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173

in #blog2 years ago


파티가 무르익어 아주 재미있을 때 스스로 옷을 털고 떠나가는 것이 어찌 초연한 사람이 절벽 위에서 손을 거둬 의지할 것을 기대지 않고 서있는 것과 같지 않겠습니까? 하루가 거의 다 지나갔는데도 뭐 즐길거리 없나 밤거리를 활보하길 그치지 않는 것이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이 애착에 물들어 몸과 마음이 괴로움의 바다에 푹 담그는 것처럼 우스꽝스럽지 않은가요?
 
笙歌正濃處 便自拂衣長往 羨達人撤手懸崖 更漏已殘時 猶然夜行不休 咲俗士沈身苦海 (後 103)

매일 채근담의 한구절씩 읽어가다가 딱 이 구절에서 막혀버렸다. 간간히 이부분을 펼쳐 다시 읽었지만 뿌리 캐 먹고 일없이 사는 옛 지성인의 깊은 뜻이 뭐였는지 썩 마음에 들어오지 않아서 책을 덮은지 벌써 수개월이 지났는데 오늘 생각나서 다시 펼쳐보니 이제서야 알 것 같아서 의역하였다.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다. 이 원칙 하나만 잘 지켜도 고해의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일이 없을 것이다. 이거 그렇게 쉽지 않은 거다. 그래서 초연한 사람이라고 부르는 거다. 좀더 쉬운 길이 있는데 조금만 먹고 빠지는 거다. 즉 만족하는 삶,

그런데 이것도 졸라 달관한 사람이다. 어떤 사람은 그를 쪼잔하다고 혹은 소심하다고 혹은 답답하다고 떠들어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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