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술집의 역설

in #dclick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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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술집의 역설

친구를 사귀는 일이
그를 잃는 일보다 쉽다면
제육볶음 기름지게 만드는 그 선술집은
밑반찬으로 내오는 콩자반처럼 손님으로 바글거릴 거야
가슴을 깊게 파는 쟁기질이 없어지고
쓴맛 가득한 에스프레소 한 잔이 아쉬울 필요도 없을 거야
얻는 일이 잃는 일보다 쉽다면
먼저 메모리 부족한 전화번호부를 정리해야지
믿음을 얻는 일이 믿음을 잃는 일 만큼이나 수월하면
편의점 영수증처럼 버려져도
밤잠을 설치는
뜻밖의 사고는 일어나지 않을 거야
제육볶음집 아줌마 슬퍼하지 마세요
돼지기름이 철철 넘쳐서
발길이 뜸했던 게 아니에요

이 여자가 사는 법...
쉬는 날. 일어났더니 아이들은 이미 등교했다. 물 한 잔 마시고 오늘 뭘 할까 생각하며 마루를 어슬렁거렸다. 딱히 보고 싶은 영화도 없고 할 일도 없어서 뒹굴거리다가 오후에 만화방에나 갈까 했지만, 그것도 귀찮으면 오늘은 방콕이다. 게으름의 극치를 보여주마. 제발 나가 달라고 빌 때까지 뭉개야지. 혼자 씨익 미소지을 만큼 행복한 하루가 기다리고 있었다. 더벅머리에 세수도 안 한 몰골로 다시 누워서 배를 긁적이며 TV를 틀었다.

아내 : 밥 먹으러 나갈까?

어디선가 찬물 끼얹는 소리가 들린다.

나 : 이 아침에?

아내 : 집에 밥이 없어...

나 : ..........
조금만 있다가 나가자...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뭉개고 있자니 밥을 해 줄 것 같지는 않았다.

생각중 : 어차피 아점을 먹을 수밖에 없다면 배도 고프겠다, 빨리 끝내고 와서 뒹굴거리는 게 시간을 버는 거다!!!

후딱 일어나서 씻고 나갈 준비를 마쳤다. 함정에 발을 들여놓고 말았다.
칼칼한 부대찌개를 먹기로 하고 차에 올랐다. 읍내에서도 변두리에 위치한 우리 집은 뭐라도 할라치면 차를 이용해야 한다. 걷기에는 좀 부담스러운데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니 버스비보다 기름값이 적게 드는 거리다.

아내 : 음,,, 맛있다.

뭐가 맛없겠니... 남이 해 준 밥인데...
울 동네에서 부대찌개를 가장 잘하는 집이긴 하다. 외부에서도 찾아오는 손님이 있다. 가끔 칼칼한 감칠맛이 생각날 때 들린다.
아내가 내 앞접시에 찌개를 덜어 주었다. 어색했다. 외식할 때는 굽든, 끓이든, 섞든 아내는 가만히 있는 편이고 내가 주로 부지런히 손을 움직인다. 집에서 안 하는 거 이런 데서라도...
싹 비운 앞접시에 한 번 더 국물을 덜어 주던 아내는

핸드폰 충전기 사러 홈플러스 가야 하는데...
아무래도 몇 개 더 있어야 할 거 같아...

잠깐 가서 충전기만 들고나오면 되니까... 홈플러스로 향했다.
매장에 들어서서 매우 천천히 건강식품 1개, 속옷가지, 아이들 간식으로 먹을 빵을 담았다. 충전기가 있는 전자제품 코너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아내 : 스킨이랑 로션 없잖아.

나 : 으응...

아내 : 이거 가격도 싸고 냄새도 좋은데. 회원 가입하면 30% 할인이네??

회원 가입한다고 화장품 판매원과 한참을 얘기하더니 뭔가 끄적이고 나서 스킨을 카트에 담았다.

아내 : 어 저거 애들 잠옷 바지다, 저거 잠깐 보고 가자.

이리 뒤적, 저리 뒤적 하다가 결국 사지는 않았다.
충전기는 매장 나오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집어 들었다.

아내 : 윤호(막내)가 포켓몬 도감 사달래.

나 : 그거 집에 있었잖아.

아내 : 형아들이 보면서 다 찢어 먹었지. 지금은 어디 있는지 몰라.

나 : 어디서 사는데?

아내 : 저 밑에 책방.

역시 걷기는 애매한 거리라 차를 타고 움직였다.
아내는 공부방 수업에 필요한 교재를 또 한참 살피다가

아내 : 공부방 열 시간이다, 가자.

포켓몬 도감만 계산하고 컴백홈...
밥 먹자고 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dclick 삼행시

디 : 디클릭이 핫합니다.
클 : 클릭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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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래를 꿈꾸는 예비증인 @ayogom 입니다. 최근에 스팀잇이 하드포크 20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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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을 두번해 볼게요..두번 반영이 됐을까요?

두번 반영은 안되는 듯 해요... ㅎㅎ

맜난거 많이드셨어요~~^^
디클릭은 보면 꾹 눌르고 ~~~

부대찌개만 배부르게 먹었어요..ㅎㅎ

더블클릭을 해볼게요~

두번 한다고 다 반영되지는 않는듯해요

쉬는날 잠깐 나가는게 잠깐이 아니죠 ^^

디클릭 삼행시보고 클릭 했어요 ㅎ

다행히 오후 시간은 온전히 남았습니다..ㅎㅎ

가만 생각하니 당한 것 같지 않나요? ㅋㅋ
원래 그렇게 당해주는 것이 원만한 부부생활을 위해서 그리고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좋습니다.

꾸욱 하고 갑니다.

작전에 말려들었다는 느낌이 강하게...들었습니다..

디클릭은 사랑입니다. 사랑 실천하고 갑니다.

저도 언제나 실천하고 다닙니다..ㅎㅎ

디클릭 가즈아~!

디클릭 막 가즈아..

디클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가능한가여 제대로 했나몰겠어여

누가 했는지는 체크가 안되더군요.ㅎㅎ
하단 다른 분의 포스팅 제목을 클릭하면 됩니다..

dclick이
두 군데인데
어디를 눌러야하나요?

두 개 다 누르긴 했는데...
알고 해야할 듯 ^^

거기 말고 그 사이에 있는 다른분 포스팅 제목을 눌러야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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