비전력 규모를 생각했을 때, 소비자 각자가 구매해야하는 에코의 물량은 여전히 적습니다. 따라서 소비자는 안전하게 원하는 가격에 필요한 물량만큼 수익범위 내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선물 만기일(계약 만기일)까지 토큰 가격은 오른다
중기 1단계의 1차 결론입니다. 선물 만기일까지 토큰 가격은 오르게됩니다. 왜냐하면, 사업자는 현물 시장에 토큰을 매도하지 않고 선물시장에 받을만큼 미리 매도했습니다. 반면 소비자는 현물 시장에서 사용할만큼 토큰을 초기에 매수합니다. 원리적으로 매수가 매도보다 많은 시장이 선물 만기일 근처까지 계속됩니다.

선물 만기일(계약 만기일)근처에 토큰 가격은 떨어진다
중기 1단계의 2차 결론입니다. 선물 만기일까지 올랐던 토큰은 만기일 근처에 떨어지게 됩니다. 사업자는 현물 시장에 토큰을 매도하기 시작하면서 선물시장의 공매도 포지션을 정리합니다. 초기 계약에 소비자가 매수한만큼 오르게 된 가격은 조정국면에 접어듭니다.

차트(Gold) 출처: 트레이딩뷰(Tradingview)

중기 1단계 결론
선물 만기일을 기점으로 토큰 가격은 박스권 횡보를 하게됩니다. 어느정도 상용화단계에 접어들었는데 가격상승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생각하시나요? 죄송하지만 본 글은 "상용화의 정도에 따라 수학적인 상승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보고자 하는 글입니다. 따라서 해당 변수는 무시합니다.


*중기 시장(2단계)

이제 드디어 상승국면입니다. 중기시장 2단계에서는 사업자의 에너지 공급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고객 유치에 성공합니다. 꾸준히 고객이 늘어나고 계약은 늘어납니다. 시장에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점차 커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계약의 숫자가 꾸준히 늘어난다면?
중기 시장 1단계에서는 사업자만 진입했을 뿐, 소비자의 숫자는 크게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계약의 숫자가 횡보하고 있다고 가정했습니다. 2단계에서는 서비스의 확대가 이루어집니다. 신규 계약이 계속해서 늘어납니다. 계약이 늘어나면, 순차적으로 사업자는 계속해서 계약만큼의 에코를 "선물시장"에 매도합니다. 개인 소비자는 여전히 계약일에 에코를 "현물시장"에 매수합니다.

박스권 횡보를 벗어나 상승트랜드
중기 시장 2단계 결론입니다. 박스권 횡보를 벗어나 상승트랜드를 겪게됩니다. 계속해서 신규유입자금이 들어오면, 매수자가 매도자보다 많은 상황이 선물 만기일에도 이어집니다. 즉, 대규모 만기일을 기점으로 조정국면은 오지만 새로운 계약일을 기점으로 오는 상승국면보다 힘이 약합니다. 따라서 상승-조정의 상승트랜드가 이어집니다.

차트(Gold) 출처: 트레이딩뷰(tradingview)


*말기 시장

이제 말기 시장입니다. 더 이상 신규 고객은 없습니다. 사용자의 수와 계약의 수는 포화됩니다. 이제 다시 박스권 횡보가 반복됩니다. 토큰 가격은 안정화되고 떨어지지도, 오르지도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초기 시장에 비해 상승한 가격이 됩니다.

만일 에코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계약의 수가 줄어든다면?
말기에 이르러 다시 하락국면에 접어들 수 있습니다. 상승 트랜드의 원리와 반대되는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이죠. 선물 만기일에 사업자의 매도물량을 새로이 갱신되는 계약이 받아주지 못합니다. 계약의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개인/기관 투자자가 수익실현을 한다면?
아까 고려하지 않기로 했습니다만.. 말기 시장에서는 언급할 가치가 있겠네요. 역시 마찬가지로 그간 급상승했던 물량이 정리되면서 조정이 찾아오게 됩니다.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변수가 유입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조정은 그렇게 억울한 조정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마치 코리아 프리미엄이 없어져 원래 자리로 찾아가는 현 비트코인 가격하락과도 같은 조정이죠.


마치며

이렇게 1차 결론을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거래 중개 토큰의 상용화는 선물 시장과 맞물려 가격 상승의 원동력이 존재합니다. 이번 편은 정성적인 분석으로 거래 중개 토큰들이 "왜 오를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어보았습니다. 다음번에는 정량적인 분석으로, 그래서 얼마까지 오를 수 있는가? 를 다루어보려고합니다.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꽤 기나긴 작업이 될 것 같아요 :)

당분간은 "그 코인" 시리즈와 DPoS 시리즈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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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ungjae1012님 안녕하세요. 개사원 입니다. @joeuhw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DPoS 시리즈 너무 기대되네요! @홍보해

아무래도 스팀 유저분들은 그쪽에 관심이 클 것 같습니다 :) 빨리 준비해볼게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다음 시리즈도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할게요 :)

귀한 글 감사드립니다.
전편과 이후 편 기대하겠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기대만큼 좋은 콘텐츠 준비할수있도록 애써보겠습니다!

이해하기 쉬운 예시와 함께 글 너무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재밌게 잘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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