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Story] Love is oxytocin? <사랑과 옥시토신>

in #kr6 years ago (edited)

오늘은 판독하다 저장해둔 이미지 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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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미지는 뇌(brain)의 관상면(coronal) T2 MRI 이미지 입니다. 가운데 있는 구조물은 뇌하수체 (pituitary gland)이고요. 마치 사랑의 하트 모양처럼 생기지 않았나요? (항상 이런 모양은 아니지만 이 환자분은 꽤 하트 모양 같아서 저장 해두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사랑과 뇌하수체…. 이 둘은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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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하수체의 위치

뇌하수체에서는 많은 호르몬들이 분비되고 있습니다. 뇌하수체는 전엽/후엽으로 나누어 지는데 전엽에서는 성장호르몬(GH)이나 기타 내분비 장기들을 조절하는 호르몬(ACTH, TSH, FSH, LH, prolactin)들이 분비됩니다. 후엽에서는 항이뇨호르몬 (ADH)와 옥시토신 (Oxytocin)이 분비됩니다. 이들 중 oxytocin은 사랑의 호르몬 이라고도 불리우는 중요한 호르몬입니다.

본래 oxytocin의 알려진 역할은 정상 분만 중 자궁을 수축시켜 분만을 도와주거나 모유의 분출을 도와주는 역할이 대표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다른 역할들도 하나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특히 오르가즘, 사회성, 유대감, 모성 본능에 역할이 있음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아기의 존재만으로도 성인에 있어 oxytocin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누구나 아기를 보면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여기는 것이 이런 이유일까요?) 또한 자폐 환자에게 코를 통해 oxytocin을 분무해주면 뇌에 작용하여 아이 컨택이나 사회성이 향상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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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도 oxytocin은 모성애를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oxytocin이 사랑 그 자체인 호르몬이라고 여기기는 힘듭니다. 이 외에도 너무나 많은 호르몬들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oxytocin과 같은 곳에서 분비되는 ADH의 경우도 ‘사랑을 지키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ADH를 차단한 수컷 쥐는 암컷 쥐에게 다른 파트너가 와도 공격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사랑의 1단계인 이끌림 (by 성적 매력)에는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과 에스트로겐(estrogen)이 관련이 있습니다. 다음 2단계인 사랑에 빠짐 (밤잠을 설치고, 행복과 환상을 가짐)에피네프린(epinephrine), 도파민(dopamine), 세로토닌(serotonin) 이 관련된다고 합니다.

Oxytocin과 ADH의 경우 3단계인 애착 (만족감을 느끼며 커플 및 양육을 유지)에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어찌 보면 불 같은 사랑을 지나 편안함과 포근함이 느껴지는 성숙한 사랑의 단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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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xytocin 분자식, 이 녀석 하나가 많은 일을 한다.

사랑은 그저 화학 작용일 뿐이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만 뭔가 사람을 씁쓸하게 만드는 말이 아닌가 싶네요. 그럼에도 우리는 언제나 사랑을 하고 있고 또 갈망하고, 좌절하기도 하며 행복해 하기도 합니다. 사랑 한마디에는 화학 작용뿐 아니라 너무나도 많은 인간의 감정과 사회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단순한 화학작용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겠지요. 인류가 발전할수록 과학적, 또 인문학적 의미로도 진정한 사랑이라는 의미에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아시나요? 저는 20대 초반에 너무 어려워하며 과제로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책을 처음 접한지 10년 넘게 지났지만, 이제서야 어렴풋하게 성숙한 사랑, 참된 의미의 사랑을 천천히 깨닫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런 성숙한 사랑에, 오늘 알아본 oxytocin이 있겠지요. 에리히 프롬의 성숙한 사랑에 대한 명언으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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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1. Sahab Uddin. Neurochemistry of Love: Can Romantic Love Truly be Addictive?. J Psychiatry 2017, 21:1
  2. Navneet Magon and Sanjay Kalra. The orgasmic history of oxytocin: Love, lust, and labor. Indian J Endocrinol Metab. 2011 Sep; 15(Suppl3): S156–S161.
  3. C. Sue Carter and Stephen W. Porges. The biochemistry of love: an oxytocin hypothesis. EMBO reports, vol. 14, no. 1, 2013.

@radiolo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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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팀잇을 시작한지 3일째 된 todayis입니다.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많은 역할을 하군요! 좋은 지식을 쌓고갑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팔로우 하겠습니다^^

진짜 재밌게 읽었어요! "자기야, 내가 이젠 그냥 편해?" 그러면, "우린 이젠 ADH와 옥시토신이 분비되는 단계인가봐" 라고 사랑을 재확인하면 되겠네요 ㅎㅎㅎ

"우리 사랑이 어떻게 변할 수 있어? 사랑이 식었어" 라고 묵직한 공격 한 방 받기 딱 좋을듯..ㅠㅠ

제 뇌하수체도 하트일지 궁금하네요ㅎㅎ 로맨틱한 하트모양이었으면 좋겠습니다ㅎㅎ

일단 사랑을 사작하심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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