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167
만약 병이 중하여 고통이 극심하더라도 절대로 놀라거나 당황하지 말지니라. 왜냐하면 이 병고는 바로 과거세에 지은 업장으로 말미암은 것이거나, 미래세에 받게 될 삼악도의 고통을 바꾸어 금생에 가볍게 받음으로써 앞당겨 빚을 갚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어디서 베껴쓴 구절인지 모르겠다. 보통 출처를 함께 기록해두는데 아마도 보왕삼매론의 구절이 아닌가 생각된다. 8년전 세월호 사태때도 그랬고 며칠전 이태원 참사도 마음을 한참 먹먹하게 만든다. 개인의 병뿐만 아니라 이시대 병적으로 혹은 광기로 느껴지는 사회의 병도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살펴보길 소망하지만 앞으로 증오심과 분노가 집단적으로 나뉘어져 투사될 것이 뻔하니 마음 한구석이 불안하다. 양극단으로 분열될 조짐이 우리나라뿐 아닌 시대적 상황인 거 같은데 불과 20여년전만해도 세계화의 신문명이 되었다고 신바람나서 한창 떠들어 대던 시절이 까마득한거 같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긍정적인 지역 다양화가 아닌 병적 광기의 물질적 심리적 이기주의로 변질된 편가르기로 진행될 것같은 불길한 예감이다.
올해들어 헤세와 구스타프 융의 서적들을 탐독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번역된 그들의 저작들을 모두 읽어볼 생각이다. 두 사람이 특별히 친근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나보다 100년전의 70년대(헤세는 1877년, 융은 1875년) 태어났기 때문이고 그들은 한창 젊은 시절 세기말적 광기 현상을 경험했던 가장 가까운 세대이기도 하다. 1900년대 초반의 상황이 지금 2000년대 초반의 상황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지식인들의 토막글들에서 100년전 그들의 대응 방식을 확인해보고 싶었다.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야 1000년전이나 100년전이나 별반 차이가 없겠지만 그래도 100년이라는 시간의 마디에서 평행선 이론으로 살펴본다면 당시 지성인들 중 불안한 시대 상황에서 내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 경향성을 살펴볼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보편벅인 진리라면 이것으로부터 앞으로의 추세가 어떻게 되어갈지 그리고 어떠한 대응이 바람직할 것인지 성찰하고 싶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마차를 끌다가 증기 기관 및 자동차 수단이 보편화 되어가는 과정을 직접 경험하는 상황이나 그렇게 100년이 흘러간 후 보편적인 전기차 시대로 전환되어가는 상황, 권력 자본에서 일반인들의 참여가 가능한 집단적 자본으로 증시의 광기가 보편화 되어가는 상황과 비슷하게 100년이 흘러간 후 탈중화란 이름만 새로운 그러나 상황은 별로 바뀌지 않을 가상화폐 문화로 자리잡아가는 상황이 100년전이나 100년후나 자본주의틀 안에서 시대 구성원들의 심리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 100년전의 기록들을 살펴보면 무언가 얻을 것이 있지 않을까?
그래봤자 결론은 마음 속에서 죽이고 싶은 웬수를 내몸같이 사랑할지어다와 자족적인 삶이라는 연습뿐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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