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와 반목의 후과

박정희 시대부터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김대중과 김영삼은 정권을 잡고 나서 통합을 시도했다. 김대중은 대통령이 되자 자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던 전두환을 용서했다. 김영삼도 전두환 정권에 저항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단식을 했다. 정권을 잡고나서 하나회를 척결했다. 전두환과 노태우가 법정에 섰지만 극단으로 가지 않았다.

전두환이 극단적인 처분을 면할 수 있었던 것은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했지만 김대중과 김영삼에게 극단적으로 대하지 않았기 때문인 이유도 있다.

김대중과 김영삼이 끝을 보지 않은 것은 국가를 위해 통합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스탈린의 소련이 아닌 다음에야 반대파를 모두 죽일 수는 없는 법이다. 아무리 반대파라고 하더라도 같이 가야 하기 때문이다. 김대중과 김영삼처럼 목숨 걸고 정치를 했던 사람은 통크게 용서를 하기도 하는 법이다.

문제의 발단은 이명박이었다. 전임 대통령을 함부로 다루지 않는 것은 국민을 모두 통합하기 위해서다. 전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국정의 동반자기 때문이다. 이명박은 목숨걸고 정치를 한 사람이 아니다. 고난을 통해 다듬어온 철학이 없었다. 국가를 자기 사업체 운영하듯이 마음대로 했다. 대통령이 되고나서 하늘 높은 곳 모르던 교만함이 전임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오늘날 문재인 정권이 벌이고 있는 거의 모든 문제는 노무현의 죽음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문재인이 통합이고 뭐고 할 것없이 싹을 모두 잘라버리려고 하는 것은 노무현의 죽음으로 몰게한 상황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한다.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것은 <미래통합당>으로 상징되는 과거시대와 결별을 하겠다는 국민들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성공은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문재인은 청와대와 각료 그리고 더불어민주당을 홍위병으로 만들었다. 민주화의 성지였던 광주를 독재와 파시즘의 아성으로 만든 것도 자신이 노무현 같은 처지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나는 법이다. 전라도 사람들의 기회주의와 문재인의 정치공학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한줌의 특권에 전라도 사람들은 광주의 억울한 죽음을 팔아 먹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문재인은 정확하게 꿰뚫어 본 것이다. 문재인이 김대중을 반대하고 싫어했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전라도 사람들은 한줌의 특권에 자존심과 김대중까지 모두 팔아먹었다.

문재인이 제2의 노무현이 되지 않는 방법은 전라도와 광주를 자신의 식민지로 삼는 것이 아니다. 문재인이 제2의 노무현 신세가 되지 않는 것은 제2의 이명박이 아니라 제2의 김대중과 제2의 김영삼이 되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문재인이 다시 변할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다.

문재인은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정치의 반목과 증오를 이용했다. 문재인은 이명박과 같은 길을 가고 있다. 어찌보면 정치적 고난의 길을 걷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재인과 이명박은 닮은 꼴이다.

미움은 미움으로 증오는 증오로 되갚음을 당한다. 정권이 넘어가든 , 민주당내에서 이어지던, 문재인도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명박, 제2의 박근혜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었다.

업도 복도 스스로 쌓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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