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ARY GAME : 10/8/2020|당근마켓 팔아서 스팀사기 프로젝트(1)

in #thediarygame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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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버려라.” 아내는 하루에도 몇번씩 잔소리한다. 집에 쌓아놓은 책, 잡지, 블루레이, DVD를 정리하라는 얘기다. 산처럼 쌓아둔 이것들을 손 댈 생각을 하지 못하다가, 당근마켓을 하면서 장사꾼 본능이 작동했다. 보온병, 영화 잡지 등 두 번 구매하면서 ‘나도 한번 팔아볼까’라는 생각에 미치게 된 거다. 그래서 며칠 전 퇴근하자마자 책장을 훑어보면서 ‘뭘 팔까’ 하며 팔 물건을 찾아보았지만 고르는 게 쉽지 않았다. 대체 나는 그동안 무엇을 사모았단 말인가. 고민 끝에 고른 물건은 일본 라이프 잡지 <뽀빠이>였다. 언젠가 뉴욕에, 런던에, 포틀랜드에 가면 이 잡지에 소개된 식당, 명소, 레코드 가게에 꼭 가야지 하며 하나씩 샀던 책인데 코로나19 때문에 하늘길이 막히면서 쓸모가 없어졌다. 창간 40주년 기념호과 언젠가 가게 될지 모를 포틀랜드 특집호를 제외하고 나머지 11권을 가지런히 방바닥에 두고 후레시까지 터트려가며 사진을 찍어 당근마켓에 올렸다. 가격은, 얼마가 좋을까. 당근마켓을 하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중고 주제에 지나치게 비싸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 책이나 다름없는 총11권을 과감하게 2만원에 내놓았다. 하루가 지나도 사겠다는 사람은커녕 문의조차 없어 ‘그러 그렇지 요즘 시대에 누가 일본잡지를 읽겠어’하고 한숨을 쉬었는데 그때 알림이 울렸다. ‘구입할 수 있을까요.’ 오오오, 구매 문의가 들어오는 게 이런 기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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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요, 그럼. ‘일본 잡지가 더 없냐’는 질문을 하자 ‘<브루투스>가 대여섯권이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면서 추가 판매까지 성사시켰다. 그래서 약속 시간이 되어 차를 몰고 접선지로 나갔으나 “비가 오니 내일 만나자”는 상대방의 메시지를 보고 허탈한 마음으로 돌아왔다. 내일 다시 만나기로 했다. 파는 것도 쉽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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