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개혁의 필요성과 전제조건, 그리고 형태와 특징

in #kr7 years ago (edited)


현재 세계는 혼돈의 화폐시대이다. 신용화폐와 디지털화폐, 각종 신용카드와 상품권 등이 난무하고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의 수가 우후죽순처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단순하게 물물교환하는 시대와는 다른 고차원의 결제생활을 세계인은 영위하고 있다. 그만큼 세상이 복잡하고 다양해진 것이다. 화폐적 측면에서 무언가 정리하며 삶을 영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글에서는 화폐개혁의 필요성과 전제조건, 그리고 형태와 특징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본다.

〇화폐개혁의 필요성

요즘은 신용화폐와 디지털 화폐가 공존하는 온라인 모바일 시대이다. 가상화폐의 등장•발달로 국민의 화폐생활도 많이 다양화•변화하고 있다.심지어 국가 부도(default)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발행의 페트로(베네수엘라)라는 가상화폐가 등장하기까지 한다. 이제는 국가 공식화폐인 법화(法貨, Legal Tender) 특히 고액권을 갖고 다니면 부정부패, 탈세협의로 의심받는 시대다.

향후 가상화폐 발달로 가장 크게 일어날 변화는 현금의 저주(curse of cash) 즉 무현금사회의 빠른 도래(到來)일 것이다. 그럴 경우엔 정부도 가상화폐의 공식화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한 뿌리 가격이 1년 중산층 생활비의 10배를 웃도는 수준까지 올랐던 17세기 네덜란드 튤립투기를 연상케 할 정도로 공식화폐도 아닌 비트코인의 가격이 사회통념을 넘어선 정도 즉

투기적으로 급등락하기 때문에 시장의 질서를 혼란시킨다. 이에 따라 시대적 부응과 안정적인 화폐경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화폐개혁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논의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화폐개혁의 목적이나 형태가 나라마다 다르긴 하지만 실제로 단행한 국가도 의외로 많다.

〇화폐개혁의 형태와 특징

• 화폐개혁의 형태

화폐개혁의 형태는 3가지가 있는데 첫째 신권을 발행하는 형태이다. 미국(2013), 일본(2014), 중국(2015), 인도네시아(2016)가 있다. 둘째 Re-denomination 즉 화폐의 액면거래단위(고액권)를 축소하는 형태이다. 이에 속하는 나라는 터키, 모잠비크, 짐바브웨, 북한 등이다. 그리고 2016년에는 인도, 베네수엘라가 화폐개혁을 단행한바 있다.

셋째 현금의 저주(무현금)시대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고액권 발행을 중단하거나 폐지하자는 논쟁이 갈수록 거세지는 추세다. 이에 속하는 나라는 캐나다(2000), 싱가포르(2014), EU(2016)이다. 한편 한국(5만원), 미국(100달러)은 고액권을 폐지하자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 화폐개혁의 특징

상기(上記)의 3가지 형태의 화폐개혁에서 공통적인 특징은 고액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국민의 화폐생활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대안화폐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고액권일수록 화폐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부정부패와 뇌물수단으로 악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방증하는 고액권 회수율을 보면 그대로 드러난다. 미국과 EU에서 고액권 회수율은 해마다 크게 떨어지고 있으며 한국은 고액권(5만원) 회수율이 60%대로 선진국(70%대)에 비해서는 턱없이 낮다. 고액권 회수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퇴장(hoarding)하고 있다는 의미다.

화폐개혁을 추진한 국가들은 부정부패와 위조지폐 방지, 대외 위상증가 등 소기의 목적달성 여부에 따라 확연하게 구별되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하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경우로서 새로운 화폐를 발행해 기존의 화폐를 완전히 대체한다. 그리고 Re-denomination은 병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이 이에 해당한다. 다른 하나는 신흥국은 신권을 발행하면서 Re-denomination을 결부시킨다. 그러나 그 후 이들 국가는 화폐개혁의 목적을 달성하기는커녕 물가가 앙등하면서 경제가 더 불안해진바 있다. 터키, 모잠비크, 짐바브웨가 대표적인 국가다. 신흥국 중 유일하게 인도의 화폐개혁 조치만 부분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〇화폐개혁의 전제조건

법화시대에 화폐개혁을 추진할 경우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국민의 관심이 매우 높다. Re-denomination을 단행할 경우 더욱 그렇다. 이럴 경우 특히 경제활동 비중이 높은 기업가와 부자, 정치가나 고위공직자 등 권력층일수록 기득권 상실을 염려하여 저항이 크다. 이런 이유 때문에 경제가 안정되고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어떤 형태로든 화폐개혁의 추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선진국은 화폐개혁의 전제조건인 경제안정과 국민공감대 형성의 성숙여부를 중시하는 반면에 신흥국은 부정부패의 청산과 기득권을 손볼 목적으로 전기(前記)한 전제조건의 충족 여부보다 상황논리에 밀려 급진적인 방안까지 동원해 추진한다. 후자의 경우 실패할 가능성이 크고 엄청난 후폭풍을 겪을 것이다.

〇맺음말

비트코인은 각국의 화폐개혁 촉매제로서 작용하고 있다. 그 어느 국가보다 한국은 거래도 많지만 그만큼 비트코인 투기도 심하다. 투기광풍 뒤에 버블이 터지고 심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것은 자본주의의 피할 수 없는 길이다. 다른 한편 비트코인의 법정화를 화폐개혁으로 인식하는 기득권층의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화폐개혁은 올바른 결제생활과 사회의 안정을 위해 필요하면 논의하고 추진할 수 있다. 국민(특히 부자와 기득권층)도 화폐개혁은 무조건 반대하면서 비트코인 투기와 같은 돈 버는 데는 앞장서는 이중적인 태도는 버려야 한다. 세상은 늘 변한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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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개혁은 그 특징 상 화폐를 홀딩하고 있는 권력, 그리고 거기 유착된 재계를 상대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지요. 하지만 가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동감합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최근읽었던 비트코인 관련된 책과 잘 매칭되면서 재미있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감사합니다. 팔로우할게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경제가 안정되고 국민의 공감이 있어야 화폐 개혁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경제 상황에 떠밀려 화폐가 개혁이 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길 바래야겟네요. 흘러 흘러~~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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