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론과 창조과학
‘창조론이 아닌 창조신앙을 믿는다’
지난 28일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한 말이다. 후보자의 한국창조과학회에서의 이사회 활동이 논란이 되자 거기에 대한 해명으로 한 말치고는 그리고 국내 유수의 공과대학 교수의 말 치고는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다.
우선 창조론은 대부분의 종교가 가지고 있는 세상의 탄생 설화이며 해당 종교인으로서는 당연히 해당 창조론에 대한 신앙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창조신앙은 있으나 창조론을 믿지 않는다는 말은 말이 안되는 것이다.
두번째로 창조론과 창조과학은 다르다. 창조과학은 개신교 근본주의의 발상으로서 개신교의 창조론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후보자가 창조과학 활동을 했다면 창조론에 대한 신념이 없이는 무의미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장관 후보자로서 그의 과거 경력이 적절한가를 논하기 이전에 그의 변명은 좀 구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왜 창조과학이 논란이 되는가?
첫째로 이것은 과학이 아니기 때문이다.
창조과학은 안식일교 계열의 기독교 근본주의에 근거한다.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성서는 있는 그대로 성령의 영감으로 기록된 정확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이며, 과학적ᆞ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다."는 축자영감설에 근거, 성서에 언급된 이야기들을 실제로 있었던 역사적 사실로 해석한다.
[출처 : 위키피디아]
축자영감설이란 하나님은 영감을 가진 무오류의 존재이며 무오류의 존재의 말씀을 담은 성경은 글자 한자 한자를 그대로 해석하여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히브리어에서 라틴어로 다시 독일어로 다시 영어로 다시 한글로 번역되는 과정에서의 오류는 어떻게 할 것인지...)
과학 이론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대부분 만족해야 한다.
- 내적 및 외적 일관성을 만족할 것
- 간결할 것
- 관측된 사실에 대한 유용한 설명을 제공할 것
- 검증 및 반증이 가능할 것
- 통제되고 재현 가능한 실험에 근거할 것
- 새로운 관찰 사실이 나타나면 수정이 가능할 것
- 지금까지 나타난 관찰 사실을 최대한 포괄할 것
창조과학은 과학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창조주의 존재를 가정해야만 성립하는 것이므로 반증이 불가능하다. 또한 창조과학은 초자연적 이유로 인해 생명이라는 자연현상이 기원하였다고 주장하는데 과학은 초자연적인 현상을 검증할 수 없다.
두번째로 과학이 아니기 때문에 지질학, 천문학, 생물학 분야의 기독교인 주류 과학자들은 창조과학에 동의하지 않는다. 창조과학을 주장하는 이공계 학자들 중에 해당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거의 없다. 박성진 후보자의 경우도 기계공학이 아닌가? 만약 해당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창조과학을 주장해 왔다면 학계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창조과학의 기원은 다음과 같다.
교회사학자인 마크 놀은 창조과학의 근원을 아마추어 지질학자였던 조지 맥크리디 프라이스(1870년 ~ 1963년)가 1923년에 발표한 《새로운 지질학》(The New Geology)로 보고 있다. 프라이스는 19세기 미국에서 발생한 기독교계 신흥종교로서 기독교 근본주의적인 성격을 가진 교회인 안식교인으로, 안식교 창립자인 엘렌 화이트가 보았다고 주장한 환상에 근거하여 문자적 창조를 과학적으로 해석하기 위해 이 책을 발표했다. 지질학자였던 프라이스는 이 책에서 지구의 나이는 6,000-8,000년이고, 창조는 구약성서 창세기 1장과 2장의 창세설화처럼 6일 동안 이루어졌으며, 지구의 지층과 화석 기록은 노아의 홍수 때 일시적으로 형성된 것이라고 주장을 하였다. 하지만, 이 책은 발간 당시에는 기독교계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출처 : 위키피디아]
대한민국에서는 1980년대에 들어와 진화학과는 무관한 비전공 과학기술자 및 생물학에 대해 지식이 부족한 일반인들 중심으로 한국창조과학회가 설립되면서 창조과학 운동이 본격화되었다고 한다(출처 : 위키피디아).
셋째로 기독교 내부에서도 인정하지 않는 주장이다. 극보수주의, 근본주의 계열을 제외하고 가톨릭, 성공회, 미국 장로교 등에서 수용하지 않는다. 특히 교과서에 실린 진화론을 삭제한다든가 하는 교육에 대한 종교적 간섭에는 가톨릭, 성공회, 미국 장로교와 감리교, 유대교 등이 반대 입장을 표했다고 한다.
창조과학회가 주장하는 과학적 근거와 이 주장에 대한 과학적 반론은 이미 인터넷으로 많이 공개되어 있으니 참조 바란다.
네번째 종교와 과학은 다르다. 종교는 믿음 위에 성립하고 과학은 의심으로부터 출발한다. 전혀 다른 두 가지를 억지로 맞추려고 하다보니까 무리수가 생기는 것이다.
끝으로 왜 뉴라이트인가?
청와대는 후보자의 창조과학회 활동이 문제가 되었을 때는 개인의 종교관이라 하여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지만 뉴라이트 논란이 일자 매우 곤혹스런 입장에 놓였다. 뉴라이트(New Right)는 말 그대로 신우익이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 소련의 붕괴 이후 운동권 출신 중에서 보수로 전향한 사람들에 의해 주장되는 신흥 우파의 이념으로 시작되었는데 현재의 뉴라이트는 개신교 근본주의 계열의 종파들이 정치세력화된 것으로 보는 게 맞다.
그러면 창조과학회와 뉴라이트는 무슨 관계가 있나? 창조과학회와 뉴라이트의 공통 분모는 개신교 근본주의라는 것이다. 종교에서 근본주의란 다른 일체의 주장을 배척하여 매우 편협하고 과격하며 그 결과 폭력적으로 변질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IS(이슬람 국가)가 이슬람 근본주의를 표방하며 인류의 유산과 인권을 유린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IS가 창궐하게 된 원인 제공은 누가했느냐 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다.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이 완벽할 수는 없다. 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하지만 이번 장관 후보자 지명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왜냐하면 문재인 정부의 성립 과정과 역사적 소명으로 볼 때 전혀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very very nice I really like you
창조과학회에 관련전공자는 아무도 없다고 들은기억이 있네요....
창조과학 창조신학, 좀 생소하군요.
창조과학은 과학의 영역은 아니지요.말씀하신대로 칼 포퍼의 반증가능성의 여부만으로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