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6 낸시 펠로시 소동, 문제는 행간을 읽을 능력이 없다는 것 >

윤석열이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을 만나지 않은 것으로 나라가 시끌 벅적하다. 그 시끌 벅적한 소란을 보면서 한국의 지식인들 그리고 정치인들의 인식 및 사고의 수준이 낮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안의 핵심을 지적하는 경우를 별로 보이지 않고 오로지 현상에만 몰두해 있다.

모름지기 이런 사안은 그 뒤에 숨어 있는 의미를 찾아야 하는 법이다. 행간을 읽으라고 하는 말도 있다. 한국의 지식인과 정치인은 행간의 뜻을 읽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럴 능력도 없는 것 같다. 그것은 무엇 때문인가 ? 사안을 스스로 해석하고 판단하고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 증상을 일러 우리는 식민지적 경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너나 할 것 없이 한국은 아직 정신적 독립을 하지 못한 것 같다.

이번 소란의 내용을 정리하면 대충 다음과 같다.

첫번째, 윤석열이 낸시 펠로시와 회담을 하지 않은 것은 외교적 결례이다. 여기에 더하여 낸시 펠로시가 오산 비행장에 내릴때 한국측 인사가 아무도 없었던 것이 결례라는 주장도 있었다.

두번째, 윤석열이 낸시 펠리시를 만나지 않은 것은 중국의 눈치를 보았기 때문이며, 청와대 친중파들이 사태를 이지경으로 만들었다.

미국 하원의장 정도 되는 사람이 방한을 하게 되면 사전에 한국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일정은 모두 정해진다. 일정이 정해진 가운데 방한하여 그 일정을 소화한다.

만일 하원의장이 그런 사전 일정이 없이 한국을 그냥 방문했다고 한다면 그것은 심각한 문제다. 아무리 제국의 하원의장이라고 하더라도 일국의 대통령을 사전 일정협의도 없이 출두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외교는 내용만큼이나 형식이 중요하다. 정상급 정치인들이 마치 동네 아이들이 ‘야 놀자’하고 만나서 밥먹고 대화할 수는 없다. 사전에 만남이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한다.

만일 낸시 펠로시가 한국을 방문한다고 하면, 당연히 미국 대사관에서 일정을 정리한다. 청와대에 대통령을 만날 수 있느냐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에 대한 조정 작업이 모두 정해진다.

낸시가 윤석열을 만나려고 했고 미대사관에서 사전 협의를 했는데 한국 대통령실에서 거부했다면, 미국 대사는 바로 경질당할 사안이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라. 미국 대사관에서 하원의장이 한국 대통령을 만나자고 협의를 하면 어떤 한국 대통령이 이를 거절할 것인가?

이번의 경우는 낸시 펠로시가 처음부터 한국의 윤석열을 만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낸시 펠로시는 윤석열을 만날 생각이 아예 없었는데 한국의 식민지 근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지식인과 언론인 그리고 정치인들이 소란을 떤 것이다.

미국은 세계 제국이다. 미국 하원의장이 어떤 나라의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했을때, 이를 거부할 수 있는 국가는 없다. 중국의 시진핑이나 러시아의 푸틴도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국인들은 크게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윤석열이 면담을 거부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럴 권한은 한국에 없다. 그런 점에서 낸시가 오산 비행장에 내렸을때 한국에서 아무도 나가지 않은 이유도 마찬가지다. 미측은 한측이 영접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오산 비행장은 한국에 있지만 그 관할권은 미국에 있다. 일종의 조차지로 한국에 존재하는 실질적인 미국 영토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인들이 오산비행장에 들어가서 영접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이 정도 되면 왜 미국 하원의장은 한국의 대통령을 만나려 하지 않았을까하는 문제의 원인을 고민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혹여 한국의 윤석열이 낸시 펠로시를 만나지 않으려고 했다면 그 이면에 무슨 이유가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순서다.

정말 고민해야 하는 점은 그 누구도 고민하지 않고 미국 하원의장을 홀대했다고 한국의 지식인과 정치인들이 들고 일어나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보고 식민지적 근성이라고 하지 않으면 다른 어떤 용어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 ?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태도는 각성이 필요할 정도다.

많은 사람들은 윤석열이 펠로시와 만나지 않은 것은 중국을 눈치 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대통령 주변의 친중파 때문이라는 말도 되지 않는 소리를 하기도 한다.

중국 눈치를 보았기 때문에 윤석열과 펠로시의 회담이 성사되지 않았다는 점은 타당한 설명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이나 미국이 중국의 눈치를 본 이유는 무엇일까 ?
그 이유를 생각하기 전에 마침 같은 날 안철수가 미국에서 한국이 칩4동맹에 가입하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라고 말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 정권은 중국과의 관계를 거의 종식시키고 미국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안철수의 발언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이미 현정부는 칩4동맹 가입을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 같고, 한미일 군사훈련에 이은 준동맹관계 수립, 사드추가 배치 등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모든 사안을 수용한 것을 보는 것이 타당하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 고민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미국으로서는 다된 밥에 코빠트릴 필요도 없을 것이고, 한국은 중국의 다음 행동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윤석열과 펠로시가 만나지 않은 이유로 가장 합리적인 설명이 아닌가 한다. 그렇다면 왜 안만났느냐? 하는 문제 제기는 애시당초 틀린 것이다.

한국은 펠로시를 만나지 않은 외교적 무례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칩4동맹가입, 한미일 동맹체제 강화, 사드 추가배치와 같은 사안에 중국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걱정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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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도 안된 대통령이 지지율 20프로대이니 만날이유가 없었을지도요..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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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시다 총리와는 조찬도 하고, 일본 외무상은 공군기지에서 환대도 하던데..일본과 비교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요ㅜ

미국이 왜 한국과는 그렇게 하지 않았는가에 집중해 보아야 하겠지요

애초에 만날 일정 자체가 없었겠지요
그 와중에 굳이 누가 나가서 환대할 일도 없을 것이고
중국이 대만에 대한 무력시위중에 할수 있는 최선을 하지 않았을까요

난제를 뚫고 나갈 전략가가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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